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합가하고 분가한지 얼마 안되었네요. 그동안 형님네 김장까지 담가 드리느라고 김장철마다 잠도 못자고 힘들었었어요. 시어머니 절인배추는 비싸다면서 통배추 사다가 씻고 다듬고 80포기를 아파트에서 담느라 고생 많이했었네요.
분가하고나서 저는 포기김치 사다먹었네요. 좀 짜긴해도 괜찮은 김치를 알게되었거든요.
올해 시어머니께서 김장하신다고 저를 부르시는데 딱 한마디로 올해까지만 가고 내년부턴 가지 않겠노라고 했습니다.
뭐..당연히 무척 기분나빠 하시죠. 게다가 더 쐐기를 박았네요. 김장 담그러는 가지만 가져가지는 않겠다고..
친정도 김장 가져가라고 하셨는데 둘곳이 없어 못가지고 온다고..
당돌하고 저것이 (시어머니는 저보고 저것 이것 잡것.. 이런말로 칭하시곤 하셨는데) 뭘 잘못먹었냐는 투였지만
개이치 않을려고합니다. 저는 분가했으니까 이젠 제 살림 제가 알아서 해야하는 것이니까요.
형님은 매번 어머니 챙겨주시는것 받아가면서 이걸 다 어쩐다고 뒤에서 말하시던데
저는 차라리 저럴바에는 못된 며느리 하고싶!습!니!다.
저도 결혼한지 이제 십년이 넘었네요. 이전에는 뭐든 네네..그래야 잘하는줄 알았는데
살고보니 아니에요. 그동안 합가하면서 형제들 모임 음식 혼자 다하고 명절 음식 다 하고 그랬는데
돌이켜 생각해보니 혼자 바보짓한것 같아요. 아무도 관심도 없는데 혼자만 힘들어 했어요.
앞으론 포기김치는 혼자서 담아먹거나 사먹고 그럴려고요.
그동안 김장 담는다고 할때마다 저에게 일임하시던 시어머니.. 저도 귀한집 자식이네요. 저도 처음부터 일 잘한거 아니었네요. 그러니 잘하는 애니까 혼자서 놔두어도 다 되있다..이런말 하시지 마세요. 저도 잠잘줄알고 먹을줄알고 쉴줄 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