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총영사관, 언성 높이며 수차례 항의했다고 들어”
“외교관 업무가 이런 것인가…언론사 겁주려는 시도”
미국 뉴욕 한국총영사관이 박근혜 정부의 집회 탄압을 비판하는 기사를 쓴 미국 언론사에 전화와 이메일로 항의를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의 권위있는 주간지 <더 네이션>의 팀 쇼락 기자는 12월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래 내용의 글을 올렸다. 그가 12월1일 <더 네이션>에 ‘독재자의 딸이 노동자를 탄압하다(In South Korea, a Dictator’s Daughter Cracks Down on Labor▶바로가기)’라는 제목의 기사를 쓴 뒤의 일이다.
<더 네이션>의 편집장이 이번 기사에 대해 박근혜 정부가 언성을 높이며 항의했다는 소식을 방금 알려줬다.
“이곳 뉴욕 한국총영사관으로부터 당신(쇼락)이 쓴 기사에 대해 ‘상의’하자는 내용의 이메일과 전화 여러 통을 받았다. 나와 통화한 그 사람은 자세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고, 사실관계에 오류가 있다는 지적이나 항의도 없었다. 단지 막연하게 ‘한국이 지난 40년간 굉장한 발전을 이뤘다’는 말만 늘어놓았다.”
이 기사를 신속하게 번역해 널리 퍼뜨려준 한국의 네티즌들에게 감사드린다! 말은 힘이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귀를 기울일지 모른다.
앞서 쇼락 기자는 12월1일치 <더 네이션> 기사에서 박근혜 정부를 이렇게 비판한 바 있다.
“박근혜대통령이 독재자였던 아버지의 발자국을 따라가면서 새누리당의 권위적인 정책에 반대하는 노동자와 시민들을 탄압하고 있다. 박 대통령이 복면 시위대를 테러리스트와 동일시하고 이에 맞춰 검찰과 경찰은 집회를 금지하고 강경대처 일변도로 나아가고 있다. 박정희 장군은 1961년 권좌에 올라 79년 암살당할 때까지 철권을 휘둘렀는데, 이 시기에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조직을 만들려던 학생과 노동자들을 (박 정권이) 야만적으로 억압했다."
뉴욕 총영사관의 태도에 대해 쇼락 기자는 “만일 내가 한국에서 조그만 잡지에 기사를 썼는데 미국 정부가 편집장에 전화를 걸어 불평하는 것을 상상이나 하겠나? 외교관이 하는 일이 이런 것인가?”라고 밝혔다고 <고발뉴스>가 12월6일 보도했다. 쇼락 기자는 고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한 뒤 “그들은 내 기사의 사실 관계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묻지 않았다. 언론사를 겁주려는 조잡한 시도였던 듯하다”고 덧붙였다.
정재권 기자jjk@hani.co.kr
Copyrights ⓒ 한겨레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겨레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