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죽사발을 핥아 드신 깡패 고양이

nana 조회수 : 1,652
작성일 : 2015-12-07 23:26:33
제가 지난 토요일 출장 다녀오면서 먹은 것이 체해서 어제 하루 종일 앓았습니다. 오늘 겨우 출근했다 들어오면서 즉석 죽을 하나 사왔어요. 그걸 데우려는데 고양이가 득달같이 달려오심. 고개를 들이 밀고 냄새를 맡으면서 뭐 먹느냐, 나도 달라 에옹에옹 난리에요. 

그를 밀어내면서 겨우 뜯어서 전자레인지에 데워 한 술 먹으려니, 냄새가 좋다고 아까의 열 배 크기로 아아오오옹 울면서 달려옵니다. 도저히 모른 척할 수가 없어 밥그릇에 한 술 덜어줬습니다. 죽이 뜨거우니 빨리 못 먹고 그 앞에 대기 중입니다. 그 틈에 저는 제 몫의 죽을 후루룩 급히 먹었지요. 다 먹어 가는데 그가 막 달려와서 더 내놓으라고 난리에요. 다 먹었다, 흥, 하고 죽 빈 그릇을 보여주니 바닥에 묻은 죽을 마구 핥아 싹싹 닦아드시는군요. 개 핥던 죽사발이 아니고 고양이가 핥아 먹은 죽사발. 

지금 그 죽사발 버리려고 식탁 위에 뒀는데 미련을 못 버리고 다시 덜그럭거리면서 핥아드시는 소리가 나는 군요. 

이건 다른 얘기인데, 저는 처음에 고양이 입이나 손이 조금이라도 닿은 음식은 절대 안 먹었어요. 그 손이 똥모래 푸던 손이잖아요 -_-;; 그런데 요즘은 그가 손을 국그릇에 넣으려고 해도 전처럼 기겁하게 되진 않아요. 이러다 고양이가 손을 담근 반찬도 먹게 되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어요. 
IP : 118.32.xxx.113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sd
    '15.12.8 12:13 AM (58.140.xxx.164)

    ㅋㅋ귀여운 글이네요.
    무슨 죽이길래 냥님께서 싹싹 핥아드실 정도였을까요?

  • 2. ...
    '15.12.8 12:40 AM (125.176.xxx.84) - 삭제된댓글

    님 심정 다 이해해요
    저는 강아지랑 같이 사는데 콩 한쪽도 나눠 먹어야 됩니다
    뭐든 혼자 먹을 수가 없어요
    혼자 먹으려면 화장실 가서 먹어야 됩니다

  • 3. 만두를 사랑하는 사람
    '15.12.8 12:57 AM (221.221.xxx.157)

    안녕하세요, 다시 접니다.
    만두를 사랑하며 고양이 글을 읽고 만두글 올리신 분인지 여쭤본.
    반갑습니다.

  • 4. ....
    '15.12.8 12:59 AM (118.176.xxx.233)

    고양이들은 탄수화물 별로 안 좋아하는데...
    깡패고양이는 식성도 귀엽네요.

  • 5. 저도요.
    '15.12.8 1:00 AM (221.140.xxx.236) - 삭제된댓글

    개똥 이런거 질색 팔색했는데 강아지가 우리집에 오고나서 부터는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휴지 한장 뜯어 개똥을 싸서 변기에 버리고 오줌도 더럽다는 생각 없이 닦게 됐어요.
    털도 침대 쇼파 옷 심지어 음식에서 발견돼도 그냥 그러려니 하게 되더군요. 지나치게 깔끔 안 떨고 무던하게 변해서 제 자신을 위해 좋아요.^^

  • 6. 고든콜
    '15.12.8 1:01 AM (59.6.xxx.224)

    상상하며보니 재밌는 시트콤 한편 본것 같아요ㅋㅋ
    참고로 전 냥이 입덴거 먹어요..제가 과자먹을때 냥이가 옆에서 달라해서주면 할짝할짝 조금 얻어먹거든요..그 침묻은 과자 그냥 먹어도 아무렇지않아요..

  • 7. 밤호박
    '15.12.8 1:20 AM (125.182.xxx.68)

    저희집 개냥이는 고구마도 조금 먹고 날김도 잘 먹는답니다.

  • 8. ...
    '15.12.8 8:23 AM (175.114.xxx.217)

    저희집 고양이 중 한넘은 사람 먹는것은
    다 먹어봐야 직성이 풀리는 앤데 특히
    홍시, 참외, 아이스크림, 과자 요런거
    엄청 좋아해요. 저는 주거니 받거니 같이
    먹어요. ㅎㅎ

  • 9. 저도
    '15.12.8 8:38 AM (59.17.xxx.48)

    11년째 키우는 강아지와 입댄 음식 서로 나눠 먹기도...

  • 10. ㄷㅈ
    '15.12.8 12:05 PM (61.109.xxx.2) - 삭제된댓글

    ㅋ 저도 처음에 고양이 만지고 손씻고 했었는데 아까는 얘가 킁킁대며 입댄 과자 그냥 다 집어먹었답니다 아 근데 발댄 거는 아직 남아있네요 ㅋㅋ

  • 11. 예, 저도 이해합니다.
    '15.12.8 3:18 PM (183.96.xxx.120) - 삭제된댓글

    남들이 결벽증이라 할 만큼 청결에 신경쓰는 사람이예요.
    "고양이손=고양이 똥 푼 손"이라는거 저도 잘 알고 있는데요.....
    저희 고양이는 컵에 담긴 물을 항상 손으로 찍어 먹어요. 특히나 사람 먹는 물컵을 제일 좋아해요.
    근데 고양이가 손으로 찍어먹은 물 컵을 제가 마실때가 많더라는거죠.
    결국 고양이 똥 싸고 손 씻은 물이라는건데....
    저도 이해가 안가요. 귀찮아서인지 안 더럽다고 느껴져서인지 뭔지 잘 모르겠지만, 아까 분명히 고양이가 물 찍어 먹는거 봤는데도 나중에 그냥 그 물 마시고 있더라구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06770 농협 가계부 나왔어요 ^^ 2 ........ 2015/12/08 1,505
506769 비비만 바르면 얼굴 번질거리는거 심한 지성이라 그런가요? 비비 2015/12/08 511
506768 간단하면서도 맛있는 오일 파스타 비법 좀 알려주세요 1 오일 2015/12/08 893
506767 오늘 아침 그믐달과 샛별 보셨어요? 5 샛별 2015/12/08 938
506766 용인에 있는 크@@마스의원 어떤가요?? 아시는분 꼭 답변부탁드려.. 5 궁금해요 2015/12/08 862
506765 [강남구청 ‘댓글부대’] 강남구 ‘서울시 비방’ 댓글팀 가동 1 세우실 2015/12/08 498
506764 해수담수 공급 강행에 성난 기장민심, 시청서 눈물로 철회 요구 6 후쿠시마의 .. 2015/12/08 773
506763 50대 되면 남편과의 관계가 좀 친밀해지나요? 4 부부 2015/12/08 3,549
506762 심한 감기몸살 이후에 잇몸이 부워 아파해요 3 고딩 2015/12/08 1,459
506761 마트에서 영수증 꼭 확인하세요 6 홈더하기 2015/12/08 2,664
506760 대통령 해먹을려고 헌법고친 독재자가 3명 있습니다. 1 누구게 2015/12/08 869
506759 응팔 덕분에 다시 듣는 박광현 6 여고생 2015/12/08 1,682
506758 2015년 12월 8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만평 세우실 2015/12/08 404
506757 한중FTA가 열어줄 신세계 4 에헤라 디야.. 2015/12/08 1,558
506756 집에서계실때 화장하고 계세요? 48 화장빨 2015/12/08 7,364
506755 헤라 미스트 쿠션 쓰고 있는데.. 5 하이 2015/12/08 3,159
506754 30년전 지금 이맘때 ..그리워요 17 그립다 2015/12/08 3,075
506753 급!!!외국인과 갈 한남동 근처 좋은 갈비집 추천 부탁드려요. 1 sos 2015/12/08 714
506752 남편이 체육관 엽니다. 12 퐁퐁 2015/12/08 3,506
506751 남편이 경제권 9 경제권 2015/12/08 4,659
506750 송파,강동구 맛집과 괜찮은 식당~~ 48 호로록 2015/12/08 2,182
506749 분당이나 용인에 흉부내과 있을까요? 2 알려주세요 2015/12/08 1,123
506748 유부녀 되기 직전 5개월!! 8 유부녀 2015/12/08 2,219
506747 안철수는 정치 하려면 그냥 자기 정치 하세요 21 ..... 2015/12/08 1,570
506746 한국, 내년 유엔 인권이사회 의장 맡는다 2 샬랄라 2015/12/08 6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