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본인은 요구 못하면서 남의 부탁 다 들어주는 초4 아들

아들아ㅠ 조회수 : 1,337
작성일 : 2015-12-11 08:16:11

초4 외동 남아 입니다
속상한 마음에 출근 길에 글 올려요
우리 아이가 학교에서 롤링 페이퍼를 받아오면 칭찬내용이 대체로
넌 양보를 잘해
넌 물건을 잘 빌려줘
넌 착해

이런 내용이 많아서 그런가 보다 했다가
가끔씩 그 사례를 목격하면 속이 터져서 너무 속상하고 화가 납니다

어제는 학교에서 컴퓨터시간에 필요하다고 usb 를 오늘 가져오라 했나봐요
그런데 같은 반 친구가 놀러와서 자기 usb 없다고 빌려달라 하니 내일 준비물인 본인꺼를 빌려주고
오늘 우리애는 준비물 없이 그 친구한테 이야기 해서 파일 저장할때 자기가 다시 가져와서 저장 하겠답니다.
usb 에다가 수업시간에 쓸 이미지 파일 담아 오라고 했는데 너는 어떻게 할거냐 했더니
인터넷 접속해서 이미지 다운 받아서 자기는 하면 된답니다 ㅠ
제가 하도 어이가 없어서 너는 어째서 하나밖에 없고 너도 필요한 것을 친구에게 빌려주고 그 불편을 감수 하느냐고
그 친구가 usb가 없다면 친구도 너처럼 엄마가 있으니 엄마께 얘기하면 그엄마가 사줄일인데
부탁하면 다 들어주느냐고 니꺼가 2개 있는것도 아니고 하면서 버럭 화를 냈어요 (실은 너 바보냐 멍충이냐 까지 ㅠㅡ )
저도 남편도 사실 여분의 usb 여러개 있어요
그러면 우리애는 엄마꺼 혹은 아빠꺼 빌려주세요 라고 하면 될것을..
너가 친구 빌려줘버려서 니껀 없으니
아빠에게 빌려달라고 해라 했더니 아빠한테 말을 못하고 자기가 알아서 한다고 그냥 자버리네요

친구랑 놀때도 분명 돌아가면서 무언가 할때 자기 차례인데도 다른애가 먼저 하면 ㅇㅇ아 내 차례잖아 이소리를 못하더라고요 ㅠ

퇴근후 늦은밤 잠깐 보는 아이를 폭풍 잔소리 무한반복 하고
아침에 자는 아이 두고 출근길 지하철에서
오늘 학교에서 어쩌려나 ( 아침에 친구한테 니꺼 돌려받고 필요하면 그 친구가 너에게 저장해 달라고 부탁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그렇게 잘 할지도 의문이고)
저렇게 순해 터지고 소심한 아들을 대한민국에서
어찌 키울지
너무나 답답하여 하소연 해봅니다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요?
이럴때 저는 어떻게 처신해야 할까요?
어제의 저는 그닥 잘한거 같진 않습니다
너무 화나고 속상해서 화를 많이 냈거든요 ㅠ
IP : 110.70.xxx.137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5.12.11 8:19 AM (110.70.xxx.137)

    그냥 남편한테 말해서 아이 usb하나 주라고 이야기 할려다 너가 오늘 가서 힘들어야 담부턴 거절도 하겠지 싶어 그냥 뒀는데 잘한 건가 싶기도 하고 ㅠ

  • 2. 속상
    '15.12.11 8:38 AM (116.33.xxx.87)

    속상하셨겠어요. 아이 기질도 있겠지만 그게 아이 나름의 결정한 생존방식일걸요. 제 경우 엄마가 직장다닐때...순한 아이는 학교자체가 정글이예요. 그냥 양보하는걸로 문제상황을 피하고 아이들과 잘 지내려고 하는거죠. 내 빽이 없다보니 아이는 작아지고 있는데 엄마가 몰아세우면 더 움추려들뿐이예요. 속상하시겠지만 그냥 부드럽게 타일러주세요.이럴땐 이렇게 하면 어떻겠냐고 대화해주세요.
    엄마가 아이를 마냥 답답해하고 속상할게 아니라 아이 심리상태가 어떤지 심리상담?같은거 받아보세요. 복지관에서 하면 다해서 15만원정도....아이상태를 이해하시는데 훨씬 도움이 되실거예요.
    힘내세요^^

  • 3. 저도
    '15.12.11 8:53 AM (122.44.xxx.36)

    윗님 글에 동의해요
    착한 아이가 세상을 사는 방법이에요
    엄마가 다그치면 아이는 더 움츠려들어요
    차라리 기를 세워주시고 칭찬 많이 해주시고 아이의 특기나 재능을 찾아주세요
    그런 아이들이 상처도 깊어서 주저앉기도 하니 늘 예의주시하시고
    집에서부터 아이가 자부심을 갖도록 노력해보시면 도움이 될 것 같아요

  • 4. 순한 아이
    '15.12.11 9:18 AM (211.203.xxx.25)

    같은 나이 아이 키우고 아이들 가르치는 일 해요
    다양한 아이들 접하는데 아드님은 나름의 방식으로 사회속에서 관계를 맺고 있어요
    엄마가 보기엔 답답해도 기질이 순한 아이예요.
    학교생활 문제 없으니 괜찮아요.
    아마 어머니나 아버지도 순한 편이라 아이가 닮았을 수도 있어요.엄마 입장에선 속이 터지지만 어쩜 내가 싫어하는 모습을 닮아 화가 날 수도 있어요.
    아이들도 아드님이 착하고 배려 잘한다고 생각하고 있쟎아요. 잘하고 있는 거예요
    어른들이 보기엔 정말 속터지는 부분이 또래 아이들 사이에선 아무렇지도 않기도 하거든요^^

  • 5. ...
    '15.12.11 9:25 AM (61.98.xxx.130)

    그런 아이 키웠고, 이제 대학생입니다. ㅠㅠ 원글님 속상함에 1000% 공감하면서 댓글달아요.

    울 아들은 지금도 여전하지만(그게 기질이더라구요ㅠㅠ), 실제로 제가 효과봤던 거는
    아들와 많은 이야기를 해보세요.
    왜 자신의 행동을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자꾸 설명하게 하고(이 부분에서 이야기를 듣다보면, 분명 논리적인 헛점이 보입니다), 그 후에 그런 행동이나 마음이 최선이 아니다, 다른 방법이 있다는 걸
    이해시켜보세요.
    4학년 쯤 되면, 대화가 통합니다.

    더듬어 기억해보면, 울 아들에게 제일 잘 통했던 것은
    네가 그 친구들을 그렇게 도와준다는 것이, 당장은 그 친구들을 편하게 해주는 것일지 모르지만
    그친구를 위하는 게 아니다, 네 걸 다 주지않고도, 문제를 해결하는 제3의 방법같은 것들을 예를 들어서 많이 설명해줬어요. 친구도 위하고, 너도 위하는 윈윈의 방법을 찾는 거.
    그리고 결정적으로 (좀 민망하긴 하지만), 그렇게 도움줬던 친구들이 아들에게 별로 고마워하지도 않고
    절친이 되는 것도 아니고, 자기가 이용(?)당했다, 배신(?) 당했다는 경험이 몇 번 있고 나서
    그 경험을 살살 풀어가면서, 봐라 누군가에게 선의를 베푼다는게 서로서로에게 좋아야하는 거다 등등으로
    구슬러가면서 이야기했어요.

    저런 과정들이 쌓이고, 쌓이고 중학교때는 친구문제로 거의 울고불고(아들이) 하다가
    또 한편으로 절친들을 만들어나가면서 해결이 되어가더군요.
    지금은 여전히 물러터지긴 했지만, 그래도 상황판단은 할 줄 하는 어른이 되었어요.

    아이의 타고난 품성이니, 원글님(저도 아직 갈 길이 멀지만) 멀리 내다보시고
    아들의 품성을 좋은 점으로 부모-자식이 함께 받아들이고
    더 좋은 점으로 만들어나가자고, 방향을 잡아보세요.
    아들은 자기를 스스로 이해하게 만들고, 엄마는 그런 아들을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그런 과정요(물론 저도 아직 한참 더 남았어요.)

    아, 하나더 실질적인 팁은요,
    저는 심각한 얘기를 길게 할 때는 종종 아이와 둘이서 차를 타고 드라이브를 가던가 멀리 가면서 했어요.
    저는 운전을 하고, 잔잔한 음악 낮게 깔고, 아이는 조수석에 태우면
    의외로 대화가 참 잘 돼요. 서로 얼굴을 쳐다보지 않으니 감정 조절도 잘 되고
    약간 막힌 공간같은 차안의 느낌이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풍경을 바라보며, 아이 이야기 들으며, 그래? 그랬니? 대응만 잘해주면
    아이가 깊은 속마음을 참 많이 끄집어 내고, 스스로 정리하기도 하고 그랬어요.

    순한 아이가 정말 속상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그 착한 품성을 가진 사람이 제 아들이어서 참 좋아요.

    힘내세요!!!

  • 6. 아들은
    '15.12.11 9:36 AM (113.199.xxx.17) - 삭제된댓글

    그게 편한거에요
    누구와도 트러블 없이지내는거요
    그런데
    그게 평생 손해?보고만 살지는 않더라고요
    크면서 변해요

    아이들은 크면서 수시로 변해요
    착한넘이 악바리가 되거나
    약았던 넘이 두리뭉실 해지거나

    기본적으로 타고난 기질은 바탕에 두고
    경험하고 체험하면서 변해요

    너는 이기적이야
    너는 나빠
    니는 네가 싫어

    이런거 보다 나아요^^

  • 7. 아들은
    '15.12.11 9:37 AM (113.199.xxx.17) - 삭제된댓글

    그게 편한거에요
    누구와도 트러블 없이지내는거요
    그런데
    그게 평생 손해?보고만 살지는 않더라고요
    크면서 변해요

    아이들은 크면서 수시로 변해요
    착한넘이 악바리가 되거나
    약았던 넘이 두리뭉실 해지거나

    기본적으로 타고난 기질은 바탕에 두고
    경험하고 체험하면서 변해요

    너는 이기적이야
    너는 나빠
    나는 네가 싫어

    이런거 보다 나아요^^

  • 8. 아..
    '15.12.11 10:41 AM (110.70.xxx.137) - 삭제된댓글

    도움말씀과 댓글 너무 감사드립니다
    답답한 마음에 큰 위로가 되네요!
    대화를 자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주말에 어디 애태우고 드라이브 가야겠네요~ 좋은방법 같아요 감사합니다
    역시 글 올리길 잘했고 82는 친정같은 곳이네요^^

  • 9. 감사합니다.
    '15.12.11 11:13 AM (203.235.xxx.113)

    도움말씀과 댓글 너무 감사드립니다
    답답한 마음에 큰 위로가 되네요!
    대화를 자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주말에 어디 애태우고 드라이브 가야겠네요~ 좋은방법 같아요 감사합니다
    본문에는 못적었는데 어제 아이한테 제가 속상해서 따졌을때 자기 USB에 스타워즈 다스베이더 음악이 있어서 그걸 친구에게 들려주고 싶고 친구가 집에서 들을 방법이 없으니 빌려준거라고 하긴 했어요.
    그런데 하필 준비물이 다음날 빌려주냐고 버럭한것이구요.. 그얘기 하다보니 본문같은 상황이었습니다.
    아이의 좋은 기질로 받아들이고 잘 인도해야겠네요
    참 부모노릇이 힘들고 어렵네요
    그래도 이렇게 힘든마음 토로하면 도움주고 위로해주는 82가 친정이 없는 저에겐 친정같은 곳이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08273 정말 궁금해서 그런데요..전세 4억짜리 집은 어떻게 들어가는 걸.. 10 비둘기2 2015/12/11 6,179
508272 지난번 지방이식 물었는데 그냥 안하려구요. 6 ... 2015/12/11 2,407
508271 강남, 양재 모임 장소 추천해 주세요 6 ㅠㅠ 2015/12/11 1,468
508270 남편형제들과 해외여행 4 알프스 2015/12/11 1,385
508269 성남여고 사립인가요? 1 성남여고 2015/12/11 635
508268 다른사람 결혼한다는 소식은 왜 항상 철렁할까요? 4 1 2015/12/11 1,995
508267 가끔 오는 길냥이가 부담이네요. 21 ........ 2015/12/11 3,289
508266 요즘 출근시간 8시 30분 많은가요? 2 궁금 2015/12/11 2,126
508265 남편이 갑자기 토다* 가자는데 7 번개 2015/12/11 2,888
508264 압력솥에 밥 하는데 불끄면 김이 자꾸 옆으로 새요ㅜㅜ 13 밥순이 2015/12/11 5,941
508263 중학생 아이 봉사점수 모자라다는데 21 ehdn 2015/12/11 5,168
508262 농약 사이다 할머니 진범일까요? 13 무기구형 2015/12/11 5,025
508261 요리 잘하시는 분들 배우신건가요? 1 dd 2015/12/11 815
508260 1년 육아휴직 후 2개월 휴직연장.. 회사가 해 줄까요? 2015/12/11 844
508259 대학교 부근에 하숙방을 구할려면 학교 홈페이지말고는 어디서 볼 .. 2 하숙방 2015/12/11 738
508258 트위터 코리아 대표, 올해도 한국의 키워드는 '세월호' 1 트윗 2015/12/11 695
508257 마트 청량고추 왜 안맵죠? 2 2015/12/11 882
508256 클라쎄 김냉통17리터인데 1 준빠 2015/12/11 623
508255 생협 탈퇴한 친구..물건 사달라고 전화왔네요~ 10 열매사랑 2015/12/11 3,991
508254 취업확정후 무엇을 하면 좋을까요? 2 세아이맘 2015/12/11 769
508253 80년대 바나나 날개로 팔지 않았나요..?? 49 ... 2015/12/11 4,631
508252 속초여행 대게 저렴한 맛집 알려주세요~ 1 대청봉 2015/12/11 1,729
508251 천정에 거는 액자걸이, 튼튼할까요?? 무섭다.. 2015/12/11 1,145
508250 매트한 립스틱은 입술각질 많은 사람은 못바르죠? 10 매트 2015/12/11 2,441
508249 동네 엄마 사귀는 거 어렵네요.. 4 ㅇㅇ 2015/12/11 3,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