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일기는 일기장에?

노부부 조회수 : 1,517
작성일 : 2015-11-04 01:11:28

정확히 말하면 어제네요

저 65번째 생일이었어요  주중이라 손주봐주느라 딸집이었는데 새벽에

문자가 왔더라구요  남편에게서..

3년전 부터 스마트폰인데도 카톡이고 문자고 암것두 안해요

좀 배우라해도 필요 없다고 시큰둥하더니 최근에 문자를 배웠어요

평소에 안쓰던 깍듯한 존댓말로 세월의 빠름과 제 건강을 염려하며 사랑한다는

평범한 말이 온종일 절 들뜨게하데요

사실 70년대 초 대학에서 만나 친정의 격렬한 반대를 무릅쓰고 한 결혼이었죠

경제적으론 부유한 시댁이었지만 남편의 직업에 사짜가 붙지 않았다는 이유였어요

친정에선 미루다미루다 제 고집을 꺾지못하고 허락을 하셨고 결혼전 받은 수모는 다 잊은듯

처갓집에도 엄청 잘했어요

제 친정아버지도 8년쯤 지난 어느날 남편에게 미안하다하시더라구요

처자식과 가족에게 성실한 모습이 내가 잘못 보았노라고 ..

자기가 가진것보다 훨씬 절 위해 아끼지 않으면서도 우리 마누라 나한테 시집 안왔더라면

사모님소리 들으며 더 호강했을거라며 농담을하곤했지요

어느날 하던 사업이 힘들어져 길바닥에 나앉게됐을때 난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는지 음식점을

시작했죠

다행히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노후의 우리를 조금은 편안하게 해주는 밑거름이 되었답니다

오늘 그 간단한 문자 한통에 지나간 세월이 주마등처럼 스치면서 그런 반대를 무릅쓰고 선택한

지금의 영감이 참 고마운 하루였습니다

평소에도  큰딸이 놀리듯 하는말 우리 아빠 엄마에 대한 지극한 사랑은 알아줘야 한다듯이 새삼

영감의 지극한 사랑에 새삼 감사한 하루였다오

IP : 125.142.xxx.160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5.11.4 1:13 AM (58.229.xxx.13)

    드라마 속의 한 장면 같아요. 잘 살아오셨네요.

  • 2. 제목이 넘 재밌어요..
    '15.11.4 1:27 AM (94.3.xxx.147)

    ㅎㅎㅎㅎㅎ
    유머감각도 있으시고 곱게 나이드신 큰 언니 같아서 보기 좋아요

  • 3. ..
    '15.11.4 1:40 AM (223.62.xxx.23)

    인생이 영화한편 같아요 거기다 위트까지 있으시고^^

  • 4. 콩콩이큰언니
    '15.11.4 1:53 AM (211.206.xxx.61)

    두분의 모습이 정말 따뜻하네요.
    생신 축하드리고요.
    오래오래 두분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세요.
    저도 울 남편과 두분처럼 다정하게 나이들어 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5. ..
    '15.11.4 1:56 AM (182.225.xxx.196)

    아..정말 평화로운 나른한 오후의 그림같은 노후네요^^
    진심으로 부러워요

  • 6. 노부부
    '15.11.4 2:38 AM (125.142.xxx.160)

    시작한 김에 자랑질 하나 더^^
    아들 며느리 왔을 때 문자를 보여줬어요
    평소에도 유머 많고 다정한 제 아들 아버지 닮았다고 시에미보다
    시아버질 더 좋아하는 며눌(살짝 샘 남^^)
    지 남편보고 아버님 만큼 꼭 하라고 강조하네요
    내가 보기엔 더 하구만 ㅎㅎ
    여러분들이 노인네라고 구박 안하고 좋게 봐주셔서 더 고맙습니다
    평소 게시판에서 노인네들 비하할 때 살짝 속상했거든요^^

  • 7. ㅎㅎ
    '15.11.4 3:09 AM (1.250.xxx.234)

    이 야심한밤에 .
    남편, 아드님.. 부럽습니다.
    행복하세요.

  • 8. 82쿡에
    '15.11.4 4:20 AM (211.194.xxx.207)

    품격을 더해주십니니다.

  • 9. 아줌마
    '15.11.4 5:48 AM (157.160.xxx.70)

    님 같은 분이 글을 더 많이 쓰셔야 해요. 앞으로 여기 글 계속 주욱 쓰세요. 약속!

  • 10. 음음음
    '15.11.4 7:53 AM (117.111.xxx.62)

    제 노후도 원글님처럼 따뜻하고싶네요
    감사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15730 동양인들한테 안 좋은 테이블 주는 경우가 많나봐요? 45 --- 2016/01/07 15,283
515729 폰 해지해도 카톡 9 질문 2016/01/07 4,266
515728 제가 미쳤나봐요 3 클라이밋 2016/01/07 2,418
515727 3개월아기엄마 경기도-서울 출퇴근 어리석은 짓일까요? 8 .. 2016/01/07 2,386
515726 전남친이 나보고 불행해지래요. 15 전남친. 2016/01/07 5,407
515725 니트는 반품 안되나요? 겨울 2016/01/07 771
515724 도우미 이모님 문제. 어떻게 할까요? 37 .. 2016/01/07 15,340
515723 옛 애인과 연락 ㅡ 안되겠죠? 9 Gg 2016/01/07 3,656
515722 첫해외여행인데요 5 여행 2016/01/07 1,547
515721 홈베이킹 시작했는데 재밌네요~ 2 ^^ 2016/01/07 1,026
515720 스텐냄비도 사용기한이 있나요? 2 ... 2016/01/07 11,305
515719 냉장고에 씻은 쌀을 어찌해야 할까요? 7 케로로 2016/01/07 3,499
515718 공대 박사과정 보통 몇년정도 하나요? 1 궁금해요 2016/01/07 2,962
515717 재수학원 추천해주세요 7 재수 2016/01/07 2,575
515716 2016년 병신년에도... 세상에서 제일 바쁜 할머니 6 ㅇㅇㅇ 2016/01/07 1,348
515715 아이의 여자친구 어머니가 선물 2 요즘 2016/01/07 1,291
515714 집에서 노는데 머리를 왜 하냐니? 28 너왜그러니 2016/01/07 6,953
515713 쌍수 티 안 나는 눈은 어떤 눈일까요?? 3 .. 2016/01/07 5,321
515712 라스 김승우 좋았어요 6 라스 2016/01/07 3,557
515711 이상표 무슨 브랜드인지 아세요 제가 아는 최고의 양말인데 3 양말상표 2016/01/07 1,774
515710 40중반인데 성격 고치고 싶네요 2 성격 2016/01/07 1,579
515709 신은성이 누구인가요? 1 2016/01/07 2,131
515708 운동하시는 분들 운동준비 안 귀찮으세요? 13 ㄱㄱ 2016/01/07 3,007
515707 박정희의 성상납과 박근혜의 사라진 7시간 (펌) 7 미테 2016/01/07 2,939
515706 새아파트로 이사가고 싶은데 분양받는거나 새아파트 입주정보는 .. 1 Llllll.. 2016/01/07 1,1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