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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과외하는 학부형에게 기분 묘하게 나빴던 경험

기분묘함 조회수 : 3,129
작성일 : 2015-10-27 12:43:14
묘하게 기분나빴던 경험이 있어
끄적여봅니다

저는 과외를 전문으로 하는 사람도 아녜요
학벌은 좋지만 과외하고 그러기엔 나이가 좀 먹었죠
과외도 젊은 애들이 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성당에서 열심히 봉사만 하고 지냈거든요

근데 역시 성당에서 하는 일이 많은 중년여성이
저에게 다가와 얼굴도 곱다느니 실력도 좋다느니
칭찬을 과다하게 하셔서 몸둘 바를 모르게 하더라구요
그리고는 자기 아이를 가르쳐달라고 하셔서
그렇게 하기로 했어요
아이라고 해도 대학생인데
약간 지능이 모자라 아이라고 계속 부르시더라구요

그 분은 자식자랑이 많은 분이었고
굉장히 많은 훌륭한 봉사활동도 많았구요
제가 성당에서 중요한 사람인데
자기가 나랑 친한 것을 많이 알리고 선전했고요
제게 크고작은 도움도 많이 줬어요

반찬이나 김치나 대량 주실 때
처음엔 정중히 거절했지만
하도 남에게 베풀길 좋아하는 분이라 너무 거절하면 실례일까봐
나중엔 받았어요
남을 돕지 못해 안달난 분이시더라구요
과외 갈 때마다 한아름씩 안고 돌아왔어요

그러다 어느날은 과외비를 올려주신다더군요
저는 진심으로 기뻐했고 감사했어요
1년이 넘었으니 올려주시려나보다 했고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제가 기뻐하고 감사하자
그 분 눈빛이 이상하게 변하더라구요
저는 뭔가 이상한 분위기에 입을 다물었구요
그 분의 눈빛은 그따까지와는 갑자기 달라졌어요

한달쯤 후까지 과외를 계속했는데
김치나 반찬이 뚝 끊겼고요
차 한잔도 안 주시더군요

어색한 분위기로 수업을 해왔는데
(수업료는 한 번 인상된 걸로 받았음)
한달 후 말씀하시더군요
이제 안 배우기로 했다고
안 와도 된다고

저는 너무 기분이 묘하고
현관을 나가는데 등 뒤도 따갑고
뭔일인지를 모르겠더라구요

그 후에도 저는 변함없이 성당에서 열심히 해요
사람들도 변함없이 저를 예뻐해주시고 귀한 줄 알아주시고요

벌써 몇년이 지난 요즘따라 갑자기 이 학부형이
저에게 급친절하게 다가와 말을 걸려 하시더군요
첨엔 인사 정도는 받았는데
오늘은 못 뵌 척하고 걸음을 빨리해서 달아났어요
기분이 많이 나쁘더라구요........
IP : 211.36.xxx.39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샤방샤방
    '15.10.27 12:45 PM (49.74.xxx.122)

    막영애에서 라미란 생각나요..
    자기 필요할때 달라붙는 사람..
    아마 과외비 올린다고 빈말로 했는데 사양안하니 그분이 그랬나봐요..
    사양을 바랫으면 말도 하지 말지..
    사람 떠보고 그런 사람 싫어요

  • 2. 님이랑
    '15.10.27 12:54 PM (1.246.xxx.108)

    친해지고 싶어서 과외비를 투자한건가? 싶어요....
    성당에서의 입지를 굳히기 위해, , , ,
    그러다가 적당히 입지 굳어져서 님이 필요 없어졌나봐요

  • 3. 그러게요.
    '15.10.27 12:54 PM (110.47.xxx.24)

    자신의 은혜에 감동해서는' 과외비 인상이라니욧! 공짜로라도 계속 가르쳐드리겠습니닷! ' 정도의 반응을 기대했던 모양이네요.
    시혜를 통해 사람을 굴복시켜 지배하려는 지배욕이 강한 사람인듯 하네요.
    어떤 형태로든 타인에게 지배 당하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닙니다.
    사실 타인의 지배에서 벗어나기 위해 공부도 하고 돈도 버는 것이죠.

  • 4. dd
    '15.10.27 12:59 PM (211.114.xxx.99)

    빈말로 한번 해본말이었나봐요,,,자기가 올려준다고 했지 원글님이 올려달란것도 아니고
    좀 웃기는 아줌마네요...

  • 5. 과일 반찬
    '15.10.27 1:00 PM (39.7.xxx.6)

    과일주고 반찬도 퍼주고

    이런 사람들 특징이

    제대로 된 댓가를 치르는 건 아까워하고
    그런 부산물들로 적당히 때우려는 인간들이라는거죠.
    전 개인적으로 잡다구리한거 퍼주는 사람들 안좋아해요
    그런걸로 친분을 쌓으려는 척,
    나한테 베푼 척,
    이러려는 거 눈에 보여요.

  • 6. 저는
    '15.10.27 1:01 PM (211.36.xxx.49)

    제가 너무 순진하고 멍청한 듯해요
    사람 알아볼 줄도 모르고
    김치나 반찬도 사양하다가 받은 건데
    정말 감사한 맘으로 순진하게 생각했네요

  • 7. 원글만 갖고 짐작하자면
    '15.10.27 1:04 PM (175.182.xxx.177) - 삭제된댓글

    자기마음대로 판단해서 상대방을 우상화 하다가
    뭐 한가지 마음에 안드는 거 있으면 자기마음대로 몹쓸사람 만들고 하는 사람이 있어요.
    그래서 안지 얼마 안되는데 저에게 과분하게 칭찬하는 사람 달갑지 않아요.
    그런 사람이 자기는 사람보는 눈이 있다고 확신에 차있죠.
    그아줌마는 자기머릿속애서 원글님이 아주 착하고 능력있고 완벽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을거예요.
    그러다 과외맡기고 일년쯤 되니 올려줄때가 된거 같기는 하고
    자기마음대로 상상헸겠죠.
    내가 경우가 밝은 사람이니 일년 됐고 성과도 좋으니 과외비 인상한다고 말은 꺼내야지.
    원글님은 인격이 고매한 분이라 (혼자 상상에는 아마 성녀테레사 급으로 우상화 하고 있을 가능성이 큼)
    돈을 밝히지는 않을거야.
    그러니 인상해 준다고 해도 거절하겠지?
    준다고 하고 거절하고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인가?
    하고 말을 꺼냈다가
    예상과 다르게 원글님이 거절을 안하니
    뭐야?!이런 속물이....부들부들....

    그아줌마같은 사람들은 한두가지 모습만으로 천사라고 판단하고 비행기 태우고 잘해주다
    마찬가지로 한두가지 모습에 악마로 급전낙하시키고 냉랭해지죠.
    한마디로 혼자 북치고 장구치는 타입입니다.
    원글님이 잘못하신건 없어요.

  • 8. 저도 이런분들
    '15.10.27 1:05 PM (211.58.xxx.210) - 삭제된댓글

    지맘대로 과잉 친절 베풀어놓고선 어느순간 싹 안면 몰수 고개 획 돌려버리구요.
    대체로 교양있는척하는 사람들이 더그렇더라구요. 차라리 좀 차가워 보여도 진중하게 한결같은 분들이 나아요. 뭔가 내심으로 딴생각하고 있으니 오버해서 그러는거 아닐까요? 암튼 자기 혼자서 머리속으로 집짓고 부서버리고 난리 부르스 치는 사람들때문에 햇갈리고 머리아파 죽겠어요.

  • 9. 하루하
    '15.10.27 2:01 PM (223.62.xxx.63)

    전 그런경험있어요.
    횟수가아니라 날짜로과외비를받았는데 과외비날이 과외낳이 아닌경우가 대부분이잖아요. 그러니까 10일 13일 17일 뭐 이런식으로 과외비가 밀려서 한달정도 밀리고 ㅋㅋ 수능이 한달이 살짝 안남아서 밥먹자더니 그당시 6만원쯤하는 14케이 팔찌 하나 주고 과외비 퉁쳤어요 ㅋㅋㅋ 말한마디못한 제가 바보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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