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400년전 아내의 편지

카레라이스 조회수 : 2,534
작성일 : 2015-11-26 17:15:41
원이 아버지에게
병술년(1586년) 유월 초하룻날 아내가

당신 언제나 나에게"둘이 머리 희어지도록 살다가 함께 죽자"고 하셨지요.
그런데 어찌 나를두고 당신먼저 가십니까? 나와 어린아이는 누구의 말을 듣고
어떻게 살라고 다 버리고 당신 먼저 가십니까? 당신 나에게 마음 어떻게 가져왔고
또 나는 당신에게 어떻게 마음을 가져왔나요? 함께 누우면 언제나 나는 당신에게
말하곤 했지요. "여보, 다른 사람들도 우리처럼 서로 어여삐 여기고 사랑할까요?
남들도 정말 우리 같을까요? 어찌 그런일들 생각하지도 않고 나를 버리고 먼저 가시는가요?
당신없이는 아무리해도 나는 살수없어요. 빨리 당신께 가고싶어요. 나를 데려가 주세요.
당신을 향한 마음 이승에서 잊을 수 없고, 서러운 뜻 한이 없습니다. 내 마음 어디에 두고
자식 데리고 당신을 그리워 하며 살 수 있을까 생각합니다. 이내 편지보시고 내 꿈에 와서
말해주세요. 꿈속에서 당신말을 자세히 듣고 싶어서 이렇게 써서 넣어 드립니다.
당신 내 뱃속의 자식 낳으면 보고 말할 것 있다하고 그렇게 가시니 뱃속의 자식 낳으면
누구를 아버지라 하시라는 거지요? 아무리 한들 내 마음 같으며 이런 슬픈 일이
하늘 아래 또 있겠습니까? 당신은 한갓 그곳에 계실 뿐이지만 아무리 내 마음 같이
서럽겠습니까? 한도없고 끝도없어 다 못쓰고 대강 적습니다. 이 편지 보시고 내 꿈에와서
자세히 보여주고 또 말해 주세요. 나는 꿈속에 당신을 볼 수 있다고 믿습니다.
몰래와서 보여주세요. 하고싶은 말이 끝이 없어 이만 적습니다.
(안동대학교 사학과 임세권교수 현대어로 옮김)

이응태 편지로 알려진...
어느 남편을 병으로 잃은 부인의 절절한 편지입니다
1998년 안동에서 남편의 묘터에서 함께 출토됨
IP : 117.111.xxx.224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어머나...
    '15.11.26 5:18 PM (210.180.xxx.195)

    임신한 부인을 두고 남편이 먼저 갔나 보네요.

    그나저나 이 부부은 연애 결혼 한 것도 아닐텐데 참 사이가 좋았나보네요. 부러워요~

  • 2. 하아
    '15.11.26 5:20 PM (125.140.xxx.87)

    미우니 고우니 해도 부부가 최고지요.
    가슴이 찌르르르 하네요.

  • 3. 이해되네
    '15.11.26 5:50 PM (112.173.xxx.196)

    저 시대 재혼이 공식적인 것도 아니고 남편 죽고 나면 평생 수절하며 홀로 살아야 하는데
    뱃속에 아이는 있지... 정말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질 것 같은 심정이겠어요.
    편지를 보니 부부사이도 애틋했던 것 같은데.. 너무 둘이 좋아도 나중에
    헤어지는 슬픔이 커서 사랑도 적당히 해야겠더라구요.

  • 4. ..
    '15.11.26 6:00 PM (223.62.xxx.119)

    이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소설이
    능소화 죠.
    읽을만해요.

  • 5. kbs...
    '15.11.26 6:11 PM (221.147.xxx.122)

    역사 스페셜에서 소개 되었죠..
    책으로도 출판 되었구요..
    여섯권 짜리로요..

  • 6. ..
    '15.11.26 6:35 PM (114.202.xxx.83) - 삭제된댓글

    뮤지컬인가도 했어요.
    제목이 원이엄마 였던걸로 기억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18945 내 아이가 평범한 애란걸 언제 깨달으셨어요?? 15 2016/01/17 5,991
518944 수영장 물 더럽나요? 2016/01/17 589
518943 망설이다 벤츠 놓친적 있으시나요?? 5 .. 2016/01/16 3,004
518942 이 시간에 도움 청해요... 5 .. 2016/01/16 1,040
518941 응팔 한편도 안보신 분 있나요? 36 저요 2016/01/16 3,108
518940 강동원은 왜이리 잘생겼나요..... 27 ㅕㅕㅕ 2016/01/16 5,643
518939 신승훈 vs 김건모 18 가수 2016/01/16 2,533
518938 잉글리쉬페이션트에 젊고 통통한 콜린퍼스가 나오내요 1 .. 2016/01/16 1,488
518937 중3되는 아이 쌍수 해줘도 될까요? 15 오후에 2016/01/16 5,056
518936 결혼 후 적은 돈이라도 계속 버는게 맞을까요 20 happy 2016/01/16 5,787
518935 요즘 어린사람들의 집들이는 좀 바뀌긴했어요. 7 ㅇㅇ 2016/01/16 3,653
518934 로스쿨 (조언부탁드립니다^^) 21 로스쿨 2016/01/16 4,065
518933 백김치 통틀어 첨 담가봤는데 2 며칠째부터먹.. 2016/01/16 1,273
518932 애인있어요 안보고 파파이스 두번 봤네요.. 15 아마 2016/01/16 2,434
518931 어제 뭐 거신분.. 5 그.. 2016/01/16 1,121
518930 고딩아들이 1 ㅇㅇ 2016/01/16 912
518929 여권핵심부?닥언니가 마음먹고 강용석 꽂아주는것 3 낭만고양이 2016/01/16 1,062
518928 집들이도 전근대적인 관습아닌가요? 11 ㅇㅇㅇ 2016/01/16 3,198
518927 여러분 chelse.. 2016/01/16 366
518926 맛있는 녀석들 보면요 밥이 이상해요 3 줄지 않는 .. 2016/01/16 2,773
518925 만옥이 아버지는 괜찮았어요 그래도 2016/01/16 1,415
518924 47세 남성인데요, 검은깨(흑임자)를 식전에 먹고있는데 피부가 .. 6 당산사람 2016/01/16 6,023
518923 계란 콩나물국 끓일 수 있을까요? 7 음음 2016/01/16 1,047
518922 예비소집일 츄리닝 바지 입고 가면 ᆢ안되겠지요ᆢ 4 예비중 2016/01/16 977
518921 무나물 볶음이 써요. 이유를 알고 싶어요.ㅜㅜ 12 2016/01/16 6,2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