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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전업선택... 요즘 후회가 되네요.

비가오네요. 조회수 : 6,747
작성일 : 2015-11-09 23:36:39

요 며칠 '맞벌이'에 대한 글들이 꽤 올라왔는데, 그런 글과 댓글을 읽고나서는 마음이 편치 않네요.

아 ~~ 먼저, 찬반양론을 펼치려는게 아니구요. 그냥 제 얘기..^^;;

스스로 '전업'을 선언했거든요.

35살에 결혼하여, 쌍둥이를 갖고.. 쌍둥이를 갖었음에도 당연히 '일하는 엄마'로 살겠다고 생각하고, 출산직전까지 회사..

각자 적성에 맞는게 있는데, 저는 살림은 정말 힘이들고, 일하는게 정말 재밋었거든요. 성취감도 느끼고..

업무는 정말 빡셌는데 저는 정말 좋았어요. 일자체가..

1년 휴직 후, 복직하기 위해 시댁옆으로 이사왔는데..

막상 애들을 보시니 힘에 부치시는 시어머니..(70세)..시터가 있어도 힘든데 오죽하시겠어요..

친정은 엄마가 안계시고.. 시터분은 혼자서는 못하신다하시고.. 남편의 잦은 해외출장..거의 육아에 도움을 못줘요.

임신기간에도, 태어나서 거의 남편은 없었죠..

남편도 힘들죠.. 일이 해외출장이 잦은업무니..

거기에 인천 어린이집 사건사고..가 제맘을 결심하게 만들었는데.. 너무 일을 하고싶어하는 저와 남편이 너무 다투는걸 보시고는 어머님께 부탁하니 월-금요일까지 시댁에있다가.. (어린이집에 갔다가 4시에 오는거..) 금요일 저녁에 데려갔다 월요일 출근길에 맞기라고.. 어머님 혼자사는 집이 아니고, 큰형님이 같이사시니 그것도 편치않더라구요.

저도 업무가 일이많아..보통 집에오면 9시..10시.. 둘다 대기업이구요.

고민하다가.. 내가 얼마나 이회사에서 버틸수있을까? 인생에서 내가 아이들에게 온전히 집중할수있는 시간들이

얼마나 될까?? 하다가 퇴사했습니다. 저나 남편 둘중 한명은 일찍오거나, 번갈아 퇴근이 되야하는데 그게 안되니까요..

30개월이 지난 지금.. 내년 4세까지는 집에서 양육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좀 편안해진걸까요?

제 마음속이 참 복잡하네요.

각자의 이유로 인해, 전업 과 워킹맘의 길을 가는건데.. 제가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던걸까요? 육아 3년의 시간이 중요하다

여겼고.. 그래서 결정한건데..(저는 무조건 일해야된다고생각해서, 7세정도면 다시 일할생각입니다. 저를 받아줄때가있을지모르겠으나..)

과연, 내가 온종일 아이들과 함께 있으면서 잘하고있는가?? 내가 끼고있다고 제대로 키우는게 맞나?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도 벌고, 그외의 시간에 애들한테 짜증내지 않고 웃어주는게 낫지않았을까??

그냥.. 퇴사를결정하는 순간.. 어떻게든 되겠지! 하고 어린이집에 맞기든지, 시댁에 맡기든지 모른척하는게 낫지않았을까? 싶은맘이네요.다 지나간거지만..

아무도 저에게 뭐라하지않아요.

집에서 애키우는게 가장 어렵고 힘든일이다..라고 말은해주는데.. 제마음이 참 어렵네요.

경제적으로 남편에게 구속된다는것도 제자신 스스로가 참 싫다! 라는 마음만 들고.. 잉여인간이 된 기분이에요..

내가 이런생각들수록.. 애들에게 더 안좋을텐데.. 알고있음서도 마음 추스리기가 참안되네요. 애낳고도 없었던 산후우울증이 지금찾아오나봐요..ㅜㅜ


살림이든, 일이든.. 각자 자기가 잘하고 좋아하는 것들을 했으면좋겠어요.

아이낳고, 키우고.. 이러는게 참 어렵습니다.

남자들도 일하는게 힘들겠지만, 결혼하는 순간.. 여자들이 갖는 여러가지 복잡한 상황들에서는.. 조금 떨어져있을수 있어서 참 부럽네요. 내가 육아땜에 경력단절을 해야하나?말아야하나? 고민하지 않아도 되니까요..


IP : 221.150.xxx.249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일이 좋을순 있지만..
    '15.11.9 11:48 PM (222.100.xxx.166)

    근데 전업이 잉여는 아니예요. 전 하루하루가 애들때문에 너무 전투같아서
    솔직히 다른 분들 전업은 심심하다, 너무 잉여롭다 하는게 이해가 안가네요.
    애들 신경쓸거 너무 많고 너무 힘들고 지쳐요.

  • 2. ㅡㅡㅡ
    '15.11.9 11:51 PM (216.40.xxx.149)

    애들 만 5세 미만일때 전업은 완전 힘들어요.
    그나이땐 집에 온종일 애랑 있는거 게다가 쌍둥이면 죽죠
    제 친구 쌍둥이 낳고 보니 어른 네명이 붙어도 죽겠다 그러던데...

  • 3. ...
    '15.11.10 12:18 AM (220.86.xxx.88)

    만5세 미만 전업 죽어나요
    애 방치하고 폰 들여가보고 다 외식하고 집 개판치고 사는거 아니면

    애랑 놀아줘 책 읽어줘 끼니 다 챙겨줘
    어른 밥 따로해 집 청소 수시로해야 그나마 유지돼
    자기전까지 미쳐요

    그거 싫어서 애 팽개치고 일하러 가는 사람 많아요
    이왕 결정하신거 최선을 다해서 한다 생각하고 애기들 잘 키우세요

    그래도 좀 키워놓으면 정성들여 엄마가 키운 애들이 좀 다르더라구요 시터 손에 큰 것보다요

  • 4. 다시
    '15.11.10 12:21 AM (66.249.xxx.195)

    일하시면되죠. 지금하는 일에 충실하세요

  • 5. 쌍둥이
    '15.11.10 12:22 AM (218.54.xxx.98)

    저도 쌍디엄마 선생도 때려치었고 남편 증말안도와주는 경상도넘
    쌍둥이엄마가 의약분업때 투쟁하는 레지던트 대표분도 끌고왔답니다
    평상시에도 못보는 애들 투쟁할때라도 보라고
    투쟁은 남들에게맡기고 쌍둥이 아빠는 안된다고!

  • 6. 저요
    '15.11.10 12:30 AM (120.142.xxx.163)

    두살터울 아이둘 7년동안 혼자 키웟어요ㅠ
    시댁친정 거의 안오셧고
    남편출장 애들은 수시로 아프고해서
    정말 잠도 못자고 살림..도 못햇어요ㅠ
    남편하고도 자주싸우다 둘째 유치원
    보낸 첫날부터 다시일햇어요~~

    지금도 솔직히 아무나 워킹맘이나 싶을때도 많은데
    아이들이 한살 먹어가면서 좀 낫다싶어요
    일하는 순간엔 정말 나혼자있다는 기쁨에ㅠ
    여튼 힘내세요~

  • 7. ㅇㅇ
    '15.11.10 12:31 AM (223.62.xxx.7)

    원글님 충분히 이해하고 동의합니다. 근데 댓글로 애를 팽개치고 나간다, 엄마가 키운애는 다르다..그런 말씀은 삼가해주세요. 원글님이 전업을 선택할 사정이 있었던 것처럼, 전업을 선택할수 없는 사정도 있으니까요. 저는 오히려 전업이냐 아니냐를 선택할수 있었던 님이 부럽네요. 평생 내손으로 먹고살아야하는 운명인 저로서는...

  • 8. ㅡㅡㅡ
    '15.11.10 1:08 AM (216.40.xxx.149)

    오히려 아직 애기 쌍둥이면 없던 일자리도 구해 나갈판이죠
    무지 힘들어요.. 시터도 안와요 쌍둥이라 그러면.

  • 9. 글쎄요
    '15.11.10 2:14 AM (220.78.xxx.252)

    저는 애키우기가 진짜 힘든거라고 생각해요.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요. (물론 기쁨도 있지만요.)
    그런데 가끔 손주들 데리고 힘들어서 어쩔줄 몰라 하는 할머니들 보면, 젊은 나도 힘든데 연세드신 분이 얼마나 힘들까 싶어요.
    게다가 주변에 쌍둥이 손주 보시는 분이 계신데 정말 내가라도 대신 대신 안아주고 거들어주고 싶어도 아이가 절대 안 떨어져 그저 안타까운 마음이죠. 아마 원글님도 시어머님이 그리 힘들어 하시는 모습에 더 전업을 하기로 마음먹으셨겠지요?
    그 힘든일 내가 하면서도 때론 짜증도 나고 몸도 상하는데, 가능하다면 다른 누구보다야 내가 하는 게 낫지 싶어요.
    물론 모든 사람의 여건이 생각이 다 같지 않고 어쩔수 없는 상황이 있는 것도 알고 있답니다... ㅠㅠ

  • 10. ....
    '15.11.10 2:27 AM (118.176.xxx.233)

    3살까지는 엄마가 끼고 키워야 애들이 엄마의 사랑을 느끼고 정서적으로도 안정된다고 하잖아요.
    걍 엄마가 되었으니 3살까지는 책임지고 키우자는 편안한 마음으로 키우시고 그리고는 마음대로 하고 싶으신 일 하시면 될 것 같은데요.

  • 11. ...
    '15.11.10 2:27 AM (114.200.xxx.7)

    네..전업도 해본 사람이 전업한다고 하면 뭔말인지 알꺼예요.

    전업하면 희얀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던데..
    자기영역에서 열심히 일하면 된다고 봐요.
    수입이 들어오면 워킹이고 안들어오면 전업이지요.
    놀면서 전업한다고 착각하는건 다 자기그림속의 전업이라고 봐요.

  • 12. ......
    '15.11.10 2:44 AM (175.211.xxx.245)

    근데 대기업다니다 3년을 쉬면 할수있는일이 있나요? 3년 공백기가 문제가 아니고 재취업 나이가 문제가 될거같은데요. 그래서 원글이가 고민하고 있는거 같아요.

  • 13. ㅇㅇ
    '15.11.10 4:31 AM (222.112.xxx.245)

    이게 전업이냐 맞벌이냐 이 모든게 결국은 사회 구조의 문제인데 이걸 사회 문제로 보지 않고
    개인의 문제로 치환하고 그러면서 남녀 대결 양상으로 가니 해결책이 없는거 같아요.

    맞벌이 많은 나라들 보면 기본적으로 직장에서 한국처럼 열악한 근무시간이 없어요. 야근이 없는 환경이지요.
    그래야 맞벌이하면서 같이 남녀가 집안일과 육아를 할수 있는 환경이 되니까요.

    한국은 노동환경이 열악하다보니 밥먹듯이 야근하고 그런 환경에서 남자들이 그래도 밥벌이에 더 중심을 두다보니 가사일과 육아는 외벌이처럼 손놓게 되고 여자는 그런 경쟁에서 밀려난 환경에서 둘다 하느라 힘들어하고.
    만약에 남녀 둘다 그런 조건이면 부부가 아내는 남편보고 혹시 모르니 경쟁하라고 하고 스스로 양보하는 형편이잖아요. 여자는 전업이라는 최후의 보루가 있으니까. 반면에 남자는 맞벌이가 힘들면 외벌이가 되더라도 직장에서 살아남아야하니 외벌이하는 사람들 기준으로 일해야하고.
    기준이 외벌이하는 남자 기준으로 일을 해야하니 맞벌이하는 남자나 여자나 경쟁이 안된다고 봐요.
    외벌이하면서 일만 하는 직장인이 기준이 되어버리니까요. 하루 12시간 직장생활하는 그런 직장노예가 기준이 되니까요.

    이러면서 여자보고는 애 많이 낳으라고요? 참.
    그럼 애 많이 낳아서 기를 수 있게 남녀 모두 노동시간을 줄여야지요.
    지금 같은 환경에서는 결국 남성위주의 노동시장이 되고 여자들은 중심이 아닌 부가적인 노동인력이 되고
    남성들이 야근에 밤낮없이 일하도록 나머지를 다 하게하는 비정상적인 구조가 되어버렸어요. 가장 약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에게 가장 많은 희생을 하도록요.

    그리고 예전에 대만 출장 가서 놀란게 집에 부엌이 상상도 못할만큼 작더군요.
    더운 나라라 부엌에서 불로 음식먹기 힘들어 그런가 봤더니 그것도 그렇지만 (집에 에어콘 우리보다 더 잘되어 있었으니 그것만은 아니고) 대부분 맞벌이라 집에서 밥을 안먹더군요. 아침부터 다 밖에서 사먹고요.

    우린 맞벌이하는데도 누군가 아침밥 차려주길 원하지요. 한식이 손도 많이 가는데.
    그거 보고 아...맞벌이를 많이 하는 나라들은 가족 문화도 다르구나...싶었어요.

    그네들은 우리보다 노동시간도 짧아서 부부 모두 더 일찍 퇴근해서 집에 오는데도 가사 노동의 양도 더 적구나...
    그러니까 맞벌이가 훨씬 수월하고 그러니 더 많고 그런거겠구나 알겠더라구요.

    한국은요?
    노동시간은 세계최고로 열악하면서도.
    아침밥은 꼬박 챙겨서 한식으로 먹어야하고 저녁도 집밥 건강하게 먹어야하고.
    맞벌이하는 여자들도 많이들 자식 건강 신경쓴다고 아침밥 저녁 직접 만들어 해먹일 생각하고요.

    다 악소리나게 힘들게 살고 있구나 싶더군요.

    갈수록 한국에서 일하는 남자나 여자나 다 불쌍한 종자들이구나 싶어요.
    노예가 더 약한 노예 부려먹는 현실이니까요.

  • 14. ㅇㅇ
    '15.11.10 4:34 AM (222.112.xxx.245)

    원글님처럼 일에 열정도 갖고 있고 그러기 위해서 대학까지 다닌 고급인력들이 왜 애 낳고 힘들어 전업이 되고 그리고 원래 직장에 복귀 못하고 대부분이 나중에 캐셔나 그런 걸로 밀려나야하는지 사회 구조가 정말 비정상적이구나 싶어요.
    진짜 애 낳고 키우고 전업만 하려면 전 대학 굳이 필요 없다고 보거든요. 개인적 낭만 뭐 이런거 위해서 필요할지 몰라도 사회적으로 대단한 낭비라고 생각해요.

  • 15. 어쨌든
    '15.11.10 6:55 AM (223.62.xxx.117)

    쌍둥이 키우는거 전업도 힘들죠.
    열심히 키우고,크게 되면 재취업하세요.
    잘하실것같네요

  • 16. 그래도 엄마가 나아요.
    '15.11.10 7:24 AM (218.209.xxx.47)

    티도 안 나는 집안일에 독박육아에 힘드시겠지만
    그래도 아이들한테 집중하며 그 시기를 잘 보내시면
    아이의 정서도 좋고 아이와의 관계에서도 덜 힘드실 거예요.
    초등 들어가면 그만둬야지하는 대기업 엄마들 많더라구요.
    내 적성이 아닌 일들을
    결혼을 하면서 엄마가 되면서 적성으로 발전시켜야 되는게
    가끔 저도 억울하긴 하지만...
    엄마가 제대로 그 시간에 집중한다면
    그 시간이 정말 가치있고 소중할거예요.

  • 17. ...
    '15.11.10 8:22 AM (180.229.xxx.175)

    아이들에게 집중하시는게 길게 보면 훨씬 보람있고 이익이에요...쌍둥이라니 더더군다나...
    눈에 보이는 당장의 수입과 눈에 안보이는 전업의 가치가 단순비교되긴 어렵지만요...

  • 18. 별님
    '15.11.10 9:01 AM (1.232.xxx.140) - 삭제된댓글

    참으로 아쉽고
    나만 도태되고 세상에서 멀어지고
    정말 이해못했던 그런 모습의 초라한 내가 되가는게 너무 싫었는데
    나이가 들어 되돌아보면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은 힘들어도 조금 지나면
    함께 체험학습다니고 했던기억들이 지금도 서로 좋아요.
    지금이 제일 힘들때라 조금만 견뎌보셔요..
    아이들은 금방 크네요..
    아이들이 품에 있는 시기는 불과 몇년인데
    그시기 엄마라는 존재는 꼭 필요한 위대한 존재죠
    화이팅 ~!

  • 19. 저도 쌍둥이 육아에
    '15.11.10 9:33 AM (49.172.xxx.221) - 삭제된댓글

    전업. 한때는 회사생활이 진저리가 났는데 이제는 마음 고쳐 먹었어요. 전 임신 전부터 자발적 퇴사라 원글님하고는 다르지만 그런 마음의 갈등 고스란히 겪었고 다시 육아랑 병행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시작하려해요. 전 백일이후 혼자 애들 돌봤어요. 징그럽게 힘들죠. 그럼에도 어디 안 보내고 네살까지는 직접 보고 싶었는데 애들 두돌 좀 지나면 바로 투입 돼야 하는 상황이라 안 내키긴 하지만 이번 기회 아니면 다시 사회에 발담기 어려울 것 같아 하려고요. 수명이 너무 길고 남편만 기대기엔 불안하잖아요. 그리고 제 일이 있으면 커가는 아이들에게 더 좋을 것 같아요. 여러모로... 기왕 관두신 거, 계신동안 육아 잘 하시고 또 일하세요. 조건이나 환경이 예전같지 않겠지만 시작하면 또 어찌 풀릴지 모르잖아요. 저도 오래오래 잘 해 보려고요. 하지만 애들만 붙잡고 싶은 마음도 계속 있네요. 욕심이겠죠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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