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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담사 넘어 낙산사로 이어진 여행 후기입니다
여행 조회수 : 2,185
작성일 : 2015-10-27 13:15:00
백담사에서 속초 낙산사를 향해 출발한 시간은
대략 12시가 좀 넘은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한시간 정도 걸릴 줄 알았던 낙산사는
한시간이 좀 못되는 시간이 도착을 했어요.
낙산사를 가기 전에
속초 시장에 들러 구경도 좀 하고
뭔가 살만한 것이 있음 구입도 하자 싶어
속초중앙시장에 들렀습니다.
시장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속초 중앙시장에 들어섭니다.
닭강정 가게가 한집 건너 한집 있을 정도로 많았다는 거 외엔
여느 시장 풍경과 비슷합니다.
튀김집도 좀 있었고
생선가게 코너가 쭉 있었고요.
과일가게의 빨간 사과가 제법 맛있어 보였지만
굳이 사고싶을 정도는 아니었고
한번 쭉 둘러보니 대충 다 본듯 하여
잠시 망설이다 그냥 시장을 빠져나옵니다.
시장을 왜 찾아갔더라...
아.
생각이 납니다.
백담사의 추위를 경험하고서
이대로 낙산사로 가면 감기가 걸릴지도 모르겠다 싶어
시장에서 바람을 막아줄 옷을 저렴하게 구입하자고
남편이 말했고 겸사 겸사 시장 구경도 할겸
시장을 갔었군요.
때마침 50-80% 할인하는 의류가게를 슬쩍 지나치며
둘러보긴 하였으나
남편은 별로 맘에 들지 않는지 그냥 가자. 하였구요.
또 백담사의 산 추위와 달리
속초를 접어들었을 때는 햇살도 살짝 나기 시작했고
바람은 잔잔하여 견딜만 했나 봅니다.
속초중앙시장을 빠져나오면서 그 유명하다는 속초의 닭강정을
사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잠시 고민에 빠졌습니다.
사실 제가 닭종류를 꽤 좋아하고
다 식은 치킨도 맛나게 먹는 사람인지라 고민을 했다가
남편이 후다닥 검색을 하더니 만*닭강정이 원조에다
식어도 맛있다는 평이 많다고 사가자기에
순한맛으로 구입을 했어요.
두꺼운 박스에 정성스레 포장된 닭강정 냄새가 코를 자극합니다.
낙산사로 향하는 시간 내내
차 뒷자석에서 맛있게 고소한 냄새를 풍겨대는 닭강정을
낙산사 주차장에 차를 주차해놓고
남편과 저 몇조각 맛을 보았습니다.
음... 괜찮네요.
뭔가 확 자극적이거나 진하고 끈적한 물엿의 맛은 덜하고
은은하게 입안에 감기는 맛이 있는 듯 합니다.
낙산사 매표소에서 표를 구입하고 들어선 낙산사 전체의 느낌은
화려하거나 부산스럽지 않은
차분하고 단정한 모습이었습니다.
그 차분하고 단정한 모습이 낯설거나 어색하지 않아
마음이 편안했었구요.
작은 산 두곳에 걸쳐져 있는 터라
천천히 둘러보는 시간이 꽤 걸렸습니다.
의상대에서 10월의 푸른 동해바다를 잠시 바라봅니다.
하늘이 흐린탓에 바다의 빛이 선명하진 않습니다
홍련암에도 들리고 원통보전, 칠층석탑...등등
차분히 산책하듯 걸어 한 곳 한 곳 살피고 둘러보았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즈음부터 눈꺼풀이 무거워지기 시작합니다.
새벽 두시 반이 넘어서야 겨우 잠이 들고
새벽 다섯시에 일어나 준비를 했던 터라 몸이 힘들었던지
급 피곤함이 몰려와 생생하게 구석구석 둘러보기가 힘들었어요.
그래도 끝까지 남편과 함께 잘 살펴 보았으나
정말 어디 따뜻한 곳에 몸 누이고 한숨 자고 싶다는 생각이 절실했습니다.
이쯤에서 딴소리지만
나이들수록 무엇보다 체력이 확연하게 달라지는 모습
그런 모습을 스스로 느낄때마다 인정하기 싫어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사실에 서글퍼지기도 합니다.
하마터라면 못보고 지나쳤을 보타전 내의 모든 관음상은
남편의 세심함에 지나치지 않고 볼 수 있어서 다행이었어요.
백담사, 낙산사 다 좋았지만
산을 좋아하는 저는 명상이나 사색
내 안에서 나와의 대화를 찾는 시간은
숲에서 더 잘 되는 듯 싶어요.
바다 또한 아련하고 마음이 차분해지기는 하나
저는 산의 여운이 더 오래 가는 듯 싶습니다.^^
차분한 마음으로 산책하듯 낙산사를 둘러보고
바로 앞 해변가에서 잠시 쉬어갑니다.
강아지와 산책나온 분들도 좀 있고
어디에서 단체로 여행을 오셨는지 연세가 꽤 되신 분들이
모래사장 한편에 자리를 잡고
노래도 부르시고 신나게 춤도 추시네요
그분들보다 지금의 우리가 훨씬 젊은데
지금 이순간의 삶을 즐기는 건 그분들이 훨씬 더 젊어 보입니다.
그냥 바라만 봐도 진짜 신나게 즐기고 계시더군요. ㅎㅎ
점심을 따로 먹진 않았는데 배가 고프진 않고 더부룩했어요.
남편도 비슷하긴 했지만
저녁은 해결하고 민박집으로 들어가야 해서
뭘 먹을까 또 열심히 남편은 맛집을 찾습니다.
블로그나 맛집 검색 소용없다고 해도
남편은 열심히 검색을 하더니
뚜거리탕을 먹으러 가자고 하네요.
추어탕 종류 같은데
민박집 가는 길에 있으니
그곳에서 저녁을 해결하면 되겠다 싶습니다.
15분 정도 달려
이제 양양으로 들어섰습니다.
처음 와보는 양양읍이 낯설지가 않아요.
예전에는 . 그러니까 이십대때 여행하면서 둘러보게 되는 도시는
그 도시만의 특유한 분위기와 향기가 있어서
낯선 도시에 여행온 느낌이 참 많이 들었었는데
왜 지금은 처음 와보는 이곳이 그냥 알던 곳 처럼 낯설지 않고
그렇다고 익숙하지도 않은 묘한 느낌을 주는 걸까요.
어느 곳이든, 그게 무엇이든 어색하거나 낯설지 않고 그냥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것.
이것 또한 나이듦의 증거일까요?
이건 좀 앞서나가는 거겠죠? ^^;
의도한 것이 아니었는데
양양읍에서 연어축제를 하는군요.
연어축제의 중간 날짜에 저희는 양양읍에 여행자로 왔구요.
뚜거리탕을 하는 식당은 작은 양양읍의
좁은 도로 뒷편에 숨바꼭질 하듯 숨어있어서
한참만에 찾았습니다.
주택 1층에 영업을 하는 곳이어서
입구도 그냥 누구네 집 현관문과 같아요.
처음엔 입구가 어디인지 몰라 우왕좌왕 하고 있으니
주인 아주머니가 밖에 나갔다가 들어오시는 길에 마주쳐서
안내를 해주시네요.
현관문 옆 수돗가엔 잡아오신 연어가 한가득 입니다.
들어가 앉아 주문을 합니다.
원래는 뚜거리탕 하나씩 먹을 예정이었는데
남편이 갑작스레 은어튀김도 시킵니다.
그 식당을 추천한 블로그를 보더니 블로거가 은어튀김도 먹고
맛있다고 추천을 하였는지
남편이 갑자기 은어튀김을 시키는 바람에
취소하기도 그래서 그냥 먹기로 했습니다.
드디어 나왔습니다.
은어튀김이 먼저 나왔네요.
음...
튀김옷이 딱딱합니다.
바삭하고 고소한 튀김이 아니네요.
실망입니다.
바삭하고 고소했다면 좋았을것을.
튀김옷이 그러니 영 맛이 입안에 착착 감기지 않네요.
딱딱하게 겉도는데 어쩔 수 없지요.
밑반찬과 함께 뚜거리탕도 나왔습니다.
뚜거리탕은 추어탕같은 종류인데 나쁘지 않습니다
먹을만 하네요.
간도 적당하고요.
그런데 이번엔 반찬의 맛이 참 희한합니다.
김치는 달고
호박과 버섯볶음은 소금이군요
어묵볶음은 달고
깎두기는 묘한 맛입니다.
김치와 깎두기 어묵등 한번씩 반찬 맛을 보던
남편이 고개를 살짝 흔들더니 더이상은 반찬을 안먹네요
사실 저도 반찬 못먹었어요.
너무 짜고 달고.
아무래도 아주머니가 간을 잘 못보셨나 봐요.
다행이도 뚜거리탕은 간이 맞아서 잘 먹었습니다.
아침부터 소화는 제대로 시키지 않은채
계속 먹기만 했더니
제 배는 올챙이배가 되어가지고
민박집을 가는 내내 배 터질까 무서웠어요.
그런데 그보다 더 무서운 민박집이 기다리고 있었죠...
IP : 175.223.xxx.6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와
'15.10.27 1:20 PM (218.54.xxx.98)전 아래지방 사람이라 설악산갔을때
백담사들어가는 길이 너무 좋던데요
전대통이 여기서 은둔했다니 더 기논 나빴던!기억이 ㅇㅆ어요
다시가고프길인데요
후기감사해요2. 아...낙산사
'15.10.27 2:07 PM (119.198.xxx.89)어느핸가 큰 불이 났었지요?
불나기 바로 전에 다녀왔었는데 그 아름드리 나무들과 해수관음보살상, 귀한 불교유물들이 불길에 그을려지고 훼손되어서 안타까웠던 기억이 나네요.
그나저나 가을이라서 그런가요? 이런 여행기에 마음이 동해서 저도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요~~
님이 여행기를 담백하고 재밌게 써주셔서 그런가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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