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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길가에서 햄스터같은 동물을 주운적 있어요

무명 조회수 : 1,347
작성일 : 2015-11-07 16:27:32

초등학교 4,5학년 쯤에 학교를 마치고 집에 오는 길이었어요.
골목길바닥을 보면서 길을 걷는데. 눈앞에 돌도 아닌것이
왠 동그랗게 생긴 생명체(?)로 보이는 물체가 있었어요.
가까이서 자세히 보니까 새끼 쥐인지 햄스터인지는 모르겠는데..
크기는 밤톨만한 크기에 동글하게 생긴걸 보니
누가 버린 햄스터인거 같았어요. 길가의 흙에 쩔은듯한 색깔과
털이 듬성듬성한 조그만 녀석이 몸을 둥글게 말고
덜덜 떨고 있더라구요. 주변에는 얘가 죽기를 기다리는건지
조그만 잔개미들이 득실거렸고요..

그 모습이 너무 비참하고 안타까워보여서
집에 달려가서 예전에 키우던 햄스터집으로 쓰던 플라스틱통을
가져와 거기 담아옮겼었어요. 자기를 건드리는데도 애가
움직이거나 도망칠 기력도 없었던건지 그저 가만히 있더군요.

그 뒤로 집으로 데려가서 남아있던 햄스터사료랑 물도 주고
했었는데..이틀 뒤인가 아침에 보니 죽어 있었어요..
왜인지 모르겠지만 말이죠..
그래서 이걸 어떡하나, 묻어줄까 고민하는 와중에
엄마한테 얘기를 하니, 별말없이 와서는 햄스터사체가 들어있는
통을 탈탈 털어서 쓰레기통에 버리더라구요.
(경악스럽지만ㅠㅠ 엄마가 장삿집을 하다보니.. 생계에 지치고
고달프셨던 분이라.. 그런쪽으로 인식이 없었던듯 해요..)

저 역시도 평소 말수가 적었던지라 엄마한테 따지거나 암말도
못하고 있었는데, 버려진 햄스터 사체에 마음이 쓰였지만
결국 아무말도 못하고 있기만 했어요
전 지금도 죽은 그 동물이 마치 쓰레기처럼 더러운 쓰레기통에
버려지던 충격적인 장면이 아직도 떠올라요...냉혹한 현실,
비참한 기분을 그때 첨 느꼈던거 같아요.
웅크리고 덜덜 떨고있던 그 작은 몸짓도 눈에 선하고요..
이런 기분 여러분도 이해하실까요?





IP : 39.7.xxx.150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5.11.7 4:31 PM (115.140.xxx.189)

    이해됩니다, ㅜ 귀엽다고 사놓고 그렇게 버릴거면 왜 사는지 모르겠어요,

  • 2. ㅜㅜ
    '15.11.7 4:46 PM (211.33.xxx.202)

    가의 흙에 쩔은듯한 색깔과
    털이 듬성듬성한 조그만 녀석이 몸을 둥글게 말고
    덜덜 떨고 있더라구요. 주변에는 얘가 죽기를 기다리는건지
    조그만 잔개미들이 득실거렸고요..

    ----
    안타깝네요.. 작은생명체
    좋은곳에서 행복하길...ㅜㅜ
    님도 참 멋진일하셨어요 고마워했을거예요 햄스터도.

  • 3. 원글
    '15.11.7 4:52 PM (175.223.xxx.93)

    제대로 키우지못할꺼면 가까운 사람을 주거나
    분양하지..사람들은 때론 약한 존재에 무신경하고
    냉정한거 같아요.
    그리고 별로 한게 없는데^^;; 멋진일이라고 해주신분
    고맙습니다ㅎ
    햄스터가 웅크리고 있던 모습과 죽은뒤에 묻어주지
    못했던게 아직도 생각나면 슬퍼요ㅠ

  • 4. .....
    '15.11.7 4:56 PM (223.62.xxx.136) - 삭제된댓글

    생각만 해도 너무 불쌍하네요...
    처음에 딸애가 어디서 흰쥐를 얻어와서 경악을 했는데
    지금은 어디가나 햄식이녀석이 눈에 밟혀요...

  • 5. 육아서에 보면
    '15.11.7 5:08 PM (123.111.xxx.250)

    그런 경우 양육자의 태도가 무척 중요하다고 나와요.
    오래전의 보통의 어머니이신거죠.
    어머니께서 원글님의 놀란 마음을 공감해주고, 슬픈 마음을 위로해주고 비록 보잘것 없는 생명이지만 마지막 가는길을 살펴주었다면 지금처럼 상처로 남지는 않았을거예요.
    원글님 마음이 충분히 이해되네요..위로드립니다.

  • 6. ..
    '15.11.7 5:44 PM (223.62.xxx.184)

    나이있으신분들은 그냥 쥐로만 생각할수있어요
    예전에는 그당시 국민학생들한테 쥐잡기캠페인도 시켰거든요
    쥐꼬리 가져오라고 ㅡㅡ;;

  • 7. 원글
    '15.11.7 9:20 PM (110.70.xxx.94)

    그렇군요. 생각해보면 그때 당시에 엄마가 공감해주고
    헤아려줬더라면 상처가 된 기억으로 남아있진 않을꺼같아요;;
    옛날 스타일의 엄마가 맞구요 그런 대응에 충격?받긴했지만 상처라고 생각해본적은 없었던터라 왜 자꾸 이런기억이 나지 생각했었거든요.
    제맘을 헤아리고 알아주신 님ㅠ 고맙습니다ㅠ

  • 8. mrs.valo
    '15.11.7 9:56 PM (223.62.xxx.135)

    기억을 좋은 쪽으로 바꿔보려고 하면 어떨까요 저도 햄스터 많이 키웠었고 지금도 한마리 모시고 사는데요 글 읽고 든 생각이 햄스터가 힘들게 목숨을 이어가다 그나마 죽기 전 좋은 사람을 만나 따뜻한 집에서 밥 물도 얻어 먹고 떠났구나 생각했거든요 원글님은 분명 좋은 분이에요 아직도 기억에 남은건 공감능력이 높으신데다 인간이 타인이나 사물에게 가지는 측은지심이 있어서 이기 때문이겠지요

  • 9. Money
    '15.11.7 11:17 PM (121.182.xxx.179) - 삭제된댓글

    옛날에 평범한사람들은 배우질못하고 문화적으로 누린게없으니 감성도 지성도 너무 많이 떨어지는듯해요.

  • 10. 원글
    '15.11.7 11:27 PM (175.223.xxx.194)

    발로님, 힘들게 생명을 이어가다가 밥과 물도 얻어먹고
    떠났다고 의미부여해 주시니 저두위로가 되네요ㅠ
    댓글 하나하나가 고맙습니다
    여러분들이 단 댓글을 보니 저두 뿌듯하기도 하고 ㅎ
    앞으로도 작고 약한 동물들한테 잘해줘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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