그래도 아침에 일어나 밥 한 그릇 먹고, 사다놓은 대봉감이 물러지기 직전까지 잘 익어서 그거 하나 먹고, 커피 한 잔 들고 앉으니 기분이 괜찮아요. 고양이는 환기시킨다고 열어놓은 창문 밖을 내다봅니다. 거기 새들이 와서 짹짹 하는데 그거 보느라 고개가 막 돌아가요. 그러다 뭐에 놀랐는지 후다닥 내려와서 지금은 거실 해 들어오는 양지바른 곳에 앉아서 저를 쳐다보는군요. 해를 받아서 인형같이 이쁩니다. 불러보니 작게 양~ 하면서 꼬리 끝만 탁탁 칩니다.
어디로 가야 할 지 생각이 많습니다. 친구들도 이제 자리를 지킬 것인지 나와서 새로 뭔가를 도모해볼 지 고민이 많은 것 같아요. 저도 그렇구요. 인생의 가치나 목적은 어디에 있는 것인지. 다들 결혼이 늦어 자녀들이 대부분 미취학 아동인데 자녀가 있는 애들은 또 그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생각이 많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