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내 마음의 음식

편식 조회수 : 1,164
작성일 : 2015-11-29 00:40:44

먹으면서 생각이 많아지게 하는 음식이 2가지 있어요

하나는 삶은 땅콩

제 고향에서는 이상하게 땅콩이 나오는 계절에 그걸 삶아먹는 유행이 있었어요

그 계절에 소풍을 가거나 운동회를 하면 너나없이 땅콩을 삶아서 가서 까먹고 그랬어요

그날도 다음날이 운동회 날이었는데 엄마가 땅콩을 삶으시더군요

삶은 땅콩의 고소한 맛에 홀려서 엄마몰래 꺼내먹다가 등짝을 싸대기로 맞았어요

그 땅콩이 오빠 담임선생님께  드릴려던 거였어요, 많이 맞은건 아니었는데

제 나이 불혹이 넘도록 아직까지 그 생각이 나네요

지금도 땅콩이 나오는 계절에는 삶아서 나혼자 원없이 까먹어요, 그 때 그생각을 하고

혼자 섭섭해하기도 하고, 우울해하기도 하고,  이 나이가 될때까지 생각하는 나도 참 징하구나 하기도 하고...


또 하나는 김치죽이에요

김치죽은 김치랑 밥을 끓여서 먹는, 그닥 아름답지는 않고 그냥 편하게, 급하게 후루륵 끓여 먹는 음식이죠

형제들이 다 별로라 했는데 유독 저만 그게 좋더군요

비오거나 추운날, 감기걸린 날 맵고 뜨겁게 끓인 김치죽 되게 땡겼어요

하여튼 식구들 별로없어 단출하게 먹거나 나 혼자 있는 날 엄마가 그걸 끓여주셨어요, 내가 좋아한다는 걸 알고

대가족이어서 내가 좋아하는 거 이런거 별로 눈에 띄지도 않고 좋아한다고 해도 별거 없던 그 시절에

엄마가 유독 나 한테만 해주던 거여서 아직까지 김치죽 먹을때 그때 생각이 나요

엄마도 힘드셨겠죠, 없는 집에 시집와서 대가족 뒷바라지에 평생 시집살이 하셨으니...

엄마에게 섭섭하기도 하고, 안됬기도 하고 ,,그럽니다



IP : 220.72.xxx.248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두요~~
    '15.11.29 12:43 AM (101.250.xxx.46)

    삶은 땅콩에 대한 추억은 없지만
    볶은 땅콩은 안먹어도 삶은건 한소쿠리도 먹어요 ㅎㅎ

    그리고 저희는 김치밥국이라고 불러요
    국밥이 아닌 밥국 ㅎㅎ
    국물멸치 몇개 넣고 신김치랑 밥 넣고 푹푹 끓인거
    감기 걸리면 늘 먹었던 소울푸드 같은 음식이죠^^

  • 2. .....
    '15.11.29 6:54 AM (223.62.xxx.210)

    김치죽 나도 좋아해요
    모양과 색이 별로라 아이들과 남편은 질색해서 김치국 많이 끓여서 남겨두었다 혼자서만 먹는 음식이죠
    이런 엄마를 보고 큰애가 따라 먹다 그 맛을 알게 되었는데
    사실 나도 먹게된 계기가 비슷해요
    어릴적 아버지가 술 많이 드시고 술병나면 끓이던 죽이라 친정 부모님 생각나면 먹는 음식이거든요
    나중에 내 아이도 날 생각하면서 먹게 되겠지.. 혼자서 생각해 봅니다.
    늙었나 일요일 새벽에 잠이 깨네요.^^

  • 3. micaseni88
    '15.11.29 5:05 PM (14.38.xxx.68)

    김치밥국...진짜 맛있죠. 경상도에선 갱죽...
    전 서울 사람인데도 엄청 좋아하는데 경상도 남편은 정말 싫어해요.
    보기도 좋은 떡이 먹기도 좋은데 이거 뭐 돼지죽 같다면서...
    하도 구박을 해서 남편 없을 때만 끓여먹습니다.
    집에 있는거 아무거나 추가로 넣을수 있어서 더 좋지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18833 드디어 새누리 피터지는전쟁 서막이 열리다.. 3 .. 2016/01/17 1,354
518832 개정팔 속마음 번역사전(잼나요) 14 ㅎㅎ 2016/01/17 5,263
518831 한양대랑 강남가기 좋은 동네 추천해주세요. 4 전세 2억 2016/01/17 1,297
518830 결혼후 애 생긴 상태에서 세후월4~500수입이면요 4 ㄴㅇㄱ 2016/01/17 2,419
518829 외동이면 사회성 별로고 형제많으면 사회성 좋고 그런가요? 22 ........ 2016/01/17 5,119
518828 근데 해강이는 왜 하필 아귀찜을 골랐을까요? 궁금 2016/01/17 1,160
518827 콜레스테롤 잴때마다 병원 가야 하나요? ㄱㄱ 2016/01/17 478
518826 오늘 아들 여자친구가 집에놀러왔는데요 9 Hj 2016/01/17 6,630
518825 Microsoft edge (?) 라는걸 업데이트후 공인인증서 .. 한파 2016/01/17 468
518824 금목걸이 가지고 있는걸로 반지로 만들 수 있나요? 5 바꾸고싶어요.. 2016/01/17 1,398
518823 학교에서 공구하는 교복은 별로 인가요? 6 현성맘 2016/01/17 1,110
518822 옆집 강아지 문제로 전세 비워 달라는 주인여자. 14 양평에서 2016/01/17 4,371
518821 게이보다 낯선... 무성애자 26 성적소수 2016/01/17 11,221
518820 사짜 아들 가진 엄마들이 장가보낼때 10 ... 2016/01/17 5,508
518819 뙨장풀어서 시금치국 끓일건데요 10 내일 아침 2016/01/17 1,809
518818 사람들은 남 일엔 관심이 없는 게 맞나봐요. 9 예의라도 2016/01/17 2,597
518817 이 제사 꼭 참석해야될까요? 5 정말 2016/01/17 1,303
518816 시어머니는 머위대 까라하고 서방은 더덕까래고 8 그림속 2016/01/17 2,028
518815 간호사 조무사 병원에서 일하면 다치거나 병걸리는 경우 많나요? 3 VDSV 2016/01/17 1,711
518814 세월호642일) 아홉분외 미수습자님들이 꼭 가족 품으로 돌아오시.. 10 bluebe.. 2016/01/17 345
518813 화장이 내눈에 예쁘면 다른 사람들 눈에도 예쁠까요? 2 .... 2016/01/17 2,033
518812 빵,밀가루 인스턴트 외식 커피 아에 안먹엇더니 7 ㅠㅠㅠ 2016/01/17 5,495
518811 중소기업 청소기 괜찮아요 3 청소기 2016/01/17 1,396
518810 김성령 팬은 아닌데 7 ;;;;;;.. 2016/01/17 2,193
518809 일룸 올리 책상. 카니발로 옮길 수 있을까요? 일룸 2016/01/17 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