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이건 억울하지 않네요.

.. 조회수 : 789
작성일 : 2015-11-05 19:58:10

저는 공부 잘 하다가 고2때 미끄러졌어요.

그래도 기본기가 있어서 그럭저럭한 곳에 들어갔습니다.

저는 대학때 벌어다느느라 알바만 주구장창 했어요.

그래도 기본기가 있어서 그럭저럭한 회사에 재수삼수해서(이직 2번만에) 들어갔습니다.

 

학교때 주구장창 공부만 하지 않았어요.

그냥 공무원처럼 했어요.

어른도 아닌 미성년이 무슨 공부를 어른들이 일하는 것보다 많이 하냐 싶어서,

고등학교때도 그만큼만 했어요.

 

회사 다닐때도 일만 주구장창 하지 않았어요.

그냥 공무원처럼 했어요. 공무원도 아닌데도요.

내 사업도 아닌 직원이 무슨 일을 밤낮으로 하냐 싶어서,

공무원 만큼만 했어요.

적당히.

 

나이 들고 보니, 너무 빡세게 살지 않은 것은 억울하지 않네요.

 

저는 주부인데, 너무 가정에 헌신하지 않아요.

헌신하면 헌신짝 된다는 우스개 말도 있는데, 또 사실이기도 하잖아요.

반복되는 가사일을 반짝반짝하니 군기 든 직장인처럼 하려면

지겹고 힘드네요.

점점 지저분한 것도 눈 뜨고 봐지고, 식사 한번 청소 한번 빨래한번 농땡이 치는 것도 되네요.

 

왜냐구요,

나중에 억울할까 봐서요.

남편이 바람 피면 엄청 억울할 거 같고,

늙어서 골병나면 억울할 거 같고..

그냥 늙어서 죽을 때가 가까워지면 인생을 너무 열심히 산 것도 억울 것 같아서요.

IP : 118.216.xxx.117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동지네요.
    '15.11.5 8:03 PM (221.164.xxx.184)

    그런데요
    나이 오십 넘으니 감사해요.
    아둥바둥해도 세상사 힘든 분들 많잖아요.
    나는 무슨 복에 이리 대충대충해도

    멀쩡한 학벌, 직장, 남편, 자식까지
    고맙고 고맙네요.
    앞으로 건강만 허락되면 더 바랄게 없겠다 싶어요.

  • 2. ..
    '15.11.5 8:22 PM (118.216.xxx.117) - 삭제된댓글


    대충..
    제 삶의 모토입니다.
    긴장하고, 힘들고, 완벽한 거... 아닌
    소풍 같은 삶이면 좋을텐데요.
    저는 어쨌거나 그리 살아요. 대신 다른 풍파가 좀 있지만,
    대체로 한량처럼 사는 편이에요.
    너무 많이 배우고, 너무 많이 일하고, 너무 깨끗하게 너무 잘 차려 먹고 사는 게 피곤해요.
    남들 다들 열심히 하니 조급증 생길 만 한데, 그래도 꿋꿋이 대충 살았어요. 장하게스리.

  • 3. ..
    '15.11.5 8:23 PM (118.216.xxx.117) - 삭제된댓글


    대충..
    제 삶의 모토입니다.
    긴장하고, 힘들고, 완벽한 거... 아닌
    소풍 같은 삶이면 좋을텐데요.
    저는 어쨌거나 그리 살아요. 대신 다른 풍파가 좀 있지만,
    대체로 한량처럼 사는 편이에요.
    너무 많이 배우고, 너무 많이 일하고, 너무 깨끗하게 너무 잘 차려 먹고 사는 게 보기만 해도 피곤해요.
    남들 다들 열심히 하니 조급증 생길 만 한데, 그래도 꿋꿋이 대충 살았어요. 장하게스리.

  • 4. ^^
    '15.11.5 11:54 PM (110.9.xxx.9)

    저는 그런 삶을 ' 대충'이라고 표현하기보단, ' 지금에 만족하는 삶'이라고 표현하고싶어요.^^
    저도 원글님처럼 살았고, 지금도 살고있어요. 그래서 너무 감사하죠. 고맙죠. ^^
    전, 남편에게도 막 잔소리하고 그러지 않아요. (원글님도 저와 같으실것같아요.) 지금의 남편에게 만족하고, 이대로만 해주길 바랄뿐이예요. 남편에게도 얼마나 감사한데요. 잔소리할이유가 없죠. 남들처럼 진취적으로 살지않고, 현재에 만족하면서 사는 제가 좋다고 해주니까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21027 치인트.. 재밌게 보고 있는데 이건 뭐 싸이코 파라다이스에 관한.. 4 설이불쌍 2016/01/23 3,055
521026 학원안가는 예비고 수학공부 어찌해야할까요? 학부모 2016/01/23 619
521025 KTX 주차장입구로 안들어가고 출차하는쪽으로 들어갔는데 KTX역에서.. 2016/01/23 743
521024 문재인, 김종인 정말 대단한 영입 하셨네요..한화증권 주진형 필.. 9 ... 2016/01/23 2,799
521023 국민안전처에서 재난문자 2016/01/23 511
521022 홈쇼핑 왕영은 3 심심해서 2016/01/23 5,393
521021 해외대학에서 한국어를 가르친다면 1 dd 2016/01/23 731
521020 자식과 다투면 자식이 먼저 말걸기 전에 말안하나요? 엄마들요. 2 ..... 2016/01/23 1,820
521019 드라마 시그널 엔딩곡 '떠나야 할 그 사람' 누가 불렀을까요? .. 3 궁금 2016/01/23 5,643
521018 아이 게임 끊게하는 방법이나 계기가 있을까요? 게임 2016/01/23 513
521017 여름이 좋으세요 아니면 겨울이 좋으세요..? 29 .. 2016/01/23 2,729
521016 변기가 막혔어요 급해요 21 변기막힘 2016/01/23 3,760
521015 90년대에 가입한 암보험요.. 5 ........ 2016/01/23 1,601
521014 코다리손질 어렵나요 3 초초보 2016/01/23 1,088
521013 개원한의사 많이 버네요 7 2016/01/23 4,359
521012 응팔후기죄송. 만약 택이가 남편이 아니었다면 18 나도 후기 2016/01/23 3,600
521011 아래에서 얼어서 세탁기물이안나가요ㅠㅠ 18 .... 2016/01/23 4,162
521010 전통상품권 현금교환되나요? 어디서 사용가능한가요 4 ... 2016/01/23 809
521009 메르스덕에 입원실관리좀 될줄알았네요 4 ㅁㅁ 2016/01/23 1,235
521008 교회 성지순례 함정은 뭘까요?.. 3 .. 2016/01/23 1,076
521007 연대와 한양대 컴퓨터공학 9 추합 2016/01/23 3,544
521006 피부과? 관리실? 어디로 가야 할까요 중 1딸 2016/01/23 718
521005 출산 후 먹고싶었던 음식 있으세요? 5 산후도우미 2016/01/23 1,069
521004 제육볶음 냉동시킨지 한달됐는데요 1 ... 2016/01/23 1,965
521003 사람들이랑 친해지는법 알려주세요 22 ..... 2016/01/23 5,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