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우리 아버지 어머니, 식당 아저씨, 동네 미용실 아줌마들이 이런 세상을 만들고 있다.

조회수 : 1,797
작성일 : 2015-11-17 14:53:19
안희곤
4시간 · 수정됨 · 

요 며칠 새누리 의원들의 발언들을 보자니 1980년의 광주가 떠오른다. 

나는 겨우 고등학생이었지만 TV와 신문에 나오는 말들이 죄다 거짓말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때 광주 시민들은 간첩들과 빨갱이들에게 선동 당한 폭도들이었고, 

그들이 자위책으로 든 소총은 경찰서를 습격해(텅빈 곳을!) 탈취한 것이었으며, 

그들을 쏴죽이건 몽둥이로 패죽이건 그건 국가가 할 만한 정당한 행위였다. 

TV와 신문으로만 소식을 접하던 사람들은 두근거리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저 전라도 빨갱이 새끼들, 다 죽여도 그만이지”라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뇌까렸다.

경찰이 불법시위를 한 시민을 총으로 쏴죽여도 그만이고, 

데모를 못하도록 아예 광화문 광장, 시청 광장을 없애버려야 하고, 

심지어 위수령도 발동할 수 있다는 말을 국회의원이 대낮에 아무렇지도 않게 발언한다. 

그들은 1980년을 그리워하는 자들이다. 

그리고 그런 자들을 뽑은 게 유권자다. 

TV에서 줄창 비춰주는 성난 시위대의 모습과 난장판이 된 길거리, 

물대포와 최루액으로 가득한 모습만을 보던 유권자는, 

그런 국회의원의 말이 틀린 게 없다고 생각한다. 

사경을 헤매는 농민은 “자기가 한 일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일 뿐이다.

새누리당에 민정당이 오버랩되고, 광화문 사거리가 광주 금남로로 오버랩된다. 

광장을 빈틈없이 에워싼 차벽은 80년 광주를 물샐틈 없이 봉쇄한 군대를 떠올리게 한다. 

그들의 전략은 고립과 차단이고, 그밖의 사람들에게 진실은 감추고 폭력과 두려움의 막연한 이미지만 남기는 데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차벽 안에서, 광주 안에서, 무슨 살상이 벌어져도 “저들 탓에 벌어진 일”이 된다.

누가 죽어도 눈 깜짝하지 않을 세상이다. 

방송 시간의 절반은 북한 얘기로 조롱하고 시시덕대고, 

나머지 절반은 남한의 좌파빨갱이 얘기로 시시덕거리는 종편들을, 

그것도 “재미가 있다”고 하루종일 틀어놓고 시간 보내는 

우리 아버지 어머니, 식당 아저씨, 동네 미용실 아줌마들이 이런 세상을 만들고 있다.

세상은 언제쯤 조금 바뀌려나. 1980년에서 35년이 흘렀건만.

IP : 121.131.xxx.108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5.11.17 2:53 PM (121.131.xxx.108)

    https://www.facebook.com/heegone/posts/748833995260111?pnref=story

  • 2.
    '15.11.17 2:54 PM (121.131.xxx.108)

    80년 광주가 생각나는 요즘입니다.
    요즘 82 자게도 보면 희한한 소리 날리는 분들이 많아졌더군요.
    종편의 힘이 무섭습니다.

  • 3. beechmount
    '15.11.17 3:50 PM (84.203.xxx.151)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갈것 같은 불안함

  • 4. 당장
    '15.11.17 4:40 PM (119.67.xxx.187)

    여기 82자게만해도 그런데요!
    회원개인 사생활고민보다. 연예인의. 사생활 누가 더 예프냐 아니냐. 나 개인의. 미래 안녕 국가보다 즐기고. 가꾸고 먹는데 더 관심두지. 정치는 당장의 내일로 직결될거 같지 않으니 관심을 안두죠!!

    나라가 보수가 아닌 극우로 치닫고 있고 청년들도. 나서지 않거나. 일부만 움직이니. 동력이 떨어지죠!!야당은 분열갈등의 온상지고!!!

    지금 가장 열정적으로 공격 방어하고 집권열망으로. 가득차 단합잘된 힘있는 곳은 박그네 주변이에요!!
    수단과방법 가리지 않고 한곳만 바라보고. 멍청한 국민들 덴리고 죽어라 전진하는곳!!

    나머진 저기세에 눌려 겁먹은 상태!!야당도 싸우는 시늉!! 언론은 아예 지들 밥줄 끊어질까 전전긍긍 시키는대로!! 거기에 부화뇌동하는 궁민들!! 답답한 깨어있는 일부만 암세포 유발하기직전!!

    오로지 그네님만 외치는 대구 경상도 노예들!!예산 잔치로. 얼마나 우려먹나 공주님이 얼마나 하사할까 잔뜩 기대에. 부풀어 그 입만 쳐다보고!!!!

  • 5. ..
    '15.11.17 11:51 PM (98.109.xxx.79) - 삭제된댓글

    70년대 광주에서 태어나고 자란 저로써는
    요즘의 세태가 개탄스럽기만 합니다

    독재에서 민주화로 가는 모습을 보면서
    대한민국에 광주에 자부심과 희망을 느꼈었는데..
    여당, 야당 할것없이 암울하기만 하네요

    민주화를 위해 돌아가신 분들에게 참 죄송한 요즘입니다

  • 6. ..
    '15.11.17 11:52 PM (98.109.xxx.79)

    70년대 광주에서 태어나고 자란 저로써는
    요즘의 세태가 개탄스럽기만 합니다

    독재에서 민주화로 가는 모습을 보면서
    대한민국에 자부심과 희망을 느꼈었는데..
    이제 여당, 야당 할것없이 암울하기만 하네요

    민주화를 위해 돌아가신 분들에게 참 죄송한 요즘입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14755 신격호 할배의 사생활이 좋아보일 줄이야... 2 개막장 2016/01/04 2,891
514754 세탁기 추천 좀 해주세요. 2 쇼핑은 힘들.. 2016/01/04 1,220
514753 꽃향기 나는 식탁 Dd 2016/01/04 532
514752 최회장 딸들 아버지와 사이가 별로 안좋은가봐요... 26 dd 2016/01/04 21,081
514751 문재인 지지자님들 가족은 괴롭히지 맙시다. 53 ........ 2016/01/04 2,094
514750 한쪽 발가락이 차가운 증상은 뭘까요? ... 2016/01/04 804
514749 곤약국수 어떻게 먹어야 맛있나요? 5 모모 2016/01/04 1,550
514748 몸이 오른쪽 비대칭이신분 계세요? 3 ... 2016/01/04 1,201
514747 타인명의의 휴대폰 사용하고 계신분있나요? 7 겨울엔호빵 2016/01/04 1,651
514746 만나기싫은 시월드 22 원글 2016/01/04 4,086
514745 서울역이나 쌍문역에 아가옷 매장 있나요? 5 아가옷 2016/01/04 1,311
514744 고양이가 가끔 7 고롱고롱 2016/01/04 1,207
514743 2018년부터 이민자를 적극 받아들인다 13 .... 2016/01/04 2,859
514742 전학수속 이렇게 하면 될까요? 1 예비중3맘 2016/01/04 813
514741 강아지 천으로 된 목줄 추천 부탁드려요 8 궁금합니다 2016/01/04 730
514740 아이가 태국 다녀왔는데.. 4 2016/01/04 2,959
514739 어제 애인있어요에서 박한별 코트요... 1 완소채원맘 2016/01/04 1,129
514738 아래층때문에 청소를 못하고 있어요 37 조용한 청소.. 2016/01/04 8,134
514737 영어 수업 3-4회 받으면 샘과 맞는지 파악이 될가요?.. 예비고 2016/01/04 512
514736 외벌이 월급 500에 10억짜리 집 언제쯤 살 수 있을까요 45 강아지 정우.. 2016/01/04 11,367
514735 보건직 공무원에 대해 아시는분 도움 부탁드립니다. Happy2.. 2016/01/04 707
514734 쉬운 경제강의나 책 추천부탁드립니다 2 2016/01/04 536
514733 LA·베를린·토론토서도 ‘위안부 합의’ 규탄 나선다 1 샬랄라 2016/01/04 339
514732 덧글 말씀 듣고 병원 다녀 왔어요~ 1 키작은여자 2016/01/04 1,167
514731 ˝20대 총선은 헌정사상 가장 공정한 선거로 치러야˝ 4 세우실 2016/01/04 5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