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짜장라면으로 먹고나니
출출해서
중3 딸한테 치즈토스트 좀 만들어달라고 했어요.
처음엔 아빠한테 먹고 싶다고 말하라고 니가 말하면 만들어 줄거라고 햇는데
듣는둥 마는둥
지일만 하길래(학원다녀와서 폰질)
계속 이야기를 했는데
아예 댓구를 안하더라구요.
그래서 거실로 나와서 남편한테 치즈토스트 좀 해달라고 하니가
나보고 해오래요. 같이 먹겠다고.
늘 제가 해서 먹지만 그날은 누가 좀 해줬으면 싶더군요.
그래서 좀 해달라고 누차 이야기해도 싫다고 하더군요.
작은딸은 목욕중이고~
원래 큰애는 집안일에 손하나 까딱 안하는 스타일이에요.
자기방 정리도 잘 안하고 신발정돈 뭐 이런 사소한거 하지도 않고
이제 중3이라 공부한다고 시키지도 않았어요.
남편은 원래 회식이 많은데 너무한거 아니냐고 한소리했더니
어제 입이 튀어나와서 회식 안가고 바로 와서 있는 상태였는데
하다하다
좀 화가 나더군요.
나는 이집에서 내몸을 움직여야 토스트 한쪽이라도 먹을 수 있느거냐?
내가 뭐 대단한 걸 해달라는것도 아니고 그깟 토스트 하나 못 만들어주냐?
내가 지금까지 해다 바친게 얼만데 너무 한거 아니냐? 했더니
남편이 그게 니일이잖아?
부탁해서 들어주면 고마운거고 아니면 끝인거지
그거가지고 화를내면 부탁이 아니라 명령이라고 하더군요.
내가 토스트 하나에 이런 궤변까지 듣고 잇어야 하냐고 도저히 화가 나서 못참겠다고
큰딸한테도 너 도대체 1년에 집안일을 하면 뭘 얼마나 한다고 엄마가 토스트 하나 구워달라는데 그걸 못해주냐고
화냈어요.
너무 화가나서 눈물이 나더군요.
남편이 나보고 씩씩대는거 보기 싫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냉장고 뒤져서 막걸리 찾아서 싱크대에서 선채로 마셨어요.
도저히 내가 이런 대접 받으려고 애먼글먼 살림했나 싶더군요.
참. 저는 맞벌이에요.
남편이 오더니 객기 부리지 말라고 하면서 술을 싱크대에 부어 버리더군요.
화가나서 말했어요.
이제부터 각자 해먹자고
빨래도 청소도 요리도 각자 해먹자고
나도 너희들 위해서 손가락 하나 까딱하고 싶지 않다고 했어요.
그리고 다음날인 어제
퇴근하고 들어오니 큰딸이 있던데 인사 한마디 없고
저도 말한번 건네지 않았어요.
큰딸은 과외받고
저는 작은애랑 밥해먹고 치우지도 않고 그냥 뒀어요.
살림이고 뭐고 딱 손놓고 싶어서요.
목욕하고 나오니 남편이 퇴근해있던데
좀있다 큰딸이랑 라면 끓여 먹더군요.
저 지금도 너무 화가나요.
남편이나 자식이나 그정도도 못해주는데 나는 뭐라고 살림 그리 열심히 했나 싶고
니들도 어디 한번 당해봐라 누가 아쉬운지 보자 이런 맘도 있고
정말 정나미가 떨어져서 청소도 설거지도 모두 스탑인 상태로 어제 있었어요.
지들 라면 먹은 설거지도 싱크대에 올려놨던데
그대로 두고 필요한 그릇만 빼서 설거지하고
나랑 작은애 먹을것만 챙기고 살거에요.
바닥에 머리카락이랑 수건이랑 속옷이 굴러다녀도 치우지 않고 그대로 두고
큰딸방이 귀신창고가 되어도 그대로 둘거에요.
남편은 왜 그런거 가지고 집안분위기를 이렇게 만드냐 하지만
속상하고 억울하고 꼴보기 싫고
내가 겨우 이런 대접밖에 못받나 싶고
니네들도 어디 한번 두고 보자는 마음밖에 안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