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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우리집 할머니 고양씨 이야기

올라리 조회수 : 2,117
작성일 : 2015-11-06 13:08:04
우리집 고냥씨
열세살 먹은 샴고냥씨
예전 키우다 하늘나라 간 녀석
심심하지 말라고 탁묘하다
탁묘기간 몇달이 일년되고 이년되고 삼년되고
그러다 연락이 오길
아무래도 못데려가겠다고 분양하겠다고..
그러다 우리가 키우게 된 할머니 고냥씨
딸 시집가고 오마니가 키우시다
울아들래미가 하도 애완동물애완동물 노래를 불러
데려오게 되었는데
그렇게 이뻐하던 고냥씨들도 아들 둘 키우니 자신이 없어
반대하고 반대하고 반대하다 데려오게 되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이쁘고 귀엽고 웃기고 짠하고 그러네요. 

얼마전엔 아들래미가 산책을 시키고 싶다고 하길래
그간 다른 고냥씨들과의 산책에서 많은 상처를 입었던 엄마는,
그래, 너도 곧 포기하겠지 싶어 목줄을 해주고 집앞 산책을 나섰더니
두리번 거리며 경계는 하면서도 어찌나 쫄래쫄래 잘 걸어다니는지,
지나던 사람들 멈춰서서 저게 개냐 고냥이냐~
뱃살은 출렁대니 지나던 할머니들 또 한마디씩 거드시네, '고양이가 애뱄구마~'
중성화한 열세살 할머니한테 이 무슨 망발을..같이 늙어가는 처지인데..

울아들 피아노 수업하면 피아노 의자에 앉아서 같이 레슨받고
화상영어 수업하면 책상에 앉아서 같이 수업받고, 
숙제하라면 방에 들여보내고 나중에 보면 엉덩이로 책깔고 앉아있고
곧 피아노 치며 영어하며 도형 문제 풀지도..

거실 테이블에 앉아 책보던 남편 표정이 이상해 가보니,
어느새 남편 책상다리 사이에 또아리를 틀고 앉아있고,
사람이 조금만 앉아 있다 싶으면 무릎에 올라와서 자세를 백번 바꿔가며
가장 편한 자세를 찾아 앉아 있어보려하고,
그러다 목소리톤이 조금만 높아져서 구박받는가 싶으면 어느새 쪼르르 꽁지빠지게 도망가고,

책장 위에 올려놓은 햄스터들을 저녁마다 하염없이 바라보더니 
이제는 의자위로 올라가, 오늘은 책상위로 올라가 하염없이 바라보며 참견하고 싶어하고, 

아무튼 얌전하고 조신하고 고고한 요조숙녀(요조할머니)인줄 알았더니, 
온데 다 참견하며 따라다니다가, 산책나가선 천하의 용감씩씩한 고냥씨로 변하더니,
쪼금만 야단맞는다 싶으면 쪼르르 도망가네요. 

82보고 앉았는데 모니터 앞을 왔다 갔다 하는 우리 고냥씨때문에 너무 방해가 되서
씁~ 했더니 후다다다다다다닥 도망가는 모습이 귀여워 글 한번 써봅니다. 

아프지 말고 오래 살아라 아나아나~
IP : 59.5.xxx.223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15.11.6 1:23 PM (165.225.xxx.85)

    저희 집에도 열세살 ( 2002년생이랍니다) 할머니 러샨블루 있어요!
    산책은 못하고 완전 소심쟁이지만
    2살된 막내냥이(이놈은 길거리서 구걸하다 저한테 잡혀온..)가
    함부로 굴면 하악도 잘 하고 야무지게 쨉도 잘 날립니다.
    요즘 높은데도 잘 못 올라가고
    할머니들처럼 몸에 근육 없어 예전보다 많이 가벼워진 걸 안으면
    얼마나 짠한지.. 저희 냥이도 아프지 말고 오래오래 살았으면 좋겠어요.

  • 2. 정말 아프지 말고
    '15.11.6 1:41 PM (175.114.xxx.185)

    오래오래 행복하길~~~~!!

    저희는 5살 동갑냥이 두 마리 있어요. 중성화했지만 암수.
    암놈은 도도쟁이에 식탐 많고 눈치가 너무 빤한 똘똘이.
    숫놈은 힘으론 암놈을 이겨도 밥 먹을 땐 늘 양보 양보 양보를 해서 안쓰럽고 착한 넘.

    암컷은 잘 먹어서 그런지 늘 건강한데
    숫넘은 입도 짧고 여름이면 피부병에 잘 걸리고 눈도 잘 충혈돼서 늘 걱정이죠.

    어려선 둘이 껴안고 잘 지내더니 언제부턴가 시큰둥해서 알콩달콩하진 않지만 가끔은 서로 핥아주기도 하는 사이죠.
    말귀를 잘 알아들어서 부르면 에옹~하면서 도도하게 꼬리 치켜들고 걸어오는 거 보면 막막막 깨물어 주고 싶어요. ㅎ
    구석진 곳에 들어가 푹퍼져 잠을 자도 제가 "캔~"하면 득달같이 나타나죠.
    주식캔 하루에 한 캔 둘이 나눠 먹고 나머진 퓨어비타 사료 먹어요.

    필요한 거 있으면 다가와서 "으응~으응~"거리며 발라당 누워 귀여운 척도 잘하는 우리 집 아가들.
    아프지 말고 진자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길 매일 기도해요.
    사랑한다~! 고미남, 황태경~~~!!!!! ㅋㅋ

  • 3. 그죠..
    '15.11.6 1:42 PM (203.233.xxx.130)

    우리집 냥이도 어찌나 살갑게 구는지..
    너무나도 애교가 많고 따라다녀서 살짝 부담스러기도 하지만,
    완전 제 팬이여서 이뻐도 너~~무 예뻐요..
    다같이 건강하게 오래 살면 좋겠습니다....

  • 4. 올리라
    '15.11.6 1:42 PM (59.5.xxx.223)

    저희도 2002년생인데, 저희집에 두살이라고 하지만 1년도 못되어 왔으니, 우리집에서 평생을 산거죠.
    성격이 너무 좋아서 같이 살던 할부지 고냥씨가 엄청 까칠하게 굴어도
    그거 다 맞춰가며 살더니, 할아부지 고냥씨 하늘나라 가니 엄청 야옹거리고 찾더래요. (엄마 말씀이) ㅠㅠ
    예전에 갑상선도 안좋고 해서 병원다녔다더만, 오히려 말년(ㅠㅠ)되니 더 건강해 졌어요.
    저희집에 와서 환경이 바뀌어 살이 좀 빠지더니, 이제는 뱃살을 끌고 다니세요.
    안으면 한뭉텅이라지요.
    할아버지 고냥씨 열세살 되어 많이 아프고 하늘나라 갔는데, 이녀석은 아프지 말고 지금처럼 건강하고
    제 구박과 저희 아이들 사랑 잔뜩 받다가 가면 좋겠어요.
    미혼때부터 고양이들 키우기 시작했는데, 그때도 이쁘다고 키웠지만 그때랑은 느낌이 다르네요.
    우리 아들들 키우면서 저도 쪼금 인간됐나봐요. 더 짠하고 더 이쁘고 아무튼 예전같지 않게 더더 우리 냥이가 이쁘고 짠해요.

  • 5. 뮤뮤
    '15.11.6 1:44 PM (59.5.xxx.223) - 삭제된댓글

    고미남~ 황태경에서 빵터졌어요. ㅋㅋㅋ 고미남은 이해가 가는데...황태경은...ㅎㅎㅎㅎ

  • 6. 올라리
    '15.11.6 1:44 PM (59.5.xxx.223) - 삭제된댓글

    고미남~ 황태경에서 빵터졌어요. ㅋㅋㅋ 고미남은 이해가 가는데...황태경은...ㅎㅎㅎㅎ
    호적에 올려도 손상없는 인간화된 이름이네요. ㅋㅋㅋ

  • 7. 맞아요.
    '15.11.6 1:45 PM (175.114.xxx.185)

    같이 지내다 하나 먼저 가면 며칠을 에옹거리면서 찾더라구요 ㅠㅠㅠㅠ
    우리도....심장마비로 ㅠㅠㅠㅠㅠ
    며칠을 찾던지 ㅠㅠㅠ걔네 때문에 슬픈 건지 내가 슬픈건지 모를정도였어요.
    지금 또 눈물나네요 ㅠㅠㅠㅠㅠㅠㅠ
    시간이 지나도 이렇게 잊혀지지 않으니 피는 안나눴어도 같이 사니 진짜 가족이에요.
    사랑한다, 황치노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8. 아이가
    '15.11.6 1:45 PM (222.107.xxx.181)

    아이가 고양이 예뻐할 줄 아나봐요
    이것들이 또 지 예뻐하는 사람 귀신같이 알아보잖아요
    아이에게도 참 좋은 추억이 될거에요

  • 9. 뮤뮤
    '15.11.6 1:46 PM (59.5.xxx.223) - 삭제된댓글

    고미남~ 황태경에서 빵터졌어요. ㅋㅋㅋ 고미남은 이해가 가는데...황태경은...ㅎㅎㅎㅎ
    호적에 올려도 손색없는 인간화된 이름이네요. ㅋㅋㅋ

  • 10. 올라리
    '15.11.6 1:46 PM (59.5.xxx.223)

    고미남~ 황태경에서 빵터졌어요. ㅋㅋㅋ 고미남은 이해가 가는데...황태경은...ㅎㅎㅎㅎ
    호적에 올려도 손색없는 인간화된 이름이네요. ㅋㅋㅋ

  • 11. 고미남, 황태경....
    '15.11.6 1:47 PM (175.114.xxx.185)

    미남이시네요란 드라마의 주인공 이름이에요. ㅎㅎㅎ
    동물병원 가서 차례 기다릴 때 "황태경```"하고 부르면 다들 쳐다보고 웃더라구요^^

  • 12. 올라리
    '15.11.6 1:51 PM (59.5.xxx.223)

    ㅋㅋㅋ 그렇군요. ㅋㅋㅋ 그래두 웃겨요 황태경. ㅋㅋ
    저희 아들이 고양이 엄청 이뻐해요.
    화장실 응아는 퍼주기로 약속하고 일주일에 한번씩 퍼주지만,
    산책도 처음에는 흥분해서 매일매일 시킬것처럼 굴더니 이제 귀찮다고 안가지만,
    그래도 제일 많이 안아주고 쓰다듬어 주고 하는건 우리 큰아들이지요.
    작은 아들은 큰애처럼 표현이 격하질 않아 맨날 뒷전에서 이뻐하구요.
    조금만 격하게 놀아준다 싶으면 당장 형아한테 혼나거든요.
    큰아들은 화장실 담당, 작은 아들은 물이랑 사료 담당이예요.

  • 13. 날개
    '15.11.6 3:48 PM (121.157.xxx.188)

    아..고양이들 너무 예뻐요.저도 정말 한마리키우고 싶은데 자신이 없네여.미남이시네요 제가 애정하는 드라마인데...재미있으셔요. 모두들 예쁜 고양이들과 행복하셔요^^

  • 14. ....
    '15.11.6 7:59 PM (118.176.xxx.233)

    그 유명한,
    존재한다고는 하나 실제로 본 적 없는
    산책냥이 원글님 댁에 기거하시는 군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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