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이 되어 과거를 돌아보니
그간 겪었던 많은 일들....어떤 것들은 아직도 생생하게 다가와요.
부모의 폭력--엄마 얼굴에서 떨어져 바닥에 뚝뚝 흐르던 피
부모의 성적타락--옆 방에서 나던 엄마와 애인의 신음소리
엄마의 가출, 이혼
아빠의 거듭되는 재혼, 새엄마의 정서적 학대
형제의 타락, 알콜중독, 도박, ....
여러 일들이 있었는데
이상한 건, 다른 부분은 거의 극복이 되었고
내 삶 자체에 대해 받아들이고 감사한 마음이 들어요.
그런데, 딱 한 가지,,
20대 초에 시작되어 몇 년간 격렬하게 진행되었던 여드름과의 전쟁....
이게 전 제일 두려워요..아직도요.. 다시 돌아가라고 하면 죽어버릴 거 같아요.
한참 멋부릴때,
온 얼굴에 화농성 여드름으로 덮여 버렸죠
무슨 짓을 해도 낫지 않았고
친구들 앞에서 얼굴을 들 수가 없었어요
밖에 나가기도 싫었고
사우나를 가도, 지하철을 타도 옆에 있는 사람이 쳐다보고
오지랍 넓은 사람은 거기에 대해 뭐라 한마디씩 하고 그랬어요..
지금도 그 흉터를 가지고 있죠..아주아주 상처가 심하진 않아요.
지금은 그냥 내 얼굴이 좋아요.예쁘지 않아도.
근데 그 기억은 가슴 속 깊이 수치심과 두려움을 줘요.
내 애들 얼굴에 조그마한 뾰루지라도 나면 두려워서 계속 잔소리 해요.
저 왜그럴까요..
왜 그 부분만은 도저히 치유가 안될까요..
지금도 남 앞에서는 '여드름' '피부' '얼굴'에 대한 주제를 꺼낼 수가 없어요..
아시는 분 알려주세요..
그리고,, 여러분의 가장 괴로웠던 순간은 언제였나도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