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우리 아버지 어머니, 식당 아저씨, 동네 미용실 아줌마들이 이런 세상을 만들고 있다.

조회수 : 1,727
작성일 : 2015-11-17 14:53:19
안희곤
4시간 · 수정됨 · 

요 며칠 새누리 의원들의 발언들을 보자니 1980년의 광주가 떠오른다. 

나는 겨우 고등학생이었지만 TV와 신문에 나오는 말들이 죄다 거짓말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때 광주 시민들은 간첩들과 빨갱이들에게 선동 당한 폭도들이었고, 

그들이 자위책으로 든 소총은 경찰서를 습격해(텅빈 곳을!) 탈취한 것이었으며, 

그들을 쏴죽이건 몽둥이로 패죽이건 그건 국가가 할 만한 정당한 행위였다. 

TV와 신문으로만 소식을 접하던 사람들은 두근거리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저 전라도 빨갱이 새끼들, 다 죽여도 그만이지”라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뇌까렸다.

경찰이 불법시위를 한 시민을 총으로 쏴죽여도 그만이고, 

데모를 못하도록 아예 광화문 광장, 시청 광장을 없애버려야 하고, 

심지어 위수령도 발동할 수 있다는 말을 국회의원이 대낮에 아무렇지도 않게 발언한다. 

그들은 1980년을 그리워하는 자들이다. 

그리고 그런 자들을 뽑은 게 유권자다. 

TV에서 줄창 비춰주는 성난 시위대의 모습과 난장판이 된 길거리, 

물대포와 최루액으로 가득한 모습만을 보던 유권자는, 

그런 국회의원의 말이 틀린 게 없다고 생각한다. 

사경을 헤매는 농민은 “자기가 한 일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일 뿐이다.

새누리당에 민정당이 오버랩되고, 광화문 사거리가 광주 금남로로 오버랩된다. 

광장을 빈틈없이 에워싼 차벽은 80년 광주를 물샐틈 없이 봉쇄한 군대를 떠올리게 한다. 

그들의 전략은 고립과 차단이고, 그밖의 사람들에게 진실은 감추고 폭력과 두려움의 막연한 이미지만 남기는 데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차벽 안에서, 광주 안에서, 무슨 살상이 벌어져도 “저들 탓에 벌어진 일”이 된다.

누가 죽어도 눈 깜짝하지 않을 세상이다. 

방송 시간의 절반은 북한 얘기로 조롱하고 시시덕대고, 

나머지 절반은 남한의 좌파빨갱이 얘기로 시시덕거리는 종편들을, 

그것도 “재미가 있다”고 하루종일 틀어놓고 시간 보내는 

우리 아버지 어머니, 식당 아저씨, 동네 미용실 아줌마들이 이런 세상을 만들고 있다.

세상은 언제쯤 조금 바뀌려나. 1980년에서 35년이 흘렀건만.

IP : 121.131.xxx.108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5.11.17 2:53 PM (121.131.xxx.108)

    https://www.facebook.com/heegone/posts/748833995260111?pnref=story

  • 2.
    '15.11.17 2:54 PM (121.131.xxx.108)

    80년 광주가 생각나는 요즘입니다.
    요즘 82 자게도 보면 희한한 소리 날리는 분들이 많아졌더군요.
    종편의 힘이 무섭습니다.

  • 3. beechmount
    '15.11.17 3:50 PM (84.203.xxx.151)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갈것 같은 불안함

  • 4. 당장
    '15.11.17 4:40 PM (119.67.xxx.187)

    여기 82자게만해도 그런데요!
    회원개인 사생활고민보다. 연예인의. 사생활 누가 더 예프냐 아니냐. 나 개인의. 미래 안녕 국가보다 즐기고. 가꾸고 먹는데 더 관심두지. 정치는 당장의 내일로 직결될거 같지 않으니 관심을 안두죠!!

    나라가 보수가 아닌 극우로 치닫고 있고 청년들도. 나서지 않거나. 일부만 움직이니. 동력이 떨어지죠!!야당은 분열갈등의 온상지고!!!

    지금 가장 열정적으로 공격 방어하고 집권열망으로. 가득차 단합잘된 힘있는 곳은 박그네 주변이에요!!
    수단과방법 가리지 않고 한곳만 바라보고. 멍청한 국민들 덴리고 죽어라 전진하는곳!!

    나머진 저기세에 눌려 겁먹은 상태!!야당도 싸우는 시늉!! 언론은 아예 지들 밥줄 끊어질까 전전긍긍 시키는대로!! 거기에 부화뇌동하는 궁민들!! 답답한 깨어있는 일부만 암세포 유발하기직전!!

    오로지 그네님만 외치는 대구 경상도 노예들!!예산 잔치로. 얼마나 우려먹나 공주님이 얼마나 하사할까 잔뜩 기대에. 부풀어 그 입만 쳐다보고!!!!

  • 5. ..
    '15.11.17 11:51 PM (98.109.xxx.79) - 삭제된댓글

    70년대 광주에서 태어나고 자란 저로써는
    요즘의 세태가 개탄스럽기만 합니다

    독재에서 민주화로 가는 모습을 보면서
    대한민국에 광주에 자부심과 희망을 느꼈었는데..
    여당, 야당 할것없이 암울하기만 하네요

    민주화를 위해 돌아가신 분들에게 참 죄송한 요즘입니다

  • 6. ..
    '15.11.17 11:52 PM (98.109.xxx.79)

    70년대 광주에서 태어나고 자란 저로써는
    요즘의 세태가 개탄스럽기만 합니다

    독재에서 민주화로 가는 모습을 보면서
    대한민국에 자부심과 희망을 느꼈었는데..
    이제 여당, 야당 할것없이 암울하기만 하네요

    민주화를 위해 돌아가신 분들에게 참 죄송한 요즘입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09501 청소기.. 2 2015/12/14 747
509500 미스트쿠션 헤라랑 아이오페중 11 질문 2015/12/14 2,632
509499 부천상동 예비고1 학원추천 부탁드립니다 1 꿍이마마 2015/12/14 1,025
509498 남산옆 서울역고가공원은 자해협박시위장소 만들 목적. 5 박원순깊은뜻.. 2015/12/14 878
509497 조국 교수는 뭐하는 인간입니까? 36 ..... 2015/12/14 6,443
509496 보통 출퇴근시간 얼마나 걸리나요?? 2 2015/12/14 911
509495 종일 신해철 음악을 듣고 있네요. 3 우울한기분 2015/12/14 648
509494 조국 "구당모임, '수장'이 탈당했으면 같이 탈당해야지.. 12 샬랄라 2015/12/14 2,263
509493 양도세문의요. 1 마미 2015/12/14 841
509492 장희진 언제부터 연기를 그리 잘했나요?? 6 .. 2015/12/14 3,189
509491 역삼동 하나이비인후과 다녀보신 분 14 ........ 2015/12/14 5,061
509490 토이푸들이라고 샀는데 너무 컸어요. 37 잘먹네 2015/12/14 11,901
509489 김장김치가 짜면 무를 절여서 넣어야하나요? 5 김장김치 2015/12/14 1,903
509488 권재철 "문재인 아들 채용 과정 실수 있었다".. 12 ........ 2015/12/14 2,212
509487 날삼재는 동지 지나면 나가나요? 10 어서가라 2015/12/14 4,635
509486 전남자친구 소식을 듣고 당황스럽스니다. 49 뭘까요 2015/12/14 28,292
509485 지금까지 집값 떨어질거라는 얘기만 들었지 집살 적기라는 말은 한.. 5 ... 2015/12/14 3,562
509484 주말에 선을 봤습니다.. 3 .. 2015/12/14 2,428
509483 요즘 취직 잘되는 스펙 Job 2015/12/14 1,305
509482 학습컨설팅비용... 1 Nn 2015/12/14 1,028
509481 남아도는 달력 때문에 5 어쨌어야 했.. 2015/12/14 1,693
509480 인천 계산동 펫 시터 계실까요? 1 부바엄마 2015/12/14 1,091
509479 정시합격 예상점수 조언 부탁드려요. 49 고3 2015/12/14 2,490
509478 장성한 아들 장례 치르고 온 이웃분께 뭘 해드려야할까요? 45 위로 2015/12/14 18,498
509477 아랫층이 누수가 있다고 사람이 다녀갔는데요 누수 2015/12/14 1,3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