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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말이 너무 밋밋해요

.. 조회수 : 1,446
작성일 : 2015-12-07 01:26:05

저는 말이 너무 밋밋해요

표정 변화도 거의 없구요, 말의 톤도 밋밋한 톤이에요.

남자들 중에 말 밋밋하게, 건조하게 하는 사람 있죠.

감정 없고, 사무적으로 말하는 투.

제가 그래요.

어지간해서 감정선이 묻어 나지 않기 때문에

저로 인해 감정 상하는 일은 없을 것 같아요.

그런데, 목석 같고, 인형 같고.. 해서

저랑 감정적인 교감을 하고 싶어하지 않아요.

리액션도 없고, 눈만 깜빡, 고개만 까딱, 그리고 듣기만 해요.

저는 잘 들어는 줘요.

제가 경청은 잘 해요. 마음으로 듣고요.

하지만, 이런 방식은 통하지 않네요.

여자들이, 남자들이 이런 저랑 마음을 나눈 대화를

기쁨이나 슬픔으로 함께 나누고 싶어하지 않아요.

그래서, 인생이 전반적으로 외로워요.

저는 이 외로움이 이물이 났어요.

그래서, 이제 이 외로움이 친구 같네요.

고독과 친구에요.

저의 가장 친구는 바로 저에요.

저한테 묻고, 저랑 답해요.

저는 혼자 산을 오르거나, 길을 걸을 때

가장 편안하요.

그 시간에 저랑 가장 대화를 많이 해요.

저랑 대화하는 게 즐거워요.

다른 사람들이랑 있을 때는 즐겁게 논 것 같아도,

다음에 모일 때가 되면 저는 이런 핑계 저런 핑계로

저는 빠져요.

그러고보니, 이 외로움은 자의반 타의반 이에요.


제 남편은 말이 너무 쫄깃해요. 별 내용 아니어도, 듣다보면 재미가 있어요.

그리고, 노래도 쫄깃하게 불러서, 듣는데 가사가 쏙쏙 와 닿아요.

한 말 또해도 웃겨요. 그래서, 주변에서도 5번 넘게 한 소리도 참고 들어줘요.

이런 것 배우고 싶기도 하네요.

이런 것은 연습하면 되는 건가요?


제 말은 유심히 듣다보면 재밌어요.

절제미도 있고, 블랙코미디, 하이코미디 들어가 있거든요.

듣다보면 재밌어요. 저랑 코드 맞는 애는 자지러지요.

그런데, 별로 없어요.

인생이 외로워요. 가끔은 시끌벅적한 인생이 그립고, 부러워요.


말을 어떻게 해야 사우나실의 만담꾼 처럼 재밌게 할 수 있을까요?


IP : 118.216.xxx.22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ㅣㅣㅣ
    '15.12.7 1:31 AM (125.179.xxx.241) - 삭제된댓글

    지금 그대로가 좋아요.^^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은 어느쪽에나 있잖아요.

  • 2. 지나가다
    '15.12.7 2:05 AM (24.246.xxx.215) - 삭제된댓글

    알고보면 남들도 다 외롭답니다.
    겉으론 님과 다르게 보여도 다들 연극같은 인생을 살아가는거죠.

  • 3. ..
    '15.12.7 4:14 AM (1.233.xxx.33)

    사무실에 말 잘하는 사람 있는데 사람들이 다 싫어해요. 말만 번드르 하니깐. 친구도 많은것 같긴한데 우루루 단체로 만나는 친수들 같고. 남편있고 자식있고 가족있고 직장있고 사람들하고 문제없고. 친구 없지만 실속있게 편하게 살아요. 친구라고 속으로 안되기 바라고 필요할때 이용하는 사람 없던가요? 다 부질없죠. 성실하게 살고 그런 인간성을 인정 충분히 받으니 아쉬울거 없네요.

  • 4. 그래도
    '15.12.7 6:09 AM (122.42.xxx.166)

    쫄깃한 남편 만나셨으니 절반의 성공이네요 뭐 ㅋ
    둘 다 건조한 커플도 많아요
    저와 남편은 원글님네와 반대인데
    솔직히 저는 남편이 재미없어요 ㅎㅎ
    길게 대화가 안되죠 리액션이 신통치않으니까요 ㅋ
    대신 아이들이 다행히 저를 닮아서
    다 모여서 얘기하면 남편은 웃음담당이예요
    것도 나쁘지 않아요 ㅎㅎ
    병풍역할도 필요한거니까
    스트레스받지마시고 호응이나 적극적으로 하려
    노력해보세요
    ^^

  • 5. dd
    '15.12.7 6:41 AM (49.1.xxx.224)

    원글님 품위있는 분이세요
    제가 말이 쫄깃한 편인데 그만큼 말실수도 가끔 해요. 약간 오버하다 보니까 그런거 같아요.
    전 원글님처럼 절제있게 말하려고 늘 노력해요.

  • 6. ㅁㅁㅁㅁ
    '15.12.7 9:31 AM (112.149.xxx.88)

    이미 충분하신 듯..
    재미있게 잘 읽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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