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인생의 가장 고통스러웠던 기억

중년 조회수 : 3,530
작성일 : 2015-11-23 08:34:11

중년이 되어 과거를 돌아보니

그간 겪었던 많은 일들....어떤 것들은 아직도 생생하게 다가와요.


부모의 폭력--엄마 얼굴에서 떨어져 바닥에 뚝뚝 흐르던 피

부모의 성적타락--옆 방에서 나던 엄마와 애인의 신음소리

엄마의 가출, 이혼

아빠의 거듭되는 재혼, 새엄마의 정서적 학대

형제의 타락, 알콜중독, 도박, ....


여러 일들이 있었는데

이상한 건, 다른 부분은 거의 극복이 되었고

내 삶 자체에 대해 받아들이고 감사한 마음이 들어요.


그런데, 딱 한 가지,,

20대 초에 시작되어 몇 년간 격렬하게 진행되었던 여드름과의 전쟁....

이게 전 제일 두려워요..아직도요.. 다시 돌아가라고 하면 죽어버릴 거 같아요.

한참 멋부릴때,

온 얼굴에 화농성 여드름으로 덮여 버렸죠

무슨 짓을 해도 낫지 않았고

친구들 앞에서 얼굴을 들 수가 없었어요

밖에 나가기도 싫었고

사우나를 가도, 지하철을 타도 옆에 있는 사람이 쳐다보고

오지랍 넓은 사람은 거기에 대해 뭐라 한마디씩 하고 그랬어요..

지금도 그 흉터를 가지고 있죠..아주아주 상처가 심하진 않아요.

지금은 그냥 내 얼굴이 좋아요.예쁘지 않아도.


근데 그 기억은 가슴 속 깊이 수치심과 두려움을 줘요.

내 애들 얼굴에 조그마한 뾰루지라도 나면 두려워서 계속 잔소리 해요.


저 왜그럴까요..

왜 그 부분만은 도저히 치유가 안될까요..


지금도 남 앞에서는 '여드름' '피부' '얼굴'에 대한 주제를 꺼낼 수가 없어요..

아시는 분 알려주세요..



그리고,, 여러분의 가장 괴로웠던 순간은 언제였나도 궁금하네요.


IP : 50.137.xxx.131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때로는
    '15.11.23 9:24 AM (39.7.xxx.112)

    그냥 덮어두고 묻어두는 것이 치유의 방법일수도 있습니다.
    자꾸 되새김질하면서 왜? 라고 되물어도 방법이 찾아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고,
    그저 상처를 긁는 꼴이 되죠.

    잊지 마세요.
    잊어야 할건 잊으려하며 사는 것.

  • 2. ..
    '15.11.23 9:42 AM (223.62.xxx.21)

    반전이네요. 앞에 글읽으면서 헉했는데 그것보다 여드름이시라니.. 저도 그러고보니 20대초반 여드름이 심해 좋은시절다보냈는데 잊고살았어요. 지금도 맨얼굴로 슈퍼도 잘 안가지만 지금 뭐 나는거 없으니 주름은 생겨가도 트러블없으니 편하네 하는 생각도 들던데.
    원글님도 여드름이 엄청 상처였나봐요..
    40대 중반되니 지나온 날들 자꾸생각나고 본인에 대한 후회와 연민도 많아지고그러네요
    누구나 그 중에 가장 상처가 되는게 있겠지요..

  • 3. 다른건 원글님 잘못이 아닌데
    '15.11.23 9:43 AM (112.164.xxx.245) - 삭제된댓글

    그건 원글님 탓이라고 생각해서 그런거 아닌가요?
    저도 20대때 한참 여드름 심하게 올라와서 꿈에 온 몸에 여드름 나는 악몽도 꾸고 그랬어요.
    그 때 오랜만에 본 친구가 넌 이지경이 될때까지 병원도 안가냐면서 뭐라 그랬는데
    전 그런일로 병원 간다는건 생각도 못하고.. 그냥 그 말 무시하고 제 나름대로 처방하면서 살았어요.
    단식하고 채식하고 세안 신경쓰고 화장안하고.. 그러다보니 나중엔 그냥 괜찮아지더라구요.
    지금은 그 때 생각나지도 않아요. 그냥 젊어서 호르몬이 좀 날 괴롭혔지. 그냥 그렇게만 생각해요.
    여드름이 내가 나라고 해서 나는 것도 아니잖아요. 몸의 작용인데 스트레스로 심화되면 심화됐지 안나진 않을거에요. 그냥 과정이라고 생각해야죠.. 영원히 여드름 날 것도 아니니까요..

  • 4. 저랑 비슷하네요..
    '15.11.23 9:59 AM (180.67.xxx.84)

    제가 지금 어릴때(중학교시절)의 어떤 기억때문에 심리치료를 받고 있어요..
    지금 제 나이 50 중반이예요..

    상담사가 그 시절의 저한테 많은 위로와 격려를 주라고 하더군요..
    그 시절의 저를 끄집어내고 싶지 않지만
    상담사말대고 그 시절의 저한테 많이 얘기하고 있어요..

    "넌 그때 그게 최선이었어...너무 자책하지마...너 정말 잘했어..."
    이렇게 매일 매일 42년전의 저한테 얘기하고 있어요..

    얼마전에는 맛있는 빵집에서 빵과 커피를 먹으면서
    그 시절의 저한테 얘기했어요..
    "이 빵 맛있게 먹어..그 시절 잘 견뎌내서 이렇게 맛있는
    빵과 커피 먹을수 있으니까 너는 행복한 아이야...너 참 잘했어 "
    .
    .
    괴로운 생각을 자꾸 잊으려고 노력하고,
    기억안하려고 하면 할수록 괴로운 기억들은 슬금슬금 나오는 것 같아요..

    그냥 그 안좋았던 기억들을 끄집어내서
    달래주고 위로해주고 격려해주세요..

  • 5. . .
    '15.11.23 10:05 AM (175.223.xxx.160) - 삭제된댓글

    댓글들이 가슴아파요 ㅠ

  • 6. 참고로
    '15.11.23 10:46 AM (219.240.xxx.3)

    자위행위를 많이하면 여드름이 심해진다고 ㅠㅠ

  • 7. ..
    '15.11.23 10:54 AM (223.62.xxx.21)

    참고로 얘 뭐래니??

  • 8. 아이고
    '15.11.23 11:29 AM (220.76.xxx.231)

    지성피부가 화농성 여드름이 심하더라구요 그런여드름도 남자는 덜한데 여자는 치명적이예요
    우리남편이 그랬어요 옛날에는 피부과 갈줄도 모르고 그냥견뎠어요 나이들어 늙어가니
    표시안나요 너무걱정 되엇을거 같아요 참 원글님 엄마는 나쁜엄마요 어떻게 딸키우면서
    애인을 집에 데리고와서 그런짓을 하는지 나라면 그엄마 죽이고싶을거 같아요
    그엄마 의절하세요 사람도 아니예요 개지

  • 9. 참고로 얘 뭐래니??
    '15.11.23 11:45 AM (106.240.xxx.214)

    2222 몇살인데 저런 소리하는지 으이구

  • 10. 99
    '15.11.23 1:18 PM (59.6.xxx.32)

    묻어두지 마세요.
    상담치료를 받는게 제일 좋겠지만 그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하신다면
    차라리 얼굴에다 여드름 비슷하게 보이는 것들을 한번 그려보세요.
    수성매직 같은것으로 점을 찍어도 좋고...그 얼굴을 또렷하게 응시한 뒤에 싹 지우고
    지금의 얼굴을 보는 것도 심리적 치료의 한 방법입니다.
    이십대 초반 내가 가장 이뻐야 할 나이에 여드름으로 고통을 당한 것에 대한 분노 같은 감정일수도 있어요.
    어쩌면 엄마에 대한 분노일수도 있어요.
    엄마를 대놓고 원망하지 못하고 그 원망을 자신에게 투영하는거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11121 어제궁금한이야기 최솔군사연보니 울화가치미네요 11 에혀 2015/12/20 7,391
511120 돈이 굉장히 많은데 혼자 산다면 몇평이 최고평수일것 같아요..?.. 42 .. 2015/12/20 17,365
511119 난방텐트 관심갖고 지켜봐야되지 않을까요 뒤에끌어옮 2015/12/20 1,488
511118 이시간에 계신님들 왜 안주무세요? 19 ㅁㅁ 2015/12/20 3,620
511117 우울증엔 커피가 좋네요. 17 Christ.. 2015/12/20 10,225
511116 중국에서 드라마 찍은 한국인들 중국말로 하는거에요? 49 ........ 2015/12/20 3,706
511115 어플로 이성 만나는 것 49 ... 2015/12/20 3,039
511114 눈치더럽게 없는 남편과의 지인모임은 부부싸움을 불러오네요 5 우히히 2015/12/20 4,597
511113 자스민쌀이랑 태국찹쌀 반반 섞어서 밥하려고 하는데요... 궁금해요 2015/12/20 1,209
511112 하위권 자기주도학원이나 캠프, 기숙학원 보내보신 분들 도움 부탁.. 28 고딩맘 2015/12/20 4,856
511111 구찌가방 필웨이에서 샀는데 물티슈로 닦으니 까짐??? 5 Bag홀릭 2015/12/20 6,465
511110 아들이 공부를 잘하는게 딸이 공부를 잘하는 것보다 훨씬 기쁜가요.. 49 부모 2015/12/20 7,320
511109 추가합격이 되었는데요... 19 2015/12/20 13,528
511108 원룸 임대시 10 히말라야 2015/12/20 2,424
511107 동네과외 할까요 말까요? 6 살짝 고민;.. 2015/12/20 3,431
511106 그것이 알고싶다 ,, 4 ,, 2015/12/20 6,512
511105 세월호유가족절규 보면서 외면하고 옆사람과 웃으며 지나가는 대통령.. 10 .. 2015/12/20 2,972
511104 원목책상이 너무 높은데 이거 고칠수 있을까요? 1 초겨울 2015/12/20 1,170
511103 예민한건가요? 46 제가 2015/12/20 21,193
511102 응팔) 정환이는 공부를 어느정도 하는 건지요? 19 ㅇㅇ 2015/12/20 15,240
511101 상사병으로 죽는경우가 있을까요 49 ㅇㅇ 2015/12/20 15,043
511100 월세 중도해지 해야할까요? 3 ... 2015/12/20 2,127
511099 백종원 방금나온 핫케이크 어떤재료 사용했나요? 6 2015/12/20 5,738
511098 지금사랑과영혼하는데 4 2015/12/20 2,014
511097 신X희 강남구청장 ㅡㅡ;; 49 대박 2015/12/19 4,9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