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예요.
대학 나온 후 비교적 잘 풀려
빵빵한 대기업 다니다 또 제법 빵빵한 대기업 들어갔어요.
재취업 때는 거의 다 붙어서 골라갔어요.
근데 희한하게 고르더라구요.ㅠㅠ
연봉높고 다들 가고싶어하는데 마다하고 그냥 예전에 하던일과 비슷한 직장으로 골라갔어요.
집안 자체가 타인들과 별 왕래가 없는 집안이예요.
아버님이 외아드님이라 그렇다지만
고모님은 4분인가 됐는데 한 분 빼곤 거의 왕래없었고
시어머님 쪽 친척은 뵌 적도 없고....저 뿐만 아니라 남편도........
명절이면 오는이도 없고 가는 이도 없고....
무척 좋으신 분들이지만 아이들 어렸을땐 너무 조촐해서 외롭더라구요.
남편도 다른 사람들과 별 왕래가 없어요.
친구도 별로 없고, 전 직장이나 공부 중 만난 사람도 그 후에 만나는 이도 없고...
취미도 혼자 하는거 좋아하고
제 친구들마저 모두 떨궈내더라구요.ㅠㅠ
첫번째 직장에서 권고사직을 당했는데...
그 이유를 주위사람들의 시기에서 찾더라구요. 그래서 언젠가는 자길 다시 불러줄거라고....
이번 직장에서도 권고를 받고있는데
아둔한 저도 이제 왜 그러는지 알거 같아요.
남들 다한다는 야근도 안하고 동료들과 어울리지도 않고 퇴근시간만 되면 집으로 직행.
저랑 같이 뭘 해봐도 남의 말을 들으려하지도 않고 자기만 옳다고 고집
제가 화를 내면 항상 바깥에서 원인을 찾아요. 배고프구나..곧 그거 하나봐......자기 잘못 때문이 아닌거죠.
운전을 할때보면 외길에서 젤 앞장서가는거 뒷차 신경쓰인다 싫어해서 항상 길을 비켜주는데
무슨 일을 하더라도 그런 입장을 취하는 듯 해요.
어찌 보면 착하고..자신감 없고..리더쉽 결여.
그런데 이번 권고에서도 그런 생각을 계속 하고있어요.'자긴 일 너무 잘하는데 그러니 주위에서 가만두질 않는다....'
잡써취도 안해요.
잘 될거라며....ㅠㅠ
지난번에도 그 직장에서 다시 불러줄거라며 실업급여 받으며 아무것도 안하고 1년 가까이 보내는걸
제가 이혼하겠다고 난리난리를 쳐서 겨우 여기저기 원서썼었거든요.
그 원서도 곧 죽어도 작은 데는 쓰지도 않아서 제가 기함했었죠.
이번에도 잡서취하랬더니 메이저 말고는 거들떠도 안보고 있어요. 나이가 몇인데....
저도 바보멍충이과라서 얼마전에야 남편이 좀 심각하다는거 깨달았어요.
그리고 둘러보니 이 집안 사람들 분위기가 다 비슷하네요.
시부모님은 노후 대책으로 자그마한 건물 하나 마련하시자마자 60도 안되셔서 다 때려치고
집에만 계시고요. 아무것도 안하세요. 심지어 아들네 집에 오는 것도 귀찮아하심;;;
조카 중 한명 사회성 제론데 예능 하나 배우면서 샘이 가르치는걸 전혀 듣지않고 자기 식대로만 해서
상담 필요하단 얘기 나왔고...
제 아이중 한명도 사회성 제로,인사성 제로,그리고 누군가 자기에게 뭘 가르치려하면 반발부터 해요.
이제보니 어쩜 다들 이리 비슷한지 모르겠어요.
대충 얼버무려 친구들에게 이야기해보면
남자들 다 비슷하다고 그러는데
저는 과연 그럴까 싶고
앞으로 남은 인생을 같이 어찌 살아갈까 한숨이 나네요.
어려운 일 당해도 꿋꿋이 주위로 원인을 돌려버리는 저 용기는 자존감과 무슨 관련이 있을까요?
자기는 항상 자존감 높고 사회성 좋다고 큰소리를 쳐왔는데
이제보니 저런게 자존감이 아닌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