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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아.. 우리 아빠는 왜 이러실까요..

아빠딸 조회수 : 1,906
작성일 : 2015-12-10 12:38:06

어렸을때부터 항상 욱하고 이기적인 아빠가 참 싫었어요.

가게를 하면서도 일은 엄마가 다하고, 집안일도 엄마가 다하고, 아빠는 친구들이랑 고스톱하면서 사무실차려 노시고요..

그러다 늦둥이 막내 태어나면서 마음잡고 일해서 집안은 그럭저럭 살게 되었지만요..


근데 늘 말씀하실때 먼저 흥분하세요.

그냥 아빠 진지잡수셨어요? 한마디에도 지금 이시간까지 밥안먹는 사람이 있냐! 이런 식으로 돌아와요.

어릴때부터 한마디 잘못하면 그 화가 얼마나 큰줄 알기에 늘 언행에 조심하게 됐고요..

대학다닐때도 돈도 안버는 애가 핸드폰은 왜 필요하냐는 한마디가 무서워서

핸드폰은 개통하고 집에서는 늘 꺼뒀어요. (참고로 01학번.. 친구들은 고등학교때부터 있던 핸드폰이었지요..)

학비도 고등학교까지만 대준다고 장담하셨기에 대학 등록금도 처음 1학기만 제외하고는 장학금이나 알바로 벌어 다녔고..

용돈도 제가 벌어 다녔어요.


그러다 대학 졸업즈음해서 엄마가 갑자기 돌아가시고 아빠와의 불화가 더 심해졌죠..

아빠는 제가 아빠 옷을 다리고 있으면 옆에 서서 깃을 눌러라, 아~~ 너 소매를 왜그렇게 다리냐.. 등등 잔소리가 심해요.

음식을 해도 한번을 맛있다고 하지 않고 정말 맛있으면 괜찮네.. 정도 말씀하시고요.

늘 불만에 가득차있는것처럼 보이고, 엄마가 하시던 그대로 집안일을 완벽하게 해내길 원하셨죠.

근데 제 나이가 그때 23살, 동생은 초등학생..

엄마 빈자리가 느껴질 동생이 너무 안타까워서 직장을 다니면서도 동생 고등학교 졸업할때까지 매일 5시반에 일어나서 아침밥 차려 등교시켰어요. (이건 동생도 고마워하고 참 바르게 잘 자라줬고요)

근데 아빠는 본인을 그렇게 안챙긴거에 서운함을 느끼면서 더 바라고 화내시더라고요.


예전에 한번 아빠가 직장그만두고 가게를 같이 해볼래 하셔서 아빠 친구께 상의드렸더니

너네 아빠는 가게에 파리가 들어오면 파리 안잡고 너 잡을 사람이다..

이 한마디 하는데 맞다.... 그런 아빠하고 내가 왜... 싶어서 접은 일도 있고요.


암튼-

그러다 제가 이번에 결혼을 했어요.

결혼 준비하면서 시댁눈치, 결혼식준비, 신혼집 준비 보다 어려웠던게 아빠 비위맞추기에요.

식장을 어디로 잡으면 좋으시겠냐고 하면 출가외인이니 그쪽 집안 좋은 쪽으로 하라고. 그래서 시댁쪽 부모님들과 상의해서 잡았더니 교통도 안좋고 식장도 별로고.. 그러면서 쓴소리하시더라고요.


집을 구하고 이사가는 날 가구를 들이는데 말없이 오셨더라고요. 그래도 딸이 혼자 가구받는게 불안하셨구나..싶었는데

가구들 보자마자 너 사기당해서 비싸게샀지? 얼마주고 샀냐? 이게 첫말씀.

원목가구라고 했더니 이거 다 mdf지.. 이러셔서 가구 배송온 기사님이 더 상처받으셨고요.. 자기들 사기꾼 아니라고..ㅎㅎ


집에 화장실이 2개있는데 전에 살던 사람이 비데를 떼어가면서 변기뚜껑이 없길래 사다 달아야겠다.. 했더니

또 화내면서 비데를 설치해야지 너 치질한번 걸려봐라! 이러시는거죠...

제가 진짜 어이가 없어서.. 아빠딸이 치질걸려서 개고생하면 진짜 행복하시겠네.. 이래버린적도 있고요.


늘 아빠 선물은 교환할 생각으로 사는데(기본 3~4번은 교환하게 하세요)

이번에 신행다녀오면서 큰 맘먹고 시계를 면세점에서 구매해 선물해 드렸는데 바꿔오래요...

아빠 면세점은 교환 안되요.. 했더니 그럼 환불하고 본인이 원하는 사양으로 다시 사오면 되겠데요..

와... 저 남편보기 부끄러워 죽을뻔했어요..ㅠㅠ


어차저차해서 이제 시계를 고르고 아빠한테 최종 확인을 하려고 전화했더니

너 시댁에 아침저녁으로 문안전화는 드리냐?;;;;;

그래서 요즘 누가 그러냐고 2~3일에 한번씩 안부 전화드린다고 했더니 옛날에는 시댁에 들어가서 가풍을 익히고... 이런 말씀...;;;;

참고로 저희 친가 지금 콩가루나서 서로 연락도 안하고 결혼식에 초대도 안하고 그래요...


이런 일 있고 나니 정말 답답하고..

아.. 태어나보니 아빠딸인걸 어쩌냐.. 싶다가도

이런 아빠랑 살면서 고생했을 돌아가신 엄마도 생각나고...

요즘 응팔같은 드라마보면 엄마 생각 너무 많이 나는데 그렇게 돌아가신 엄마가 보고싶고, 너무 일찍 가신게 원망스럽고 그렇네요..


아.. 정말 아빠 스트레스 너무 힘들어요..ㅠㅠ

IP : 220.126.xxx.28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5.12.10 12:44 PM (39.121.xxx.103)

    우리 아빠랑 비슷하네요..
    아빠만 아니면 우리아빠같은 인간스타일 상종도 안해요..

  • 2. ...
    '15.12.10 12:45 PM (211.228.xxx.24) - 삭제된댓글

    토닥토닥~~~
    이쁜 마음 이셔서 복 받을실거여요!
    힘내요.
    그런 아버지도 있을때 좋습니다.
    괴물 같은 아버지!

  • 3. ㅡㅡ
    '15.12.10 1:08 PM (119.193.xxx.69)

    아버지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정답을 아버지 입으로 이미 말씀하셨는데...
    왜 아직도 착한딸하고 싶으신가요?
    출.가.외.인.
    이제 님은 결혼하여서 출가외인이고, 님에게는 새로운 가정이 생겼습니다. 님의 가정에 집중하세요.
    아버지는 명절이나 생신때 찾아뵙고...딸로써 최소한의 할 도리만 하고 살아도 됩니다.

  • 4. ...
    '15.12.10 1:17 PM (175.125.xxx.63)

    그래도 새여자 들여서 동생 안돌보고 그러시진 않나봐요.
    그나마 그런데서 위안을 삼으시길 ㅜㅜ

  • 5. 원글
    '15.12.10 2:17 PM (220.126.xxx.28)

    네.. 더 한 분들도 계시다는 생각으로 살아야지 어쩌겠어요..ㅠㅠ
    이제 정말 자식으로 할 도리만 하면서 살아야겠어요..
    진짜 아빠랑 친하게 지내는 자식들보면 부럽네요ㅠㅠ

  • 6. 무명
    '15.12.10 4:30 PM (175.117.xxx.15)

    아빠한테는 무조건. "네" 하세요.

    평생을 그렇게 살았는데 바꾸기는 어렵다고 생각하심 맘이 편해요.
    또 안그러신분들도 있지만 대부분 한국 아빠들이 저러시니 왜 우리아빠만! 하며 서운해 마세요

  • 7. 아..
    '15.12.10 4:51 PM (222.107.xxx.182)

    정도는 다르지만 제 남편도 좀 저래요
    원글님 아버지는 정말 심하고
    주변에 친구가 있다는게 신기할 정도네요
    어머니가 고생 많이 하셨겠어요
    대화 방법이 완전 빵점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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