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노처녀.
평소에는 엄마랑 사이 좋다가도 '결혼'뭐 이런 이야기만 나왔다면 엄청 싸워요.
이건 딸을 시집 보내겠다는 건지 말겠다는 건지 엄청 헷갈리게 하고
가끔은 너가 우리 노후에 돌봐줘야지..이런 소리하면 좀 무서워요.
(남동생은 장가갔어요.집안 경제력으로 도와준다는 의미가 아니라 이런저런 잔심부름, 케어를 말하는거에요.
독립해서 나와살긴하는데 자동차로 10분내의 거리라 가깝죠. 일주일에 저녁을 네, 다섯 번은 같이 먹고요.)
남동생 장가 간 이후로는 동생네 부부에 대한 불만을 저한데 쏟아내서
제가 엄마의 감정을 다 받아내는 쓰레기통 같아요. 그게 너무 싫어서 되도록이면 가족이야기, 집안이야기를
하지 못하게 막고, 화제를 다른 곳으로 돌려버려요. 친구도 오죽하면 '너가 독립한 건 신의 한수다.'라고 할 정도죠.
나이가 30중반인데 하나부터 열까지 간섭할려 하고..
뭐..이런 건 참을 수 있어요. 근데...어제도 엄마랑 언성 높이며 싸웠던게
제가 저번 달에 소개팅을 했어요. 올케가 주선해서요. 소개팅이라서 뭐 남자쪽은 나이랑 직장만 알고 나간거고
의외로 남자가 괜찮고, 연락도 적극적으로 오고 하는 편이라 3번까지 만났는데..
그 사이에 1년전쯤에 소개팅했던 남자쪽 주선자로부터 남자가 다시 봤으면 한다고 연락 오면서
일이 꼬였어요. 다시 연락오는 남자가 조건이 뭐..3번 만난 남자보다 더 좋은 거 같다고..올케랑 엄마가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기 시작하면서 트러블이 생기는 거에요.
솔직히 제가 보기엔 둘 다 그저 그래요. 직업으로 딱 봤을 때, 다시 연락 온 남자가 '오~좀 좋네'이렇다는 거지
두 남자다 제 연봉 보다는 못해요. 제가 사고픈 건 그냥 제 돈으로 사는 게 빠르다는 거죠.
그 때 그 기억으론 예전 남자...정말 싫었고 해서 다시 만나는 거 거절하고, 지금 3번 만난 남자 좀 더 만나보겠다고
하니..울 엄마..이제 그 3번 만난 모든 게 싫은지 하나부터 열까지 딱 꼬집어서 나쁘게 말해요.
예를 들어..이렇게요.
남자 '차'가 어떤..회사 차더라...하면
자기 아버지 차 빌려서 타고 왔겠지.
남자 집이 가게 해...하면
그 집안에 빚있는거 아냐? 그 가게 월세야? 자가야?
남자가 옷을 깨끗하게 입고 다녀
월급 받아서 옷에 다 쓰는 거 아냐? 적금은 들었다니?
남자가 oo 고등학교 나왔어
그 학교..이상한 학교 아니냐?
남자가 집이랑 회사가 좀 멀어
돈이 없어서 그렇게 먼 곳으로 출퇴근 하는 거 아냐?등등
그 밖에 남자랑 뭐 먹었어? 비싼거 먹었어? 남자 부모 노후는 되어있데?
그 엄마가 너 나이 많다고 싫어하지도 모른다. (이게 제일 상처 받았어요. 딸한데 할 소리인가요? )
그러다가 이제는 데이트 장소가 너무 멀리서 잡는 거 아니냐고 집 근처에서 하라고(저희집은 좀 변두리라 갈 때가 없어요)
저는 솔직히 엄마가 이렇게 속물이고 나쁜 사람인거에 너무 충격 받았어요.
아직 사귀는 것도 아니고 그냥 만나는 사이인데.
왜 저러나..싶기도 하고
자기는 딸 걱정한다고 하는 소리인데, 사실 이번 남자보다 더 못한 조건의 남자를 만날 떄도
저렇게 말하지 않았거든요.
그 남자도 자기 집에서는 귀한 아들인데...어휴.
너무 모진 소리를 해서...
그럼 알았어. 엄마가 만나지 말라면 안 만날게. 그래 내가 무슨 이 나이에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겠냐
그래 혼자 살게..빽 소리지르고 나왔어요.
정말..그 순간만큼은 딸을 생각해서 그러는 게 아니라, 그냥 붙잡아 두려고 그러는 거 같았어요.
이러다가 그 남자도 더 이상 연락 안오고, 뭐 그렇게 끝날 수도 있는데
재 뿌리는 것도 아니고..ㅎㅎㅎ
저도 좀 엄마로부터 독립해서 행복해지고 싶은데 ....어휴 울 엄마 좀 심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