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날씨도 우울하고 생각이 많아지네요.
저는 결혼적령기 여성입니다. 3살 어린 연하 남자친구가 있어요.
저는 당장 결혼하기 괜찮은 조건을 가지고 있는지도 몰라요
여중여고 공부만 하며 무난히 보냈고 괜찮은 대학 들어가 졸업했어요
무난한 직장을 가지고 있고 일은 힘들지만 웬만한 남자들보다 연봉도 높습니다
화목한 집안에서 평범하게 자랐고 부모님 건강하시고 저도 건강하니
어쩌면 전 복이 많은 사람인지도 모르겠어요
저랑은 다르게 지금 남자친구는 키도 크고 굉장히 잘 생겼어요..
지나가던 여자들이 한번씩은 돌아보고 어느 단체에 소속이 되건 꼬리치는 여자들이 한둘은 꼭 생겨요
자신감 넘치고 당당하고, 뭘 하든 긍정적이예요..
다만 흔히들 말하는 조건이 좋은 사람은 아니죠..
집안은 저희 가족처럼 평범한 것 같은데, 전문대를 나와서 쉼없이 교대근무하는 계약직 직장을 다녀요
아마 저희 부모님께 소개시키면 반기시진 않으실테죠
제가 철이 없는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남친을 제가 더 좋아하니 만나고 있는데
주변에서 결혼 얘기가 많이 나오는 요즘, 많이 불안하고 고민이 되네요
남자친구는 항상 말해요... 너랑 결혼하면 어쩌고저쩌고..
남자친구는 절 사랑한다 말하지만 하는 행동은 항상 절 외롭게 해요
화가 나면 막 대하는 것도, 잠수를 타버리는 것도, 그러고 자기기분 풀리면 뒤늦게 미안하다 사과하는 것도..
그리고 같이 있을때 여기저기서 오빠뭐해~ 하며 오는 어린 여자들의 연락..
그런걸 다 받아주면서 제가 화를 내면 아무 사이도 아닌데 오버 떨지말라고 하고.
처음에 성격이 너무 맞지 않아, 그리고 나를 소중히 대하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어
진지하게 고민하여 제가 헤어지자고 두 번 말했었는데요
그때마다 저를 붙잡고 다시 만나달라 한 건 남친 쪽이었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저에게 조금씩 맞추려 노력하고 다정하게 굴려 노력하는 남친을 보며
나를 좋아하긴 하는구나 싶다가도 가끔은 맘이 서늘해져요
전에 술에 취한 남친에게 물어본 적이 있었어요.
주변에 아이돌 지망생, 모델 이성친구들도 많은데 날 왜 만나냐..
아까운 여자라서 만난대요. 다정하고 현명하고 개념있고 배경도 갖춘 여자라고..
자기가 어디가서 다시 만날 수 없을 거 같다고...
동갑인 친구에게 이 얘길하니 그럽디다.
그 남자는 그냥 네 조건을 보고 널 만나는거지 네가 좋아서 만나는 건 아니다..
갖기는 싫고 남 주긴 싫은 계륵일지 모른다....
남친을 만나면 너무 좋은데.. 저 말이 마음에서 떠나지 않네요
계륵.. 정말 그 사람한테 전 남 주기 아까운 존재이지만 매력없고 귀찮은 여자인걸까요
저도 알아요... 저같이 맹하고 끼부릴줄 모르는 해바라기 타입은 같은 성향의 남잘 만나야죠
결혼, 인연이라는게 참 맘대로 안되네요
마음이 싱숭생숭해서 긴 글 남겨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