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할머니 수발을 딸들에게 넘기던 엄마

먼 버스길 조회수 : 2,232
작성일 : 2015-12-14 16:57:21

저는 왜 이리 지난 일에도 자잘하게 생각하고는 짜증이 나고  할 까요?!

우리 엄마..참..!

엄마는 자랄 때 고생을 많이 했나봐요.

고생 모르고 자란 부잣집 외동딸이었던 할머니는 철이 없어서

결혼해 아이만 많이 낳고 살림을 전혀 몰랐답니다.

집이 기울어 겨우 먹고 사는 집에서 이웃에 누가 어렵다 하면 집에 있는 거 다 퍼 주는 성격이었다네요.

게다가 없는 형편에 자꾸 아이를 낳아서 엄마가 회사 다닐 때 갔다 오니 쌍둥이 동생을 또 낳아났더라합니다.

그 쌍둥이 삼촌들이 엄마랑 나이 차가 많이 나거든요.

하여튼 큰 삼촌이 있지만 전쟁통에 취업이 안 돼서 백수고

엄마가 회사 다니면서 집안 살림을 책임졌나 봐요.

엄마가 너무 착해서 버는 대로 갖다 바치고 희생했나 봐요.

그런데 연애해서 결혼하는데 우리 아버지가 마음에 안 든다며 이불 한 채를 안 해 주셨다네요.

그러다보니 부모님 두 분 다 할머니에 대해 감정이 안 좋더라구요.

이모들은 자기들이 벌어서 결혼 비용 다 쓰고 돈도 많이 모으고 그랬다더군요.

그래서 엄마는 할머니께 한이 많고 가끔 할머니가 우리 집 오시면 앉혀 놓고 한풀이를 하더군요.

왜 그 때 내게 그랬어 그런 식으로요.

할머니는 담배도 피우고 먹고 싶은 거 먹고 80연세에 누웠다 하면 잠도 잘 주무셨어요.

우리 집에도 잘 안 오시는데 같이 사는 외숙모 한 번씩 숨 틔여 준다고 억지로 우리 집에 일 주일 정도 모신 거구요.

할머니 오시면 방 한 칸 차지하시고 담배 피면서 계셔서 저도 싫었거든요.

그런데 할머니 모시고 엄마가 우리랑 목욕을 갑니다.

그러면 할머니도 우리가 부축해서 모시고 탕에도 우리가 옷 벗겨서 입장시키고 그러면

엄마는 멀찍이 앉아서 보고만 있어요.

저도 할머니 싫은데 엄마는 우리한테 맡겨 놓는 거예요.

저도 엄마에게 할머니 말을 하도 많이 들어서 할머니에게 마음이 안 좋았거든요.

그러니 싫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떨어져 있으면 착한 우리 동생이 할머니 맡아서 부양 다 합니다.

우리 엄마 그 때 정말 이해가 안 됐어요. 싫으면 목욕을 안 오던지 엄마 엄만데 만지기도 싫으면서 왜

목욕탕은 모셔와서 우릴 괴롭히는지. 동생은 무슨 죈지..

엄마 일을 은근히 우리에게 떠 넘기고 멀찌기서 바라보면서 우리가 씻겨 드리고 하면 흐뭇한 얼굴로 보고 있어요.

그 때 엄마가 얼마나 얄밉던지..자라면서 엄마에게 할머니 말을 정말 많이 듣고 자랐거든요.

그래서 마음이 완전 엄마 마음이에요. 하지만 엄마가 할 도리는 한다고 할머니 이리저리 챙기는데

정말 터무니없이 모두 저에게 다 전가했던 거였어요. 마음만 쓰고 직접 행동은 제게 다 하게 한 거죠.

미워도 부모니 도리는 하는데 직접은 하기 싫고 제게 다 시킨 우리 엄마.

너무 싫었어요. 저도 지금 엄마 있으면 엄마가 할머니께 했듯이 한풀이 좀 하고 싶은데

벌써 엄마가 안 계시네요. 그리고 우리 엄마 참 좋은 엄마였지만 자식에게 할머니 험담 했던 건 나빴던 거 같아요.

이해는 하지만 지금도 할머니, 엄마 생각하면 제 마음이 복잡해 지니까요.

IP : 61.79.xxx.56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엄마에 그 딸
    '15.12.14 5:50 PM (1.254.xxx.88)

    보고 배운대로...딸에게 희생강요는 똑같네요.

  • 2.
    '15.12.14 6:05 PM (223.62.xxx.67)

    할머니 치매 1년넘게 수발했어요 하체도 못쓰셔서 다 받아내구요 울엄마도 자기 친엄마랑 사이 안좋아서 나한테 떠넘겼어요
    그동안 놀러다니구요 전 할머니 손에 커서 책임감이 컸구요
    나 키울때도 할머니한테 맡기고 병걸리니 내가뒷바라지도 했네요 병상에 있는동안 일주일에 한번도 얼굴을 안비춰요
    결혼하니 누구는 엄마가 보고싶네 어쩌네 해도 저는 아닙니다

  • 3. ..
    '15.12.14 6:15 PM (112.149.xxx.111) - 삭제된댓글

    정신병원에 가둘 정도는 아니지만 정신에 병든 사람 참 많은 거 같아요.
    우리 이모는 남편 가지고 그랬어요.
    어린 자식들 앉혀놓고 남편 욕을 하는데 밤일 못한다는 얘기까지 했대요.
    그래놓고 애들이 커서 아빠 무시하니 싸가지없는 것들이라고 입에 거품 물고.
    평생 이혼한다 노래해놓고 애들이 이혼하라니까 남편이 안해줘서 못한다고 헛소리.
    그러다가 이모부가 척추를 다쳐서 입원하니 자식들에게 간병하라고 들들 볶았지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09366 엑셀 미리 배워 둘 필요가 있을까요? 3 예비중인데 2015/12/15 1,059
509365 살림살이에 궁금했던거 몇가지... 다른 분들은 어떠세요? 21 ... 2015/12/15 4,712
509364 꿈해몽 대가님들 출동부탁드립니다ㅇ 2 꿈해몽 2015/12/15 727
509363 농협은행? 2 ** 2015/12/15 1,209
509362 호구탈출 하려구요. 1 xxx 2015/12/15 1,005
509361 애둘 중등ᆞ초등 한달에 옷값이 얼마정도 드시나요 2015/12/15 551
509360 수능최저 질문입니다. 4 ㅇㅇ 2015/12/15 1,503
509359 팩트티비 416 특조위 세월호 청문회 시작합니다. 9:30 3 세월호 2015/12/15 368
509358 수학문제를 맘대로 푸는아이 조언부탁드립니다. 7 ,,, 2015/12/15 1,246
509357 작년에 여기 모임 한다고 했었는데, 2 1111 2015/12/15 710
509356 위기의 주부들, 미스트리스, 드비어스 매이드 같은 마드 없나요?.. 뮤뮤 2015/12/15 591
509355 서울지역 문화센터나 주민센터에서 이/미용 기술 초보 강의 보신분.. 49 질문잇어요 2015/12/15 791
509354 영양제 유산균에 든 스테아린산마그네슘이 3 ... 2015/12/15 3,327
509353 응팔... 추억 8 이렇게 살았.. 2015/12/15 2,034
509352 최유리, 박희 기억하시는 분? 13 ........ 2015/12/15 9,017
509351 초6 아이가 자꾸 심장이아프데요.. 4 ..... 2015/12/15 1,487
509350 김여사의 운전법 8 하ㅇㅇ 2015/12/15 2,408
509349 최경환이 살아야 너도 (산다) 녹취록 전문 공개 4 실세 2015/12/15 1,081
509348 ‘안철수 신당’ 20석 못 넘길 땐 도로 ‘양당 구도’ 가능성 .. 14 세우실 2015/12/15 1,817
509347 요즘 자매들 옷 같이 입는 거 싫어하나요? 6 2015/12/15 1,344
509346 댓글 달 가치없는 무뇌글 누구짓일까 1 냄새나 2015/12/15 405
509345 대구 상인동 고등부 수학학원추천부탁드립니다!! 대구맘 2015/12/15 1,203
509344 전우용 트윗 8 새정치 2015/12/15 1,487
509343 중개업자들이 집을 좌지우지 하네요. 14 중개업자분 2015/12/15 5,990
509342 2015년 12월 15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만평 세우실 2015/12/15 4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