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노처녀, 상대는 노총각. 나이만 듣고서는 돌싱일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만나서 이야기를 하다보니 노총각이더라구요.
제가 사실 외모에 자신이 없는 편이라서 잔뜩 긴장하고 나갔는데 그건 둘째치고 남자분 참 매너 없더라구요.
1시간 30분 정도 차 마시고 헤어졌는데 계속 자기 이야기만 하는데 그게 자기 살아온 이야기면 이해할 수 있겠는데 자기가 10년 전 만나다 헤어진 여자 이야기, 결혼정보회사 커플 파티에서 겪은 외로움, 돈 이야기, 전에 맞선녀에게 약속당일 파토맞은 이야기...모두 다 제가 먼저 물어본 것도 아니었고 갑자기 다다다다 본인이 이야기 한 것들이었어요.
심지어는 막판에 자신은 이혼녀를 생각한다고 하대요? 자기는 현실적인 사람이라면서...하지만 여자가 아이 있는걸 속이면 답이 없다고...그럴거면 이런 자리엔 왜 나왔는지.
처음엔 그래도 주선자 면이 있으니 맞장구도 치고 웃기도 하고 듣다가 간단한 질문도 하고 그랬는데 질문 10개 하면 9개는 씹히고 1개는 답변 안해주는 뭐 그런 분위기?
상대방과 오고 가는 대화가 전혀 안되는 사람이더라구요. 나중엔 그냥 지쳐서 네네 하고 듣고 이야기가 중간 중간 멈춰져도 제가 먼저 말을 안꺼내게 되더라구요. 저한테 질문한게 두세개쯤 되려나. 이럴거면 차라리 30분쯤 앉아있다가 헤어지자고나 하지...
게다가 제 뒤로 어리고 예쁘장한 아가씨가 한 명 왔다 갔다 했어요. 매장 들어오고 주문하러 갔다가 픽업하러 갔다가..
근데 그 여자분을 따라서 계속 시선이 움직이더라구요. 그래 너도 어린 여자가 좋겠지...싶어서 그건 이해했어요.
매장 나와서는 어디서 차 타시냐 각자 묻고 헤어지는데 안녕히 가세요란 저의 인사가 끝나기도 전에 등 홱 돌려서 가길래
내가 어지간히도 싫었나 보네 그랬네요. 그런데 집에 가서는 매너 문자는 왜 보낸건지...주선자한테 들어갈 말 때문이었는지..
내가 이런 만남을 가지러 주말 이 시간에 여길 왔나, 부모님께는 뭐라 말씀드리나...심란했던 주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