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댄스댄스댄스 다시 읽어요

하루키 조회수 : 1,268
작성일 : 2015-11-25 10:29:04

'나'는 이러저러한 큰 읽을 겪고 

세상과 단절된 삶을 살고 있다.

걸려오는 전화는 받지 않고

누군가의 방문에도 답하지 않으며

아무도 만나지 않고

기르는 고양이인 '정어리'와도 대화하지 않는다

편지가 오면 읽어보지만

답장은 쓰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날 아침에 일어나 보니

'정어리'가 죽었다.

나는 고양이를 백화점 쇼핑백에 담아 차 트렁크에 넣고

멀리 운전하여 적당한 나무 숲을 찾는다.

종이봉지에 똘똘 뭉친 채로 정어리를 구덩이에 넣고

그 위에 흙을 덮는다.


미안하지만 우리에겐 이게 걸맞는거야, 하고 마지막으로 정어리에게 말한다.


몇시간 후 홀로 앉아 캄캄한 곳에 묻어둔 고양이를 생각한다.

종이 봉지에 흙이 닿는 소리를 생각한다.

'하지만 그게 걸맞는 거야. 네게나 내게나.'


--------------

오늘 아침에 읽은 부분이에요.

'미안하지만 우리에겐 이게 걸맞는거야'

'하지만 그게 걸맞는 거야. 네게나 내게나'

하루키 소설 속 주인공을 설명하는 문장이라고 생각합니다.


20년을 가지고 있던 책을

다시 펼쳐보니 마음이 말랑해지네요





IP : 222.107.xxx.182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5.11.25 10:30 AM (210.217.xxx.81)

    집에 있는데 저도 읽어보고 싶네요 20대에는 그저 책을 글자만 읽었나봐요
    내용이 기억이 하나도 안나네요

  • 2. ㅂ ㅂ
    '15.11.25 10:32 AM (222.237.xxx.130)

    오래전에 읽었는데 반갑네요 ㅠㅠ
    미안하지만 그게 걸맞는거야......
    하루키 다워요 ㅠㅠㅠ

  • 3. 행복
    '15.11.25 10:34 AM (122.32.xxx.131)

    하루키 소설중에 정말 좋아하는 책이예요
    하두 읽어서 너덜너덜해졌지요
    화장실 갈때 들고가서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 읽어도 모든
    문장이 재미있어요
    이 책을 읽고있노라면 소설속
    인물들과 장소가 너무 생생한것이
    내가 그 자리에 있는거 같아요
    하루키가 얼마나 몰입해서 써내려갔는지
    열정이 읽혀져요

  • 4. ...
    '15.11.25 10:34 AM (223.62.xxx.83)

    심드렁하고 시니컬한 말투
    이게 넘 좋아요.

  • 5. 어릴적 읽었는데..
    '15.11.25 10:47 AM (175.141.xxx.198)

    기억이 안나요..ㅠㅠ 저도 다시 읽어야 하나봐요

  • 6. 아이슬랜드
    '15.11.25 11:05 AM (39.118.xxx.51)

    저도 하루키 책중에 가장 좋아하는 책이에요... 이거랑 양을 둘러싼 모험..

  • 7. ㅇㅇ
    '15.11.25 11:19 AM (219.240.xxx.37)

    하루키 책이라면 에세이까지 다 찾아 읽었는데
    원글님이 쓰신 글귀 기억이 안 나네요. ㅎㅎㅎㅎ
    도대체 난 뭘 읽었을까요?

  • 8. 하루키
    '15.11.25 11:24 AM (222.107.xxx.182)

    저도 1973년 핀볼,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이어지는 양을 둘러싼 모험, 무척 좋아요
    얼마전 하루키 레시피라는 책을 빌려 읽었는데
    거기 보면 하루키와 관련된공간을 찾아다니는 분들이
    꽤 있나보더라구요
    쥐외 시간을 보냈던 J's바,
    나오코와 오래 걸었던 길,
    하루키가 직접 운영했던 재즈바,
    하루키 책 속 음식만을 파는 음식점...
    저도 하루키를 무척 좋아했지만
    젊어 한 때려니 심드렁해지기도 했었는데
    아직도 그런 마음을 가지고 사는 분들은
    여전히 청춘이 아닌가 싶어요
    가슴이 돌덩어리인채로 살다가
    소설 한편에 위안을 얻네요

  • 9. 하루키
    '15.11.25 11:26 AM (222.107.xxx.182)

    그리고 저도 기억하고 있지 못했어요
    다시 읽어보니
    그 문장이 쿵 하고 오는 거죠
    기억나지 않는다고 좌절하지 마시길 ㅎㅎ

  • 10. ....
    '15.11.25 12:16 PM (203.255.xxx.86)

    저도 하루키 책 중 댄스댄스댄스가 제일 좋더라구요. 가장 하루키 답게 쓴 글 같애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11679 동치미 담궜는데요 2 2015/12/22 861
511678 침대 잘 아시는 분,,,,,독립스프링? 아니어도 괜찮나요? 3 침대 2015/12/22 979
511677 남편따라 외국가신 분들.. 어떻게 지내시나요? 13 gg 2015/12/22 3,237
511676 집에 식탁의자 빼고 의자가 총 몇개이신가요ᆢ 4 짐짐 2015/12/22 817
511675 크리스마스에 아무것도 안하시는분 있나요? 5 ㅇㅇ 2015/12/22 1,668
511674 지퍼 대신 자석 가방 2 지퍼 대신 .. 2015/12/22 936
511673 일본은 지진 소식 없었나요? 궁금 2015/12/22 380
511672 영등포 대게 잘되는 집 괜찮나요? 대게 2015/12/22 3,392
511671 제 얘기좀 들어주세요. 아는 분이 제가 그 사람을 바보 만들었다.. 24 .... 2015/12/22 6,132
511670 흰머리 염색 갈색으로 하려면 어느 미용실을 가야하나요 7 3333 2015/12/22 1,869
511669 식기세척기돌리고 나면 유리그릇이 뿌얘요 6 ㅇㅇㅇ 2015/12/22 1,928
511668 친정엄마한테 왠지 섭섭해 12 내가 나쁜걸.. 2015/12/22 3,490
511667 말벌 소방관 유가족 ˝어떻게 죽어야 순직입니까˝ 49 세우실 2015/12/22 861
511666 가시오가피 하고 옥수수수염차를 1 하루종일 2015/12/22 513
511665 어떤 방법이 좋을까요 13 힘들다ㅠ 2015/12/22 1,690
511664 새정치연합 온라인 입당, 6만2천명 돌파 7 입당러시 2015/12/22 966
511663 연예인들 수술받는 성형외과는 어디일까요? 1 궁금 2015/12/22 1,693
511662 커피숍케익 좀 추천해주세요 3 블루레인 2015/12/22 1,000
511661 30-40대 직장내 입을 단정한 원피스 브랜드 아세요? 15 재능이필요해.. 2015/12/22 5,521
511660 이혼밥먹듯하는시댁 2 가을 2015/12/22 2,730
511659 라식 후 야간운전시 빛번짐에 좋은방법 없나요? 마요 2015/12/22 2,185
511658 국정원, 서울시, 강남구 직원의 댓글 길벗1 2015/12/22 528
511657 좋아하는 순간 2 ... 2015/12/22 883
511656 기자의눈-조계사 한상균 때와는 180도 달랐던 방송사들 1 세월호청문회.. 2015/12/22 1,003
511655 아이 특성화고교 보내신 분들 5 ^^ 2015/12/22 1,8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