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층간소음

난 가해자 조회수 : 811
작성일 : 2015-12-04 14:13:54

전 조용할때 집중해서 들으면 엘리베이터가 몇층에 서는지도 맞출 수 있을만큼 소머즈 귀를 가졌어요. 사무실에 20명이 대화하는 거 전부 다 들을 수 있고, 소음이 시끄러워서 텔레비젼도 볼륨 3에 맞춰서 보는 사람이에요.


내가 소음에 민감한 만큼 나도 층간소음 안 내고 살려고 노력하고 살아왔어요. 평생 아파트 살아왔지만 지금 아랫집의 민감함은 도를 넘어서 정말 오늘 아침엔 남편에게 우리가 이사가자, 단 우리집 꼭 초등학생 아들 둘 이상 있는 집에 세 놓고 나오자 그랬어요. 그래야 저 아랫집 사람들이 층간소음이 뭔질 알지...지금 저희가 사는 집은 저희가 이사오기 전에는 해외와 지방에서 주로 체류하는 노부부가 살았고, 그 전에는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 한명만 살았어요. 여태까지 조용하게 살아온 건 아랫집의 복이구요. 우리 윗집 소리는 전혀 안들리는 걸로 봐서 방음이 안 되는 아파트는 아니에요. 윗집도 4명이 살고 주말엔 우리 애와 같은 개월수의 손자가 놀러와 있어요.


우린 그냥 애 키우고 생활하는 평범한 가정이에요. 층간소음에 대해서 인지하고 있고 조심하고 있고, 아랫집에 가서도 계속 미안하다고 말하고 있어요. 집에 손님이 오지도 않고 어른들은 집에서도 발꿈치에 패딩되어 있는 실내화 신고 다녀요.


네, 저희 집에 두돌된 여자 아기 있어요. 애기니까 물건을 떨어트릴 수도 있고, 콩콩 거리고 걷기도 해요. 그래도 아기에게도 계속 주의를 주고, 매트도 깔고, 저녁9시에서 아침 9시까진 아예 못걷게 해요. 아기가 일어날려고 하면 제가 안아서 데리고 다니고, 주로 침대에서 책 읽어주다 일찍 재워요. 애기 걷지도 못하는 7개월에도 시끄럽다고 항의 전화 온 사람들이에요. 그 때 애기가 기는 연습하면서 바닥 몇 번 쳤어요. 어제도 저녁 9시가 넘으면 애들을 조용히 시켜주셔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항의 전화 왔어요. 그 때 시간 9시 3분...


정말 당신들은 걷지도 않고, 생활도 하지 않고 우리집 천장에 귀만 대고 있냐고 묻고 싶었어요. 당신 아들 둘은 묶어놓고 키웠냐고 뛰어내려가서 묻고 싶었어요. 단독주택에 살지 공동주택엔 왜 사냐고 묻고 싶었어요.


제가 아랫집 입장이 안 되어봐서 모르는 거 아니에요. 저도 40년 아파트 살면서 매일 잔치하는 시끄러운 집도 겪어봤고, 집에서 공놀이 하는 집도 겪어봤어요. 그냥 윗집에서 신경쓰고 있고, 미안하다고 하면 사람사는 게 다 그렇죠 뭐하며 넘겨 왔어요.


이렇게 신경쓰며 사느니 그냥 이사갈려구요.  새로 이사오는 사람도 아랫집 아줌마한테 시달릴테니 아들 두명 이상인 집이 세들겠다 하면 몇 천만원 깍아 줄려구요.


그냥 계속전화하고 천장 두드리는 아랫집 때문에 열이 받아서 횡설수설 했어요.





IP : 223.195.xxx.11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에구~
    '15.12.4 2:39 PM (220.73.xxx.248)

    글에 진심이 느껴지고 지친 것같네요.
    대체로 밑에 층을 두둔하고 이해했는데 원글님의
    힘든 심정을 위로하고 싶네요.

    그런데 7개월일때도 항의를 했다니
    혹시 다른 집에서 나는 소음이 아닐까요?
    예전에 나도 윗층에서 소리난다고 확신하고
    항의를 했는데 아니였어요.
    그때 정말 내가 멘붕에 빠졌어요
    분명히 윗층인데 확인을 해보니 정말 아니였거든요.

  • 2. 그게
    '15.12.4 4:21 PM (116.122.xxx.25)

    미안하다 미안하다 하니까 만만해보여서 더 그래요
    저희도 이사오고부터 아랫집이 툭하면 올라오더라구요
    죄송하다 조심하겠다 사과하고 매트깔고 온식구가 슬리퍼신고 아들한테 소리지르고 남편이랑 저 꽁지발 걷고요
    조심하는데도 그러길래 저도 빈정상하더라구요
    일요일 오전 늦잠 자는데 또 인터폰오더라구요 아침 8시 45분
    정말 어이없어서 자고있었다 우리 아니다 세게 말하니까 그 이후로는 찾아오지도 인터폰도 안하네요
    웃긴건 저희는 말귀알아듣는 7살 외동이고 밑의 집은 4살 6살 아들, 딸 그런데도 예민하게 굴더라구요 난 밑의 밑의집이 더 걱정되던데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25884 내일 오후만 자유시간을 좀 달라니까 15 -- 2016/02/07 4,152
525883 집에서 뒹굴 거리니까 너무 좋네요 7 ㄷㄷ 2016/02/07 2,698
525882 삼재 시작하는 해인데요 7 안믿고 싶지.. 2016/02/07 2,454
525881 나이드니 명절엔 각자 혼자서 5 연식 2016/02/07 3,367
525880 케이팝스타 이수정양 대단하네요... 14 케이팝스타 2016/02/07 5,634
525879 대구 시민들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13 축하 2016/02/07 4,458
525878 여수분들 도와주세요.. ㅠㅠ 14 ... 2016/02/07 3,727
525877 경상도 말고 딴지역 남자들은 덜 보수적인가요..?? 7 ... 2016/02/07 2,336
525876 카톡 단톡방에서 남자가 이러는거 뭘까요? 5 ㅇㅇ 2016/02/07 1,740
525875 남편인간 시댁에서 지가 왕이네요. 5 뭐냐 2016/02/07 2,366
525874 창문에 붙이는 스티커. 시트지? 1 이름이.. 2016/02/07 996
525873 중국 직구 이 가격 맞아요? 7 첨알았어헉 2016/02/07 1,477
525872 운동해서 빼도 요요와요. ㅠㅠ 11 2016/02/07 4,056
525871 명절 전날 절대 못 오게 하는 형님이 이해가 안 가요 84 속 터진다 2016/02/07 19,608
525870 양가에 설 용돈 똑같이 드리시나요? 2 ㅎㅎ 2016/02/07 1,202
525869 한남동 싸이 건물 전쟁 말인데요. 17 카페 2016/02/07 8,515
525868 요새 한국 경기가 진짜 그렇게 안좋나요? 13 rr 2016/02/07 5,482
525867 실직의 고통 3 꿈속에서 2016/02/07 2,727
525866 이런 레시피로 떡국 끓여도 될까요? 4 떡국 2016/02/07 1,242
525865 하루종일 음식얘기만 하는 시어머니 14 -- 2016/02/07 5,552
525864 미역 초무침에 말린미역도 되나요? 2 질문 2016/02/07 1,314
525863 말했승니다 10 아들에게 2016/02/07 1,538
525862 급질문)장폐색증 아시는 분이나 의사분 계신가요? 5 푸르른 2016/02/07 2,123
525861 자기 방 있으세요? 7 .. 2016/02/07 1,747
525860 런던 반기문 유엔총장 강연장서 기습시위, 위안부에게 정의를! 2 light7.. 2016/02/07 6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