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할머니 수발을 딸들에게 넘기던 엄마

먼 버스길 조회수 : 2,194
작성일 : 2015-12-14 16:57:21

저는 왜 이리 지난 일에도 자잘하게 생각하고는 짜증이 나고  할 까요?!

우리 엄마..참..!

엄마는 자랄 때 고생을 많이 했나봐요.

고생 모르고 자란 부잣집 외동딸이었던 할머니는 철이 없어서

결혼해 아이만 많이 낳고 살림을 전혀 몰랐답니다.

집이 기울어 겨우 먹고 사는 집에서 이웃에 누가 어렵다 하면 집에 있는 거 다 퍼 주는 성격이었다네요.

게다가 없는 형편에 자꾸 아이를 낳아서 엄마가 회사 다닐 때 갔다 오니 쌍둥이 동생을 또 낳아났더라합니다.

그 쌍둥이 삼촌들이 엄마랑 나이 차가 많이 나거든요.

하여튼 큰 삼촌이 있지만 전쟁통에 취업이 안 돼서 백수고

엄마가 회사 다니면서 집안 살림을 책임졌나 봐요.

엄마가 너무 착해서 버는 대로 갖다 바치고 희생했나 봐요.

그런데 연애해서 결혼하는데 우리 아버지가 마음에 안 든다며 이불 한 채를 안 해 주셨다네요.

그러다보니 부모님 두 분 다 할머니에 대해 감정이 안 좋더라구요.

이모들은 자기들이 벌어서 결혼 비용 다 쓰고 돈도 많이 모으고 그랬다더군요.

그래서 엄마는 할머니께 한이 많고 가끔 할머니가 우리 집 오시면 앉혀 놓고 한풀이를 하더군요.

왜 그 때 내게 그랬어 그런 식으로요.

할머니는 담배도 피우고 먹고 싶은 거 먹고 80연세에 누웠다 하면 잠도 잘 주무셨어요.

우리 집에도 잘 안 오시는데 같이 사는 외숙모 한 번씩 숨 틔여 준다고 억지로 우리 집에 일 주일 정도 모신 거구요.

할머니 오시면 방 한 칸 차지하시고 담배 피면서 계셔서 저도 싫었거든요.

그런데 할머니 모시고 엄마가 우리랑 목욕을 갑니다.

그러면 할머니도 우리가 부축해서 모시고 탕에도 우리가 옷 벗겨서 입장시키고 그러면

엄마는 멀찍이 앉아서 보고만 있어요.

저도 할머니 싫은데 엄마는 우리한테 맡겨 놓는 거예요.

저도 엄마에게 할머니 말을 하도 많이 들어서 할머니에게 마음이 안 좋았거든요.

그러니 싫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떨어져 있으면 착한 우리 동생이 할머니 맡아서 부양 다 합니다.

우리 엄마 그 때 정말 이해가 안 됐어요. 싫으면 목욕을 안 오던지 엄마 엄만데 만지기도 싫으면서 왜

목욕탕은 모셔와서 우릴 괴롭히는지. 동생은 무슨 죈지..

엄마 일을 은근히 우리에게 떠 넘기고 멀찌기서 바라보면서 우리가 씻겨 드리고 하면 흐뭇한 얼굴로 보고 있어요.

그 때 엄마가 얼마나 얄밉던지..자라면서 엄마에게 할머니 말을 정말 많이 듣고 자랐거든요.

그래서 마음이 완전 엄마 마음이에요. 하지만 엄마가 할 도리는 한다고 할머니 이리저리 챙기는데

정말 터무니없이 모두 저에게 다 전가했던 거였어요. 마음만 쓰고 직접 행동은 제게 다 하게 한 거죠.

미워도 부모니 도리는 하는데 직접은 하기 싫고 제게 다 시킨 우리 엄마.

너무 싫었어요. 저도 지금 엄마 있으면 엄마가 할머니께 했듯이 한풀이 좀 하고 싶은데

벌써 엄마가 안 계시네요. 그리고 우리 엄마 참 좋은 엄마였지만 자식에게 할머니 험담 했던 건 나빴던 거 같아요.

이해는 하지만 지금도 할머니, 엄마 생각하면 제 마음이 복잡해 지니까요.

IP : 61.79.xxx.56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엄마에 그 딸
    '15.12.14 5:50 PM (1.254.xxx.88)

    보고 배운대로...딸에게 희생강요는 똑같네요.

  • 2.
    '15.12.14 6:05 PM (223.62.xxx.67)

    할머니 치매 1년넘게 수발했어요 하체도 못쓰셔서 다 받아내구요 울엄마도 자기 친엄마랑 사이 안좋아서 나한테 떠넘겼어요
    그동안 놀러다니구요 전 할머니 손에 커서 책임감이 컸구요
    나 키울때도 할머니한테 맡기고 병걸리니 내가뒷바라지도 했네요 병상에 있는동안 일주일에 한번도 얼굴을 안비춰요
    결혼하니 누구는 엄마가 보고싶네 어쩌네 해도 저는 아닙니다

  • 3. ..
    '15.12.14 6:15 PM (112.149.xxx.111) - 삭제된댓글

    정신병원에 가둘 정도는 아니지만 정신에 병든 사람 참 많은 거 같아요.
    우리 이모는 남편 가지고 그랬어요.
    어린 자식들 앉혀놓고 남편 욕을 하는데 밤일 못한다는 얘기까지 했대요.
    그래놓고 애들이 커서 아빠 무시하니 싸가지없는 것들이라고 입에 거품 물고.
    평생 이혼한다 노래해놓고 애들이 이혼하라니까 남편이 안해줘서 못한다고 헛소리.
    그러다가 이모부가 척추를 다쳐서 입원하니 자식들에게 간병하라고 들들 볶았지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25191 검사외전 보고 왔어요 13 검사외전 2016/02/05 5,023
525190 부부사이가 좋아야 할 것 같아요 7 늙을수록 2016/02/05 4,373
525189 Kbs 1 명견만리에서 남녀 가사노동 다루네요 4 남녀평등 2016/02/05 1,414
525188 뮤뱅봤는데 여자친구라는 그룹 12 ㅇㅇ 2016/02/05 5,558
525187 ˝민생구하기 서명이나 해˝…어버이연합, 세월호서명운동 난입 2 세우실 2016/02/05 647
525186 나이 사십에 박보검 팬질 시작했어요. 19 ^^;;; 2016/02/05 2,788
525185 미간 주름. 패치로 없애보신분 있나요? 7 ... 2016/02/05 4,912
525184 수급자가 사망한 경우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직접 사망신고를 해야 하.. 2 .... 2016/02/05 6,108
525183 무쟈게 웃김 ^^ (일명 개웃김) 39 우리는 2016/02/05 11,303
525182 쉬라고하는데 짜증나네요. 1 에잇 2016/02/05 625
525181 중학교 교복 자켓 3년 입나요? 7 땡글이 2016/02/05 2,172
525180 세월호661일) 미수습자님들이 꼭 가족분들과 만나게되시기를. ... 12 bluebe.. 2016/02/05 364
525179 가톨릭 신부에비해 기독교 목사의 범죄가 많은건 당연한거죠 51 ... 2016/02/05 5,326
525178 예비초6 성장판검사 결과 11 박지연 2016/02/05 3,165
525177 꼬치전 할때 넣으면 좋은거 뭐 있을까요? 6 ㅇ.. 2016/02/05 2,059
525176 수학과외쌤~딸가진 부모라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5 과외쌤 2016/02/05 5,159
525175 연휴에 다니는 헬스장 문여나요? 3 bab 2016/02/05 751
525174 더불어민주당 배경화면.jpg 7 저녁숲 2016/02/05 1,598
525173 시그널 회손... ㅎㅎ 3 김혜수 2016/02/05 2,616
525172 나이 사십이 되니 혀가 갈라져요 3 나야나 2016/02/05 1,884
525171 손녀 생일때 어떻게 하시나요? 34 모모 2016/02/05 5,978
525170 잊고있던 전남친의 근황 제맘이 왜 이러죠? 6 전남친 2016/02/05 4,091
525169 대형마트가서 이정도 사봤다... 21 ㄱㄱㄱ 2016/02/05 6,077
525168 미국은 북핵보다 한반도 평화를 더 두려워한다 6 평화가해결책.. 2016/02/05 666
525167 제 택배를 다른 사람이 가져갔는데... 7 황당... 2016/02/05 3,0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