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18년차 중견 아줌마
밥하는데 꽤 자신있는 아줌마입니다.
한때 피클 기술자 소리도 들었고 ^^
근데 김치만은 시도해보지 않았어요.
김치담그는것도 해보고싶었는데, 시댁친정 어머니들이 서로 자기 김치 먹이려고 경쟁하는 구도라
저까지 김치를 담갔다가는 입도 짧은 달랑 세식구 먹는 살림에 김치에 파묻혀 죽을 지경 ㅠ.ㅠ
우리식구는 김치를 별로 많이 먹지도 않아서 주시는 김치도 겨우겨우 소비하거든요.
근데 중딩 딸아이가 날김치를 좋아하더라고요. (저는 신김치파)
날김치는 겉절이처럼 그때그때 무쳐먹으면 좋겠다고 생각만 오래오래 하던차
텃밭에 취미 붙이신 이웃이 배추한통 무 세통을 주시는 바람에
배추 반통과 무 하나로 즉흥적으로 겉절이 김치 무생채에 도전했어요.
오래 절이질 못해서 (성질급하고 궁금해서 ^^;;) 배추가 좀 덜 절여지긴 했지만
백종원 레시피로 너무나 맛있는 겉절이가 뚝딱 만들어지네요!
(백선생 레시피답게, 달아요! 설탕 좀 적게 해도 좋겠음 ㅠ.ㅠ)
냉동실에서 오래오래 자리만 차지하던 고춧가루와 간수 잘빠진 오래된 굵은소금을
대량 소비한 것도 정말 기뻐요.
찌개에 가끔 넣는 정도로는 고춧가루 정말 거의 안쓰게 되는데
배추 반통 무 한개 무치는 것만으로도 꽤 많은 고춧가루가 소모되네요!
친정 시댁 모두 멀어서 김치를 택배로 부치시기 때문에 방금 무친 새 김치는 거의 못먹는데
이번기회에 애가 날김치만 찾는다는 핑계로 김치 독립 시도해봐야겠어요 ^^
아 정말 뿌듯하네요. 내손으로 무생채에 겉절이라니 마흔 중반에 이제야 내가 어른이 된 기분이에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