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수능일이라 그런지 문득 그맘때가 떠오르네요.
저는 40대후반, 당시는 학력고사였습니다.
원래 가난했는데 더 가난해져
학교에서 1시간 가까이 버스를 타고 가야 하는 변두리
동네에 판자집? 아무튼 공터에 대충 집처럼 지은 곳에서
살게 되었어요.
밖에서 방문을 열면 방이 나오는.
그러니까 담장도 없고 현관도 없었죠.
지금 생각해보면 하교길에 나쁜 일 안 당한 게 신기하다는.
여름이면 푹푹 찌는 그 집에서 조그만 밥상 펼쳐 놓고
공부를 열심히 했어요.
팔, 다리에는 땀띠가 생겨 수건을 물에 젹셔 대놓곤 했었죠
배가 고픈데 먹을 게 별로 없었어요.
수도물 벌컥벌컥 들이키고...
그 당시엔 자습서만 있어도 되는데 자습서도 별로 없어서
착한 친구들한테 빌려 봤었죠. 문제집도 저는 거기 풀 수가 없으니
그냥 눈으로만 보고 연습장에 풀어보고...
학력고사 전날 엄마가 따뜻하게 자라고 동네에 있는 여관방을 잡아줬어요.
참으로 따뜻하더군요.
그렇게 시험을 치르고 점수를 받았는데 역대 모의고사중 최고점이 나왔어요.
(그땐 선시험 후지원)
좋은 대학에 배팅하듯 넣었는데 간신히 합격했어요.
엄마는 붙은 것도 너무 미안하다며 엉엉 우셨죠.
지금은 남 부럽지 않게 잘 살고 있는데도
문득문득 그때를 생각하면 가슴이 너무 아파요.
너무 힘들었어요. 가난하게 사는 것이. ㅠㅠㅠ
오늘은 웬지 입 밖으로 토해내고 싶어서 주절주절 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