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역사 교과서 국정화 논란 2편 - 백분토론을 보고

길벗1 조회수 : 920
작성일 : 2015-11-10 09:46:00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로 찬성과 반대의 대표들이 맞붙어 쟁점들에 대해 각자의 의견을 내고 반박하는 시간이 10일 전에 MBC 백분토론에서 있었습니다.

아래에 백분토론 풀 동영상을 링크했으니 시간이 되시는 분은 처음부터 끝까지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http://www.ilbe.com/index.php?_filter=search&mid=polilbe&search_target=title_...

저는 이 토론을 보고 국정화의 찬반여부를 떠나 자칭 진보(좌파) 진영의 수준을 보고 참담함을 느끼고 또 무척 화가 났습니다. 우리나라의 진보(좌파)의 수준이 고작 저것 밖에 되지 않는지 한심했고 아무리 80년대에서 정체되어 발전/진화되지 못했다 하더라도 저 정도일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논리로도 밀리는데다 준비도 전혀 하지 않은 무성의함에는 기가 차더군요. 저도 80년대 학생운동을 했던 몸이고 아직도 진보를 자처하는 몸이라 현재의 자칭 진보(좌파)진영의 수준이 떨어지면 괜히 저도 얼굴이 화끈거리게 되거든요.

고교 역사교과서(천재)를 집필했고 현재 성균관대 교수로 재직중인 이신철 교수나 현재 고교 역사 교사이자 전국 역사교사 모임의 회장으로 있는 조한경 선생이 국정화를 반대하는 대표로 나섰더군요. 이들이 백분토론에서  주장한 것들이 국정화 반대 논리를 담은 것이라면 저는 현재의 검정체제는 하루 속히 바꾸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국정화가 최선이 아니라서 다른 방법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는 종전의 유보적 입장을 철회하고 국정화로의 전환이 현재에서는 불가피하다는 것으로 입장을 바꾸고자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국사학계의 좌편향은 심각하고, 이들에 의해 집필된 7종의 역사교과서 역시 좌편향임이 드러나고 있으며, 학교 현장에서는 전교조 교사들의 주도로 역사 교육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현행 검정 체계를 개선/보완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는 판단이며, 보다 강력한 수단이 동원되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1. 이신철 교수의 논문으로 본 꼴통 진보(좌파)들의 교육 운동

백분토론은 초반에 이미 승부가 결정이 났습니다. 국정화 찬성 패널인 박성현 뉴데일리 주필이 국정화 반대측 패널인 이신철 성대 교수의 2001년 논문 <2001년 한국의 교과서운동과 향후 전망>에 나오는 문구를 제시하고 검정 교과서의 좌편향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를 설명하는 순간 이신철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고 이신철이 그 다음부터 한 말들은 신뢰를 상실하고 무용지물이 되어 버렸습니다. 

박성현이 말한 이신철의 논문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현재는 1종이지만 검정으로 바뀌어 다종다양한 교과서가 나오게 되면 각 단체는 자기의 계급 계층에 유리한 교과서를 선정 발표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사회단체의 일상적 투쟁 못지 않게 중요한 일이 될 것 이다. 이렇게 될 때 교과서운동의 목표는 비단 한국사에 한정되지 않고 모든 교과서에 대한 운동으로 바뀌어 나갈 것 이다>

* 이신철의 논문과 백분토론에서 이 부분이 나오는 장면의 동영상이 있는 글

http://blog.naver.com/yhheo9091?Redirect=Log&logNo=220528779912


박성현이 백분토론에서 이 문구를 낭독하자 이신철은 자신은 그런 내용의 논문을 쓴 적이 없다고 발뺌하다가 나중에는 주변의 이야기를 그냥 적어 넣은 것으로 대수롭지 않은 내용이라고 얼버무리더군요. 저는 저 문구의 내용과 그 평가를 떠나 이신철의 이런 태도를 보고 참 비열해 보여 불편해지더군요. 당당히 교과서운동의 필요에 의해 검정 교과서 전환을 주장했다고 한다면 그 일관성이나 신념은 존중해 줄 수 있는데, 불리한 입장에 빠졌다고 자신이 쓴 논문을 스스로 부정하는 임시방편식 꼼수를 쓰는 것은 학생을 가르치는 교수로서도 자격이 없다고 봐야죠.

박성현이 이신철의 논문 중 이 문구를 소개하는 이유는 소위 좌파(진보) 진영이 교육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으며, 역사교과서의 국정화를 반대하고 검정을 왜 고수하려 하는지를 설명하기 위함입니다. 박성현은 백분토론에서는 이신철의 논문 소개로 시청자들에게 이런 점을 간단히 전달했습니다만, 이에 대해 보다 더 구체적인 설명을 나중에 SNS로 부연하고 있습니다.

아래는 박성현이 SNS에 올린 우리나라 국사학계가 어떻게 좌편향되었는지, 이들이 어떻게 역사교과서로 정치적 이념을 학생들에게 주입하려 했는지를 설명하는 글입니다.

[ 한국 현대사 코멘트 001: 왜 그들이 그토록 신속하고 철저하게 점령할 수 있었나?]


병에 감염되는 이유는 저항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국사학계도 마찬가지다.

1980년대 후반부터 운동권 이념으로 중무장한 신진이 밀고 들어왔을 때, 선배 학자들이 맥없이 이들에게 굴복한 것은 무슨 까닭일까?

한국 현대사를 꿰뚫어보는 관점(perspective)이 없었으며, 이를 까마득한 높이에서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고도(height)를 결핍했기 때문이다.

반면 운동권 이념으로 중무장한 신진 세대에게는 관점(perspective)과 고도가 있었다.

이른바 민중 사관이다.

대한민국을 반(half) 식민지 상태의 주변부 자본주의 체제로 보는 관점.

역사가 민족해방 혁명과 노동계급 혁명의 2기통 엔진에 의해 진보한다는 관점.

"개항이후 지금까지 백 이십 여 년의 세월이, 민족민중항쟁의 역사이다"라는 관점.

소련, 중국(중공), 북한은 비록 물질적으로는 패배했지만, 혹은 '영악하지는' 못 했지만, 도덕과 정당성을 가지고 있는 체제라는 관점 .

이와 같은 관점이 무서운 힘을 발휘한 까닭은, 당시의 뜨거운 급진운동 에너지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었다는 것 때문만은 아니었다.

힘의 비밀은 삼위일체에 있었다.

도덕철학과 정치철학과 미학이 삼위일체를 이룬 하나의 시스템이었다.

삼위일체가, 인류역사 20만년을 내려다 볼 수 있는 고도를 제공했다.

"인간은 민족적, 계급적 존재이다. 민족과 계급이야말로 인간을 규정짓는 가장 중요한 속성이다."

--- 이것이 이들의 도덕철학이었다.

"역사는 민족해방투쟁과 계급해방 투쟁을 원동력으로 진보한다. 그리하여 마침내 당당한 독립 강성국가가 되며, 그 국가는 계급이 없는 사회이다."

-- 이것이 이들의 정치철학이었다.

"억압받고 있는 민족이 자신의 처지를 깨닫고 분연히 민족해방 투쟁을 위한 전사되어가는 과정--이것이 아름다움이다.....

노동계급이 자신의 무지함, 혹은 탐욕, 혹은 소심함을 극복하고 진정한 계급의식을 가진 존재로 각성되어 가는 과정--이것이 아름다움이다....

쁘띠부르조아 (소소유자) 지식인이 자신의 우유부단함과 쫌보스러운 지식인 근성을 떨치고 민족해방 투쟁의 필요성과, 노동계급의 리더십을 받아들여 충성스런 지식인 전사가 되어 가는 과정--이것이 아름다움이다."

----- 이런 것들이 이들의 미학이었다.

도덕철학, 정치철학, 미학 삼위일체로 중무장한 신진세대가 막강한 운동에너지를 뒤에 업고 물밀듯이 국사학계를 점령해 들어갔다.

게다가 이 신진 세대는, 그때까지 금기시 되어 왔으며 구할 수도 없었던 , 북한에서 제조된(메이드 인 노쓰 코리아) 사료를 가지고 있었다.

3위일체 이념체계, 운동권 에너지, 새로운 사료를 갖추고 등장한 이 신세대는 나름 근거지도 갖추었다.

박원순과 (박헌영의 사생아) 원경스님이 만든 역사문제연구소를 필두로, 구로연구소, 망원연구소 등 자기 자신의 근거지를 만들어 놓은 상태였다.

선배들은 이들 앞에 주눅들어 무릎 꿇고서, 쁘띠부르조아 실증주의 사학을 해 왔던 것을 '반성-참회'한 다음, "조국의 진정한 민주화와 자주화를 위한 역사 연구를 하겠습니다" 라고 맹세했다. 점령이 완성되었다.

이게 대충 1990년대 중반쯤 벌어진 일이다.

농담 아니다.

'후배 앞에 무릎꿇고 반성한 다음 거듭나는 과정'은 90년을 전후하여, 운동권에서 많이 벌어졌던 일이다.

386 전대협 세대 (주로 83, 84 이후. 전대협 1기가 83, 84다...잠수정 타고 평양에 다녀온 김영환이 82다.) ...

이들은 라디오 듣고, 간첩 만나면서 종북이 됐다. 서열을 정할 때에는 '북한과 누가 더 밀접한 관계'에 있는가를 증명하여 정했다.

예를 들어 A가 B에게 이렇게 말한다.

"이번 목요일 저녁 10시 45분 평양방송에서 김소월의 영변 약산 시가 낭송되도록 만들겠습니다." 실제로 낭송된다.

그러면 B가 A를 섬겼다.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까지, 83, 84의 주사파가 이렇게 거세게 욱일승천의 기세로 몸집을 불려 나가자 70년대 학번들과 8초 학번들(80, 81, 82)은 이들 앞에서 '참회와 반성의 자아비판'을 해야 그 바닥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 나는 87년 6.29 이후 운동판을 떠났기 때문에, 이 라디오 종북들과 대판 싸울 일이 없었다 .

그러나 운동판에 머물렀던 사람들은 이들에게 굴복해야 살아남을 수 있었다.

지금 깡통진보 운동권의 대명사 진보연대의 대표 박석운이나 , 얼마전에 '국내 최고의 주체사상 지도자'라 불리던 이용대(최근 사망)는 70년대 중반 학번 사람들이다. 70년대 후반, 내가 보았던 그들은 주체사상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종북의 거두'라고 불린다. 나는 그들이 운동판에서 살아남기 위해 거쳐야 했던 자기부정 과정이 눈 앞에 그려진다. 내 친구들 중에서도, 감방 안에서 후배들앞에 무릎꿇고 반성했던 사람들이 더러 있다...

짐작컨대, 국사학계에 신진 운동권세대가 밀고 들어갔을 때, 기존의 선배세대들 역시 이같은 '정신의 붕괴 및 개조'과정을 겪었을 것이다. 그리고 누구보다 더 '운동권 스러운' 국사학자로 변해갔을 것이다. 표면 뿐 아니라 내면까지도...오직....

'말 못 하는 무의식'만 안에서 끙끙 앓으며 병들어 갔을 것이다.

운동권과 같은 우악스런 '정신 붕괴 및 개조'까지는 아니었을지라도,

얌전한 학자들에게는 어쩌면 더 우악스럽고 참혹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그 비슷한 과정이 있었을 것이다.... 90년대 초에.... 눈 앞에 그려진다...


위의 박성현의 글은 80년대와 90년대의 운동권 내부에서 벌어졌던 상황을 대체적으로 적확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87년 6.10 항쟁 이후에 운동권은 노동현장으로 직접 들어가는 부류도 있었지만 그 동안의 비합법 투쟁을 청산하고 문화, 예술, 교육 현장에 합법적 공간을 만들어 가는 쪽으로 노선을 전환합니다. 이러한 과정은 1991년 구소련의 해체로 동구권이 몰락하면서 세계적 정세가 자기들에게 불리하게 돌아가자 장기적 이념 투쟁을 위해 일상 생활현장에서의 이러한 합법적 활동을 강화해 나가게 되지요.

교육현장에서는 합법화한 전교조를 중심으로 학생을 대상으로 한 의식화 교육을 진행하게 됩니다. 이런 교육운동의 일환 중의 하나로 검증 교과서 체제를 주장하고 김대중(노무현?) 정권에서 이를 관철시키게 된 것이죠. 이들에게는 학교는 투쟁의 현장이고 교육은 학생들을 미래의 혁명전사로 만들기 위한 수단일 뿐입니다.

사실 교육현장과 정치계 뿐아니라 영화계, 사법부도 이들의 전략 현장에서 자유로운 곳이 아닙니다. 특히 영화판은 이들의 영향력이 막강하고 선거철에는 보수진영에게 불리한 영화들을 많이 만들어 내기도 했죠. ‘26년’이나 ‘화려한 외출’, ‘천안함 프로젝트’, ‘부러진 화살’은 이러한 의도가 강하게 배여 있고, 박찬욱 감독의 ‘설국열차’도 그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할 수 없죠.


2. 조한경 교사가 말하는 교육현장과 통진고 여학생의 인터뷰

백분토론에서 국정화 반대측 패널로 나온 조한경 교사 역시 수준 이하의 인식을 보여주어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만약 저런 선생이 내 자녀의 역사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고 한다면 아찔합니다. 조한경 선생의 사상이나 이념이 좌편향적이라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논리도 없고 핵심도 짚지 못하는 횡설수설과 궤변이 오히려 학생들에게 학습의욕을 저하시킬까 두렵기 때문입니다. 백분토론 내내 자기가 사용하는 교과서와 자습서만 들고 수선만 떨었지, 그 교과서의 내용을 보여주며 문제가 없음을 주장하는 것은 한번도 없었습니다. 말로만 학교 현장에서는 학생들이 아무 문제없이 (역사)교육을 잘 받고 있다거나 학생들은 맑고 순수하다는 감성팔이만 하다가 토론을 마쳤지요. 우리나라 역사 교사들이 모두 조한경 선생 수준은 아니겠지만, 조한경 선생이 전국 역사 교사 모임의 대표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 집단의 수준이나 역사인식 정도가 대충 가늠되는 것 같아 씁쓸했습니다.

조한경 선생은 학생들은 학교에서 (역사) 교육 잘 받고 있다고 하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치 않은 것 같습니다.

아래는 김포 통진고 학생들과 다른 고등학생들이 모여 길거리에서 국정화 반대 시위를 하는 모습과 이를 주도하는 통진고 여학생이 진보매체와 인터뷰한 동영상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time_continue=146&v=NRrAOYNb4iQ


*(11/10 추가) 이 동영상은 지금은 삭제되고 없네요. 논란이 일고 일파만파로 여론의 뭇매를 맞자 그 매체가 동영상을 삭제해 버렸습니다. 대신에 이 통진여고생(전혜린) 양이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한 기사를 링크합니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152663

이 인터뷰에서는 전혜린 양은“나는 프롤레타리아이고 프롤레타리아 혁명이 필요하다”고 하는 말은 하지 않지 않습니다. 전혜린 양은 비교적 정제되고 논리적인 발언을 하는 듯 보이지만 틀에 박힌 기계적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을 보고 제가 80년대 당시 주사파 운동권 후배와의 대화가 생각나 헛웃음이 나왔습니다.

1985년경에는 김영환의 “강철서신(주체사상 입장에 쓴 글)”이 당시 대학가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고 주사파들이 학생운동권을 장악하던 시절인데 학생운동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이 “강철서신”을 읽었고 또 주사파들에 의해 작성된 유인물들로 학습하였지요. 이런 학습은 운동권 선배가 후배에게 하는 것이 주였지만, 때로는 먼저 주체사상을 접한 사람이 선후배 서열을 떠나 학습시키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저는 체질적으로 주사파와 상극이라 당시 그런 운동권 분위기에도 NL계열(주사파로 민족자주를 주장하고 우리 사회를 미국이 지배하는 반봉건식민지로 규정)의 후배들과 자주 언쟁을 벌였습니다. 이 후배들은 선배인 나에게 약 10분간 장황하게 주체사상을 바탕으로 한 학생운동의 논리를 설파하고 NL계 운동권으로 들어오라고 강권(?)하였지요. 정치철학적으로나 논리적으로나 투쟁 열정으로나 자신들이 나보다 우위에 있다는 내색을 굳이 숨기려 하지 않았구요.

그런데 이들은 우리 사회를 객관적 사실에 기반해 규정하지 않고 북한의 주체사상이나 통일론에 맞춰 半봉건식민지사회로 일방적으로 규정하고 그에 맞춰 모든 논리를 전개하고 당시의 상황이나 향후 방향도 이에 모두 끼워 맞춰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후배들의 주장은 언제나 항상 동일한 것으로 경우에 따라서는 토씨 하나 틀리지 않은 경우도 있었죠. 학습자료로 나오는 유인물의 내용을 토씨 하나 다르지 않게 그대로 달달 외웠기 때문입니다. 그렇다 보니 10분간은 자신의 논리를 빈틈없이 상대에게 주장(사실은 강요)할 수 있지만, 조그마한 객관적 사실의 규정 오류나 상황 변화의 상정에도 전혀 대처하지 못하고 그저 자신의 주장만 되풀이하는 앵무새가 되어버립니다.

80년대 당시 우리 사회가 봉건사회를 벗어나지 못한 半봉건 사회이며 미제의 식민지 국가라는 규정이 가당키나 한가요? 이 사회구성체 논쟁은 당시에 운동권에서는 치열했고 헤게모니 장악을 위해 각 세력은 논쟁을 넘어 폭력도 행사되는 경우도 허다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어이가 없는 일인데, 아직도 이런 사고를 하는 사람들이 80년대 운동권에 많이 있다는 것은 슬픈 일이죠.

저는 그 때에 군복무를 마치고 갓 복학한 입장이라 당시 학생운동권이 NL 주사파들에게 장악된 것을 몰라 학생운동권이 급변한 것에 새삼 놀라면서도 이런 방향이 옳지 못하며 결국 파국을 맞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은 80년대의 화석화된 사고에 아직도 매몰된 이들과 인간적 관계마저 소원한 상태인데 그 근원이 80년대 이 때부터의 상황인식 차이의 결과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여러분들은 이 동영상을 보고 어떤 느낌을 가지게 되셨나요? 2015년 대한민국 대명천지의 공개된 자리에서 고3 여고생의 입에서 “프롤레타리아 레블루션-무산계급 혁명”이라는 말이 당당히 나오는 것을 ‘사상과 양심, 표현의 자유’가 살아있는 증좌라고 자위만 할 수 있는 문제일까요? 우리나라는 ‘사상과 양심,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으니 그 여고생이 저런 말을 했다고 해서(무산계급 혁명을 선동한 것이 아니라면) 법(보안법 등)적으로 제재를 받아서는 안되겠죠. 박원순의 말대로 ‘광화문에서 김일성 만세를 외쳐도 되는 것이 표현의 자유’라는 것에 저도 시비 걸지 않기 때문에 저 여고생의 발언을 법적으로 문제 삼을 생각은 없습니다.

하지만 고3의 맑은 영혼에 당당히 ‘프롤레타리아 레블루션’을 주장하게 만든 것에 대해서는 분명히 교육상의 문제는 지적하지 않을 수 없으며 선생들의 책임도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 여고생이 스스로 저런 인식에 도달했을 리는 만무하고, 그리고 저 여고생 말고 통진고 학생들 다수가 국정화 반대 시위에 참여한 것으로 볼 때 통진고 교사들의 영향이 없었다고 할 수 없겠지요. 어떻게 학생들을 가르쳤으면 백주 대낮 시위에 ‘프롤레타리아 레블루션’을 당당히 외칠 수 있을까요?

우리나라 역사 교육의 문제의 단면을 볼 수 있는 것은 단지 저 여학생의 모습만은 아닙니다. 저 여고생과 인터뷰하고 ‘프롤레타리아 레블루션’ 발언을 당당히 동영상으로 방영하는 진보매체의 관계자들 인식 역시 비뚤어진 교육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저런 여고생의 발언이 문제될 것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저런 동영상을 자랑스럽고 떳떳하게(?) 방영한 것이라고 봅니다. 이 진보매체의 구성원들 역시 저 여고생이 주장하는 ‘프롤레타리아 레블루션’에 동의한다고 보아야 하고, 저런 인식의 배경에는 교육의 영향이 없었다고 보기 힘들죠.

80년대 운동권  PD 계열에서 저런 주장들이 나오기도 했지만, 당시에는 군부 독재에 저항하는 시대배경이 감안이라도 되지만  동구권이 몰락하고 북한의 김일성 유일체제(주체사상)가 극악한 반인민적 체제라는 것이 드러난 현재에 저런 주장을 한다는 것은 충격적입니다. 저도 80년대 암울한 상황에서도 ‘프롤레타리아 레블루션’은 꿈도 꾸지 않았고 입에 담지도 않았는데 2015년 대한민국에서 여고생의 입에서 저 소리를 들을 줄이야.....


*학교 현장에서 전교조 교사들이 어떻게 교육하고 있는지 그 실상을 담은 영상

http://www.ilbe.com/6903249643



3. 문화 대혁명의 홍위병과 킬링필드의 여학생 전사

저는 통진고 여학생의 저 발언을 듣고 중국의 문화 대혁명 시기에 중고등학생 신분의 홍위병들이 수백만의 지식인을 비롯한 대중들을 죽이고 린치를 가한 것과 크메르(현 캄보디아) 루즈의 여학생들이 사람들을 봉지에 씌워 아무렇지 않게 죽였던 사실이 상기되었습니다.

어떻게 어린 학생들이 저렇게 사람들을 죽일 수 있을까, 누가 사상과 이념이 인간의 생명보다 더 가치있고 우선한다고 생각하게 만들었을까, 저런 행동들이 20세기 근대화된 세상에서 가능한 일일까에 의문을 가졌습니다. 그러나 이런 사태가 가능할 수 있고, 더구나 우리 가까이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시대착오적 이념에 사로잡힌 80년대 운동권 과거 동료나 선후배들과의 논쟁에서 발견했었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이념에 반하는 사람들은 모두 적이며 척결할 대상으로 여전히 생각하고 있더군요. 이번 통진고 여학생도 마찬가지로 80년대 운동권의 사고를 가지고 혁명전사로 키워지겠지요. 통진당이 그 동안 그 세력을 유지하고 합법 공간에서도 당당히 활개치며 활동할 수 있었던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중고등 교육에서부터 이런 식의 혁명전사들을 재생산해 내겠다는 전략이 이미 진행되었고, 이런 전략에 전교조 교사 모두는 아니지만 다수는 의식적인건 무의식적인건 참여하고 있다고 저는 봅니다.

현행 검정 교과서를 그대로 방치하고, 교육 현장에서 일부 전교조 교사의 정치편향적 교육이 지속된다면 프롤레타리아 혁명전사의 세상으로 바뀌지는 않겠지만, IS의 어린 전사나 일본의 적군파와 같은 소수의 극단적 인물들이 나오지 않는다는 보장을 하지 못한다고 봅니다.

러퍼트 주한 미국대사의 목을 찌른 김기종과 같은 인물이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현재의 검정 교과서나 일부 교사들의 교육현장의 모습을 볼 때 김기종보다 더한 극단적 행동을 할 잠재군을 우리 사회가 잉태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합니다.


4. 자칭 진보(좌파) 국사학자들은 왜 세계사적 관점의 기술을 기피할까

제가 7종 교과서의 내용을 살펴보면서 느낀 것은 좌편향적 서술도 문제지만, 너무 국수적(민족적)이고 서양을 비롯한 세계사는 고사하고 주변 동양사도 살피지 않고 국사에 한정하여 기술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7종 교과서가 왜 이렇게 세계사적 관점에서 우리나라 근현대사를 조망하지 않는지 그 이유를 나름대로 추정해 보았습니다.

민족적 관점이야 우리나라 사람들이 워낙 국수적 경향이 강하고 이에 대해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니 저항이 없을 것으로 생각해 과감히 민족주의적 냄새가 물씬 나게 기술하고 있고, 현 보수진영을 공격하는 데는 친일이 가장 큰 무기가 되니 이들이 민족적 관점을 강조하는 속내는  금방 알 수 있죠.

그런데 이들에게는 OECD 회원국이며 세계 10대 교역국이고 식민지 국가로는 민주화와 산업화를 이룬 20세기 세계사적으로 가장 성공한 나라인 우리나라를 설명하는 것이 곤혹스러울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근대화(현대화)와 산업화를 설명하자면 박정희를 비롯한 현 보수진영의 공을 부인하기 쉽지 않죠.  우리나라의 산업화에 대해 서술하는 것은 이들을 긍정하지 않으면 가능하지 않으니 우리나라가 세계사적으로도 성공한 나라라는 것을 보여줄 수가 없습니다. 19세기말부터 20세기말까지의 120년의 세계사를 조망하게 되면 우리나라가 얼마나 성공한 나라인지를 알 수 있고, 현재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의 과정을 역사에 담지 않을 수 없게 되죠.

박정희나 산업화를 폄하하지만, 세계사적으로 다른 국가들과 비교할 때는 이들의 공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죠. 절대적이고 이상적인 기준에서 박정희와 산업화의 폐해를 공박할 수 있지만, 세계사적 관점에서 우리와 비교되는 나라들의 상황을 살펴보면 역사를 절대적이고 이상적으로만 바라볼 수 없다는 것을 금방 알게 되고, 산업화와 민주화의 관계, 개발독재의 필요악에 대해 천착하게 되어 역사를 다면적이고 종합적으로 조망하게 됩니다.

현재의 대한민국, 20세기의 대한민국의 역사를 긍정하기 죽어도 싫고, 산업화 과정을 자세히 다루기도 싫고 보수진영(자본주의, 자유민주주의)의 기여를 인정하기 싫으니 자연스럽게 세계사적 관점의 근현대사 조망을 기피하게 된 것이라고 봅니다.

이들이 세계사적 조망을 하지 않고 국수적인 관점으로 근현대사를 집필한 것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정치적)의도가 담긴 전략이라고 저는 봅니다. 

  

5. 역사교과서의 국정화가 최선은 아니나 현재에는 불가피한 이유

저는 원칙적으로 교과서의 국정화에 찬성하지는 않습니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검증 교과서 체계가 국정체계보다는 보다 자율적이고 다양성을 추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현 우리나라의 검증 역사 교과서 체계는 국사학계의 좌편향, 역사 교사의 좌편향, 출판된 역사 교과서의 좌편향과 획일성, 교과서 유통구조의 문제, 검증 체제 속의 이해당사자들의 카르텔, 학생과 학부모들의 자율적 선택의 제한 구조 등으로 문제가 심각해 단순히 검증체계를 강화하거나 개선한다고 해결될 수 없다고 봅니다.

검증 교과서 체계가 자율성과 다양성을 담보할 수 있는 정상적인 상황이 될 때까지 당분간은 국정 교과서 체계로 가는 길 밖에 달리 방법이 없을 듯합니다.

국정 교과서 외에 현 검증 교과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제시해 주시고, 그것이 국정보다는 더 나은 해결방안이라면 저는 그 때는 저주없이 국정화를 포기하고 그 방안을 따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국정화 논쟁은 국정화에 대해 단순한 찬반으로 싸울 것이 아니라 현 검증 교과서의 문제를 해결하는 좋은 방안을 모색하는 가운데 국정화 등 여러 방안을 비교하고 그 중 가장 좋은 대안을 찾는 것으로 방향이 바뀌어야 생산적인 결과를 만들어 내고 사회적 비용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봅니다.


* 현 7종 역사교과서의 문제를 구체적으로 다룬 동영상

http://www.ilbe.com/index.php?mid=polilbe&search_target=title_content&search_... 역사교과서&document_srl=6853507589

    


IP : 118.46.xxx.145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gg
    '15.11.10 10:30 AM (124.49.xxx.162) - 삭제된댓글

    길벗까지 나타난 걸 보니 오늘 총출동 맞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99208 한국 아동 성범죄 율이 세계 4위라네요... 1 ….. 2015/11/10 981
499207 골다공증검사동네병원도 괜찬나요? 1 어째 2015/11/10 1,426
499206 강용석이 매력있나봐요. 13 안드로로갈까.. 2015/11/10 6,098
499205 krt 여행사 어떤가요? 7 .. 2015/11/10 17,029
499204 발소리 안나고 폭신한 부츠 아시는분~ 1 겨울이 2015/11/10 852
499203 동료가 꿈을 꾼 나의 이야기 ... 2015/11/10 578
499202 응답하라1994 보신분이요..질문있어요 12 ㅡㅡㅡ 2015/11/10 2,704
499201 판매하는 샤워기로... 혼자 교체가 ...가능할까요 ?? 10 늙은 자취생.. 2015/11/10 1,924
499200 마이클럽에서 본 셀로판지로 시력보호글 기억하시는분 있나요? tre 2015/11/10 707
499199 내일 알리 익스프레스에서 구매할 예정인데요 1 관세요 2015/11/10 704
499198 휘슬러 프리미엄 신형 쏠라 냄비 가격은 얼마가 맞나요 4 궁금이 2015/11/10 3,435
499197 초4수학 답좀 찾아주세요 3 초4수학 2015/11/10 896
499196 흠과...관련.... 저는 과수원댁 며느리이니당... 34 dd 2015/11/10 15,147
499195 뭘 배워도 늦게 배우고 못하는 사람 16 몸치 2015/11/10 4,448
499194 새집에 살아보는게 소원 9 .. 2015/11/10 2,233
499193 집샀는데 시부모가 시큰둥 한건 왜일까요? 49 .. 2015/11/10 16,478
499192 오늘 저녁 뭐 드세요. 4 ㅣㅣ 2015/11/10 1,482
499191 대학교 어디로 가면 좋을까요? 5 어디로 2015/11/10 1,826
499190 kt 결합상품 사용 조건이요? kt 2015/11/10 484
499189 요 부츠 어떤가요?? 조언 부탁드려요 1 ... 2015/11/10 1,083
499188 쥬스용 사과 품종 추천해주세요. 3 ... 2015/11/10 691
499187 고들빼기김치에 우유를 쏟았어요 어찌해야할지 6 도와주세요 2015/11/10 1,305
499186 마트에 파는 쌀국수 추천해주세요 8 감사감사 2015/11/10 1,616
499185 프레시안뷰-박근혜..'경제 폭탄' 앞에 두고 교과서 타령 3 경제위기 2015/11/10 1,128
499184 공진단..드시는분 계신가요~? 8 늘 푸르른 2015/11/10 4,8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