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이야기 싫으신 분 지나가 주세요
며칠 전 열 세살 먹은 똥고양이 잃은 이야기 썼던 사람입니다.
우리 고양이 첫째가 제일 좋아하던 사람 첫째, 언니가 외국에 있어
어찌 전해야할지 걱정스러웠다는 이야기도 썼습니다.
아이가 주말에 전화하는데 어떻게 할까, 계속 생각이 많았습니다.
드디어 지난 주말 아이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이런 저런 근황을 나누다가 거의 끝무렵
아이가 '고양이들 사진 좀 찍어서 보내줘'합니다.
우리 고양이들 만지고 싶다고 매번 이야기해도 자기 전화기에 냥이들 사진이 가득한데
생전 안하던 이야기를 합니다.
갑자기 울컥해서 연두가 떠난 이야기를 했습니다.
아이가 눈물 가득 머금은 목소리로 그럴 것 같았어 합니다.
연두가 떠난 것은 화요일, 그런데 연두 언니는 월요일 밤에 꿈을 꾸었다고 합니다.
자기가 연두를 안고 있는데 그 털의 느낌까지 너무 생생한데
누가 연두가 떠났다고 했다고 합니다 - 누군지는 모르고
그래서 자기가 화를 내면서 연두 이렇게 내가 안고 있는데 무슨 소리냐고
울고 화내면서 잠에서 깼다고요, 그러면서 연두가 떠났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집에 전화하고 싶었는데, 그 소식을 들을까봐 전화하지 않았다고
그래도 연두가 자기한테 들렀다 간 것 같아서 며칠 간 마음을 추스렸다고 했습니다.
우리도 연두를 사랑하고 연두도 우리를 사랑합니다.
아이에게 네 책상에 네가 연두와 함께 찍은 사진하고 연두 함께 두었다고
오면 함께 보내 주자고 이야기 했습니다.
틈틈히 눈물이 나면서 남은 고양이 둘 - 적잖이 늙은 그러면서 아깽이인줄 아는 - 과
가끔 웃으면서 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