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가 상당히 무속적인 사람입니다. 책이고 철학이고 그런 건 없습니다.
문제가 생기면 오직 스님 행세하는 땡중을 찾아가요. 굿도 하고 그럽니다. 돈도 많이 갖다 주는 모양입니다.
사주,관상으로 모든 건 이미 정해져 있대요. 답도 다 정해져 있는 삶이지요.
원래 그런 성향이라 제가 일정한 거리를 두고 살았어요. 안 그러면 제 생활에 속속들이 개입하고 간섭을 하려고 해요.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더 심해졌더라구요. 제가 남편 사업이 롤러코스트를 한번 타서 친정에 자주 못갔어요.
이번에 갔더니 슬슬 또 접근을 해요.
관상의 대가가 있다면서 저와 제 남편의 사진을 어디 보내서 관상을 봤었답니다.
그러면서 불라불라... 너가 힘든거 보니 알려주고 싶어서 그런다고.
제가 다시 시작해서 이제 열심히 하고 있다고 했더니 언니말이,
제부는 이제 30대 때 재물운이 다 들어와서 이젠 뭘 해도 안됩답니다.
다 끝났다면서 이젠 제 명의로 해야지만 된다면서 너희들은 이제 망했으니까 어쩌고 저쩌고 하는데
제가 얼마나 화가 났는지....사실 제 명의로 하고 있었거든요.^^
이제 다시 재기를 꿈꾸며 열심히 하는 동생에게 그게 할 소리인지..
실패해도 난 배운게 있었고 결과도 사실 중요하지만
내가 살아보니 어떤 문제가 닥쳐와도 내가 그 상황에서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고 도전하려는 마음을 갖는것
그런 마음을 내는것이 가장 의미있는 것이었다고 저는 깨달았거든요.
한번 사는 인생.. 나는 내 주체적인 생각과 결단으로 단독자의 삶을 살고 싶다.
그러니 언니는 나에게 내 삶이 아닌걸 강요하지 말라고 한마디 해 줬습니다.
언니가 성실하고 착한 형부를 만나서 경제적으로는아무런 문제가 없고 부부사이도 좋아요.
그런데 조카가 중1때부터 반항을 심하게 하고 학교도 안 가고 언니랑 형부에게 심하게 대들고 그러다 학교를 그만 뒀어요.
공부를 지나치게 강요했고 겁을 많이 주고 그랬었나봐요.
못된 아이들과 어울려 다니면서 심지어 교내에서 형들도 때리고 그랬었대요.
그러니까 가정환경이 나쁘다거나 그런게 아니고 음.....
조카 담임선생님이 집으로 여러번 찾아왔고 상담도 했었답니다.
그런데 그 선생님은 문제아 옆에는 항상 문제 부모가 있다면서 그런식으로 말씀을 했나봐요.
그런데 언니는 자기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을 해요.
지금 조카는 검정고시 학원을 다니고 있고 내년에는 고등학교를 가겠다고 한답니다.
그런데 집안에서 담배도 피우고 언니가 조카한테 담배를 사다가 준답니다.
조카가 언니한테 담배 사다 달라고 협박 비슷하게 하나봐요.
휴....
점쟁이가 태어나자 마자 큰 인물 될거라고 기대를 한껏 하게 만든 아이였는데 그 아이가 그런 방황을 하니
언니도 많이 힘들었겠지요.
그러니 더 무속에 빠지게 되고 그랬던 것 같아요.
제 남편 말로는 언니가 얼굴 표정까지 이상하게 무당 보는 기운이 느껴진다면서
밝고 따뜻한 기운이 아니라 한복만 입혀 놓으면 무당이 짓는 표정과 비슷해 보인다고 해요.
사실 저도 그런 느낌이 있었거든요.
거기다 조카가 동생들 거느리는걸 좋아했는데 자꾸만 중1 저희 아들을 보고 싶어한답니다.
형으로서 사춘기 동생한테 해 줄 말이 있는데 왜 이모네는 명절에 안 오냐고 자꾸 묻는답니다.
그래서 저는 좀 고민입니다.
언니가 저한테 무속적인 걸 자꾸 강요하는 것도 거북하고 싫은데
조카가 자꾸 저희 아들을 보자고 하는것도 걱정이 됩니다.
사촌형이 자기보다 두살 더 많은데 술 먹고 담배피고 학교도 다니지 않는 걸 알게 된다면
저희 아들이 뭐라고 반응할지 정말 모르겠네요.
언니는 그렇게 심하게 방황하고 있는 조카를 굳이 왜 어린 동생들한테 보여주려고 하는지 정말 모르겠어요.
방황이 좀 그치고 나서 안정되었을 때 봐도 되지 않나요?
저희 아들도 사춘기를 한참 하고는 있지만 사촌형의 방황은 충격적이라고 생각할 것 같아요.
언니가 조카에게 조심을 시키겠지만 조카가 들을 리도 없구요.
참 난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