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부모에 대한 평가나 판단

아궁금 조회수 : 1,131
작성일 : 2015-11-12 14:58:13
전 일단 제 아버지를 사랑해본 적은 없어요. 나쁜 분은 아니셨구요. 열심히 자신의 분야 일을 열정적으로 하시고 신경질이 많은 분이셨죠. 가정에 충실하셨구요. 도박, 술, 노름, 담배 전혀 안 하셨구요. 여자 문제도 없으셨어요.
그렇지만 자식의 입장에서 사랑하기에는 너무 신경질이 많고 화도 잘내고 (passive-agressive의 전형적인 스타일) 엄마한테도 군림하려고 하고 고집세고 감정적이고....등등 그래서 사랑해본 적은 없어요. 뭐 사춘기때는 갑자기 부모의 여러가지 모습들이 보이면서 맹렬하게 싫어하기도 했었지만, 그건 사춘기적 이야기이고. 저에게 아버지는 성격적인 단점들이 있으나 살아온 과정은 짠한. 뭐 그런 사람입니다.

저같이 아버지를 사랑해본적이 아예 없는 경우야 드물겠으나,

제 주변이나, 영화나, 책들을 봐도. 십대가 되면서 그리고 20대 30대 되면서 더 깊고 넓게 아버지를 비판하고 이해하고, 그런 과정을 거치지,

우리 아버지는 최고임. 우리 아버지의 생각과 행동은 옳음. 나만 옳음. 나와 다른 건 틀림. 내가 옳은 것과 우리 아버지가 옳은 것은 동격. 뭐 이런 극단의 나르시즘의 경우는 몇 년 전까지는 본 적도 들은 적도 없었습니다만.

어떤 성장 과정을 거치면 저렇게 될 수 있는지 이제는 진심 이론적으로 학문적으로 궁금해집니다 그려. 정신 분석을 해서 case study를 해도 될 것 같은데 말이죠.
IP : 111.69.xxx.231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음..
    '15.11.12 3:05 PM (121.139.xxx.146)

    딱 제 아버지 스타일이네요
    늙으셨는데도 고집부리고
    모두들 본인을 위해줘야 하는줄알고
    미안해하는법 없으며
    자기말이 최고인줄알며
    예를 들어 세월호사건에 대해 너는
    어찌생각하냐~~해서 내의견을 말하면
    다틀렸다 내말이 맞다고..하는
    정이 안가는 그냥 늙은 어른일 뿐입니다
    아..슬픕니다

  • 2. 놀라워라
    '15.11.12 3:22 PM (175.113.xxx.180)

    바로 윗 댓글님 딱. 저희아부지.. ㅎㅎ

    더 슬픈 건. 어머니도 닮은꼴

  • 3. 게자니
    '15.11.12 3:39 PM (223.33.xxx.189)

    저 같은 경우는 아버지도 나이들면서 온순해지고 좀 여성스런 구석이 생겼기 때문이었어요. 그리고 저도 나이들면서 어렸을 때 아빠가 저랑 동생이랑 같이 놀아주신 거(예를 들어 썰매를 직접 만들어서 태워주신 거나 연 집접 만들어서 날리게 해주신 거) 같은 추억들을 가치있게 생각하게 되면서 아빠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졌기 때문이었고요


    결국 아빠도 저도 성숙해지면서 전 아빠를 더 사랑하게 되었어요. 성장과정에서 아빠는 항상 절 사랑하셨겠지만 그걸 표현하지는 잘 못하셨죠. 엄마랑은 다르게요.

    그리고 제가 졸업하고 제 앞가림하게 되면서, 제 수입이 많아지면서 아빠가 절 더 대우해주게된 측면도 조금은 있는 것 같습니다.

  • 4. 음..
    '15.11.12 3:40 PM (121.139.xxx.146)

    다정하고 좋고 자상한 아빠를 둔
    우리아들들이 가끔 부럽다는...
    (매우 좋고좋은 남편입니다 )
    제가 볼땐..
    커오면서 눈으로 본것
    자라온 환경과
    타고난 인성
    매우 중요한듯 합니다

  • 5. 부모를
    '15.11.12 3:42 PM (115.41.xxx.221)

    그대로 보고 배운 훈육의 산물입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인품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 6. 저 아는 남자
    '15.11.12 5:31 PM (88.78.xxx.102) - 삭제된댓글

    지인이 부모님을 정말 끔찍이 사랑해요.

    사회적으로 성공한 분이시기도 하지만 그 바쁜 직업인데도 집에 와서 가족들이랑 대화를 많이 하시더라구요.
    다른 것에는 비판적이고 너무 부정적이지 않나 싶을 정도로 원리 원칙 따지는 남자인데 가족에 대해서만 무장해제더라구요.
    서로 많이 사랑하고 의지하니 그런 것 같아요.
    부모님 말씀대로 살려고 노력하고 그러더라구요.

    제 지인도 사회적으론 성공한 케이스이고 나이도 어느정도 있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99939 울집 멍멍이 중얼거려요^^ 8 왜 그럴까요.. 2015/11/12 2,457
499938 국정화 추진 세력은 군부 조직..'성우회' 8 백선엽 2015/11/12 968
499937 40대인데 보청기 착용하시는분 2 걱정 2015/11/12 1,904
499936 거두절미하고 한가지 여쭤볼게요 71 .... 2015/11/12 19,505
499935 어느 학원장의 말이 너무 가슴에 와 닿아서.. 8 왠지~ 2015/11/12 5,683
499934 재래시장에서 상추많이 삿어요 처치 진짜 곤난하네요. 14 야채채소야채.. 2015/11/12 1,890
499933 29살.. 수능 치고 왔네요. 15 주르륵 2015/11/12 8,023
499932 급해서)차 팔아보신분 4 차팔때 2015/11/12 855
499931 박상민씨 방송 결론이? 3 ebs 2015/11/12 2,976
499930 디자인과 졸업 후 해외 유학 후 4 ... 2015/11/12 1,912
499929 수학학원 부족시... 과외나 학원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할까요? 6 bb 2015/11/12 1,514
499928 지금 차 밀리죠?? 2015/11/12 496
499927 나이별 평균월급이 공개됐는데 충격이군요/LG경제연구원 7 그냥 2015/11/12 6,579
499926 코스트코에서 야단치는 아줌마 12 지나가다 2015/11/12 6,646
499925 사골 처음 끓이려고 하는데 도움 글 주세요 4 막막하다.... 2015/11/12 909
499924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외부빵 먹는거 흔한일인가봐요 16 카페에서 2015/11/12 3,785
499923 연미사 올리려는데 금액을 어느정도 해야하나요? 4 성당에 2015/11/12 5,178
499922 수능치른 아이데리고 들어왔어요~~ 9 ᆞᆞ 2015/11/12 4,214
499921 혼이 3 .... 2015/11/12 1,035
499920 수학 잘하시는 분들 도와주세요. 2 ㅇㅇ 2015/11/12 846
499919 아베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역사 직접 고치겠다&q.. 1 샬랄라 2015/11/12 465
499918 이번주 인간극장 부부 존경스럽네요. 9 ... 2015/11/12 4,057
499917 길거리에서 담배 못피우게 하는 법은 도대체 못정한답니까..??!.. 18 간접흡연 여.. 2015/11/12 2,316
499916 나보다 여러모로 나은 사람 만나고 나서 기분이 어떤가요? 12 ..... 2015/11/12 3,016
499915 (결정장애) 암보험,의료실비 보험료 가입설계 좀 봐주세요. 10 혼돈맘 2015/11/12 1,8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