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말이 너무 밋밋해요
표정 변화도 거의 없구요, 말의 톤도 밋밋한 톤이에요.
남자들 중에 말 밋밋하게, 건조하게 하는 사람 있죠.
감정 없고, 사무적으로 말하는 투.
제가 그래요.
어지간해서 감정선이 묻어 나지 않기 때문에
저로 인해 감정 상하는 일은 없을 것 같아요.
그런데, 목석 같고, 인형 같고.. 해서
저랑 감정적인 교감을 하고 싶어하지 않아요.
리액션도 없고, 눈만 깜빡, 고개만 까딱, 그리고 듣기만 해요.
저는 잘 들어는 줘요.
제가 경청은 잘 해요. 마음으로 듣고요.
하지만, 이런 방식은 통하지 않네요.
여자들이, 남자들이 이런 저랑 마음을 나눈 대화를
기쁨이나 슬픔으로 함께 나누고 싶어하지 않아요.
그래서, 인생이 전반적으로 외로워요.
저는 이 외로움이 이물이 났어요.
그래서, 이제 이 외로움이 친구 같네요.
고독과 친구에요.
저의 가장 친구는 바로 저에요.
저한테 묻고, 저랑 답해요.
저는 혼자 산을 오르거나, 길을 걸을 때
가장 편안하요.
그 시간에 저랑 가장 대화를 많이 해요.
저랑 대화하는 게 즐거워요.
다른 사람들이랑 있을 때는 즐겁게 논 것 같아도,
다음에 모일 때가 되면 저는 이런 핑계 저런 핑계로
저는 빠져요.
그러고보니, 이 외로움은 자의반 타의반 이에요.
제 남편은 말이 너무 쫄깃해요. 별 내용 아니어도, 듣다보면 재미가 있어요.
그리고, 노래도 쫄깃하게 불러서, 듣는데 가사가 쏙쏙 와 닿아요.
한 말 또해도 웃겨요. 그래서, 주변에서도 5번 넘게 한 소리도 참고 들어줘요.
이런 것 배우고 싶기도 하네요.
이런 것은 연습하면 되는 건가요?
제 말은 유심히 듣다보면 재밌어요.
절제미도 있고, 블랙코미디, 하이코미디 들어가 있거든요.
듣다보면 재밌어요. 저랑 코드 맞는 애는 자지러지요.
그런데, 별로 없어요.
인생이 외로워요. 가끔은 시끌벅적한 인생이 그립고, 부러워요.
말을 어떻게 해야 사우나실의 만담꾼 처럼 재밌게 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