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내 마음의 음식

편식 조회수 : 1,281
작성일 : 2015-11-29 00:40:44

먹으면서 생각이 많아지게 하는 음식이 2가지 있어요

하나는 삶은 땅콩

제 고향에서는 이상하게 땅콩이 나오는 계절에 그걸 삶아먹는 유행이 있었어요

그 계절에 소풍을 가거나 운동회를 하면 너나없이 땅콩을 삶아서 가서 까먹고 그랬어요

그날도 다음날이 운동회 날이었는데 엄마가 땅콩을 삶으시더군요

삶은 땅콩의 고소한 맛에 홀려서 엄마몰래 꺼내먹다가 등짝을 싸대기로 맞았어요

그 땅콩이 오빠 담임선생님께  드릴려던 거였어요, 많이 맞은건 아니었는데

제 나이 불혹이 넘도록 아직까지 그 생각이 나네요

지금도 땅콩이 나오는 계절에는 삶아서 나혼자 원없이 까먹어요, 그 때 그생각을 하고

혼자 섭섭해하기도 하고, 우울해하기도 하고,  이 나이가 될때까지 생각하는 나도 참 징하구나 하기도 하고...


또 하나는 김치죽이에요

김치죽은 김치랑 밥을 끓여서 먹는, 그닥 아름답지는 않고 그냥 편하게, 급하게 후루륵 끓여 먹는 음식이죠

형제들이 다 별로라 했는데 유독 저만 그게 좋더군요

비오거나 추운날, 감기걸린 날 맵고 뜨겁게 끓인 김치죽 되게 땡겼어요

하여튼 식구들 별로없어 단출하게 먹거나 나 혼자 있는 날 엄마가 그걸 끓여주셨어요, 내가 좋아한다는 걸 알고

대가족이어서 내가 좋아하는 거 이런거 별로 눈에 띄지도 않고 좋아한다고 해도 별거 없던 그 시절에

엄마가 유독 나 한테만 해주던 거여서 아직까지 김치죽 먹을때 그때 생각이 나요

엄마도 힘드셨겠죠, 없는 집에 시집와서 대가족 뒷바라지에 평생 시집살이 하셨으니...

엄마에게 섭섭하기도 하고, 안됬기도 하고 ,,그럽니다



IP : 220.72.xxx.248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두요~~
    '15.11.29 12:43 AM (101.250.xxx.46)

    삶은 땅콩에 대한 추억은 없지만
    볶은 땅콩은 안먹어도 삶은건 한소쿠리도 먹어요 ㅎㅎ

    그리고 저희는 김치밥국이라고 불러요
    국밥이 아닌 밥국 ㅎㅎ
    국물멸치 몇개 넣고 신김치랑 밥 넣고 푹푹 끓인거
    감기 걸리면 늘 먹었던 소울푸드 같은 음식이죠^^

  • 2. .....
    '15.11.29 6:54 AM (223.62.xxx.210)

    김치죽 나도 좋아해요
    모양과 색이 별로라 아이들과 남편은 질색해서 김치국 많이 끓여서 남겨두었다 혼자서만 먹는 음식이죠
    이런 엄마를 보고 큰애가 따라 먹다 그 맛을 알게 되었는데
    사실 나도 먹게된 계기가 비슷해요
    어릴적 아버지가 술 많이 드시고 술병나면 끓이던 죽이라 친정 부모님 생각나면 먹는 음식이거든요
    나중에 내 아이도 날 생각하면서 먹게 되겠지.. 혼자서 생각해 봅니다.
    늙었나 일요일 새벽에 잠이 깨네요.^^

  • 3. micaseni88
    '15.11.29 5:05 PM (14.38.xxx.68)

    김치밥국...진짜 맛있죠. 경상도에선 갱죽...
    전 서울 사람인데도 엄청 좋아하는데 경상도 남편은 정말 싫어해요.
    보기도 좋은 떡이 먹기도 좋은데 이거 뭐 돼지죽 같다면서...
    하도 구박을 해서 남편 없을 때만 끓여먹습니다.
    집에 있는거 아무거나 추가로 넣을수 있어서 더 좋지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04443 사직 권고에 대처한 방식에 대한 후회 5 지나고나니 2015/11/29 3,477
504442 고구마 박스로 지금 사 놓으면 썩나요? 5 ?? 2015/11/29 2,414
504441 kndrmbs -> 이 사람 남자 아닌가요? 14 ㅋㄷㅎㄷ 2015/11/29 1,496
504440 초5 남아 살빼는거 포기할까요.. 49 9999 2015/11/29 2,318
504439 힘든상황?열받는?짜증나는? 화날상황인데 꾹참고...침착하게 씩 .. 2 아이린뚱둥 2015/11/29 980
504438 남편버릇고치기-제가 잘못했나요 12 2015/11/29 3,795
504437 목동 수능 물리학원 추천부탁드립니다 .. 2015/11/29 913
504436 적색 갓 뭐 해먹어야 할까요? 6 적색갓 2015/11/29 1,439
504435 죽도 총각 다시보기로 봤는데.. 12 ... 2015/11/29 4,122
504434 라식,라섹할때 꼭 검사받으세요. 1 ㅇㅇ 2015/11/29 2,074
504433 3인 가족 세탁기고민~~~ 도와주세요^_^ 3 파프리카 2015/11/29 2,025
504432 70대 노인 집에서 잘 미끄러지는데 실내슬리퍼 추천해주세요 6 크록스? 2015/11/29 1,357
504431 이병헌 얘기를 보고 드는 생각 3 음... 2015/11/29 2,480
504430 싹 난 양파가 많아요. 5 양파양 2015/11/29 2,901
504429 결혼할때 형제들이 나이많은 미혼일경우.. 7 .... 2015/11/29 2,032
504428 문유석 판사의 개인주의자 선언 읽고 있는데 참 시원합니다 4 촌철살인 2015/11/29 1,837
504427 경남 김해에서 서울까지 고속버스 몇시간 걸릴까요? 2 교통 2015/11/29 1,073
504426 맛있다고 올라온 짬뽕라면 23 .... 2015/11/29 5,668
504425 강황 한달 복용 후기 3 남편과 저 2015/11/29 9,255
504424 최고의팁좀 주십시오ㅡ많은양의 김장양념버무리기등등 도움좀 구합니다.. 48 김흥임 2015/11/29 2,789
504423 wmf압력솥 2.5 사용하신 분들, 가르쳐주세요~ 4 겨울이 2015/11/29 1,458
504422 코스트코에서 파는 보네이도 온풍기 5 0506 2015/11/29 7,738
504421 카스 친구신청취소 어떻게 이런 2015/11/29 2,317
504420 응팔 중국집 짜장면 그릇 요즘도 있나요? 2 짜장면그릇 2015/11/29 1,822
504419 [서울] 영동고, 경기고 잘 아시는 분,,,,, 2 교욱 2015/11/29 2,3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