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베스트글 재혼맘님 글 보면서...

싱글맘 조회수 : 4,956
작성일 : 2015-10-26 12:05:37

저도 그 또래 딸을 키우고 있는 싱글맘입니다.

저와 비슷할 때 이혼을 하셨네요.

그리고 저도 조금 있다가 연애를 시작했습니다.

아이가 있었던 이혼남이라는 점만 다르네요.


이 사람은 아이를 좋아합니다.

비슷한 또래의 딸이 있었는데, 부잣집 사별남과 재혼하면서 그 집 아이로 키우고 싶다고 데려가서 안 보여준대요.


저는요.

아이를 데리고 재혼하시는 분들이 정말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저는 전남편 많이 사랑했고, 그의 외도로 이혼하는 과정에서

인간에 대한 남자에 대한 신뢰라는 것 자체가 완전히 사라졌어요.


연애 시작하면서도 그 부분 얘기했습니다. 나는 남자를 믿지 않는다. 그래서 많이 불안해 하거나 혹은 불신할 것이다. 잘 될 거라는 믿음 없다. 그래서 최소한 아이에게 또 한번 그런 일을 겪게 하고 싶지 않아서 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는 결혼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괜찮겠는가.


저와 그를 닮은 아이를 갖고 싶어했던 그 사람.

제 얘기에 아이 포기하고.

제 딸이 성인이 될 때까지 곁에서 함께만 하기로 했습니다.


그에게는 미안하지만 이 사람 또한 제 곁에 계속 머무를까, 확신이 없습니다.

몇년을 사랑한다고 하며 함께 동고동락하였지만 (같은 직장이고 사무실은 순환보직이라 계속 만나게 돼요) 항상 조금은 한발은 물러서 있습니다. 아이도 새 아빠 괜찮다고 할 정도이지만 제가 안한다고 딱 잘랐습니다.

아이에게는 일도 바쁜데 명절이네 시댁이네 귀찮다 이렇게만 했으니 좀 웃긴 엄마일지도.


가끔 생각해요. 전남편이 나에게 준 가장 큰 저주는

온전히 사랑을 하지 못하는 것이로구나...

용기내어 새로운 삶을 시작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로구나.


구구절절 제 얘기를 쓴 이유는...

이런 겁쟁이가 아닌, 용기와 결단으로 새 출발하신 분들에 대한 부러움과 격려랄까...

잘 사셨으면 하는 바람 때문입니다.


재혼하신 분들도, 순간 눈이 확 멀어서

그런 결정을 하신 것은 아니리라 봅니다.

지금은 그렇게 말하고 싶을지라도, 한번의 상처를 이 사람으로 치유하겠다고

법적인 관계를 갖기 위한 결심을 하기는 무척 어려웠을 거예요.

더구나 아이까지 있을 때는...


외도, 중독, 폭력이 아닐 때는 한번 더 물러나서 봐주시고

조금 더 양보하고 처음 사랑을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큰 용기 내어 하신 결심, 힘들게 이룬 가정

모든 결혼이 그렇겠지만 재혼가정들은 특히나 더 행복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두서도 없고 요지도 없는 긴 글 죄송하고 민망합니다.

베스트글 재혼맘님, 조금 더 깊게 생각하시고 헤아리셔서 잘 극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IP : 210.178.xxx.1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 .
    '15.10.26 12:09 PM (14.55.xxx.206)

    능력있으면 혼자 사시지 여자들 도대체 왜 재혼을 하는지 이해가 안갑니다.
    결혼도 한번 해봐서 남편에게 디었을텐데. . .

  • 2. ㅂㅎ
    '15.10.26 12:18 PM (123.109.xxx.88)

    원글 따뜻한 글이네요.
    원글님도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그리고 행복한 재혼도 분명 있을 거니까
    재혼을 꿈꾸는 여성분들 용기들 내세요.
    저는 재혼한 사람은 아니지만
    홀로 된 여성분들 재혼하는 거 찬성입니다.

  • 3. ㅁㅁ
    '15.10.26 12:20 PM (115.21.xxx.89)

    좋은글 이네요 .
    저도 재혼한 사람이고 남편에게 아이가 둘 있는데 전부인이 키우기때문에 문제가 없습니다.
    전부인 역시 다른분과 결혼한 상태이구요.
    하지만 남편의 아이들이 사랑스럽고 이쁘고 그렇지 않습니다.
    그냥 조카들 같이 생각하고 잘해주지만 같이 살라고 하면 아무리 내남편이 너무 좋아도
    그건 못할것 같아요.
    아이들도 저한테 별기대 없이 지내서 무리한일도 없고 같이 밥먹고 여행도 가고 하지만
    특히 여행에서 이박째 지나면 피곤하고 지겨워져요.
    이건 할수없습니다. 나도 자식을 안가져봤고 안키워봤기 때문에
    매사에 내가 먼저 라서 그러는것 같아요.
    자식있고 재혼하시는분들 . 배우자에게 같은 부모를 기대하지않기를 바랍니다.
    아이들이 강인하고 올바르게 자라도록 엄마가 아빠몫까지 하는수 밖에 없어요.
    그몫을 남과 나누려는 마음 부터가 불행인듯합니다.

  • 4. ,,,,,,
    '15.10.26 12:20 PM (183.96.xxx.181)

    인생사 다 이해 가는데로만 살 수 있다면,
    왜 고통이 있을까요.....

    ' 전 남편이 나에게 건 가장 큰 저주는 온전한 사랑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
    너무 공감되고 와 닿아요.
    전 재혼10년차 거든요..

    결국은 내몫이란 말이죠..내 책임이고요..
    다만 바래봅니다. 내 몫의 책임을 온전히 내가 감당할 용기와 현명함을 가질수 있기를요.

  • 5. 싱글맘
    '15.10.26 12:24 PM (210.178.xxx.1)

    따뜻한 말씀들 감사드립니다.
    재혼맘님 위해 쓴 글인데 제 하소연이 너무 길어 지울까 하였더니
    쌀쌀한 날, 갓 내린 커피 한 잔 손에 주신 것처럼 따뜻하네요.

  • 6.
    '15.10.26 12:25 PM (211.36.xxx.62)

    재혼은 상처치유나 연애감정 보상심리로 결정한 문제는 아니라고 봐요
    초혼보다 더많은 희생과 배려가 수반되는것 같아요
    거기다 아이가 있을경우엔 더더욱요
    전 연애만 하시라고 하고 싶네요

  • 7. 저는
    '15.10.26 12:25 PM (115.41.xxx.221)

    재혼남인 아버지 밑에서 자랐는데요
    아버지도 남자니까 성욕을 풀어야된다고 이해는해요

    아이의입장이라면 부모가 재혼하는거는 백퍼센트 이기적이라고 봅니다. 아이는 원부모가 아니면 절대로 행복할수없고아웃사이더입니다.

    자기들 좋자고 가정을 다시 만든거지 자식입장은 특히나 미성년자녀는 부모의 들러리 버리기는 욕먹겠고 책임졌다는 모양새지만 독수공방하며 키워낸 부모님들이 더 대단하다고 느껴집니다.

    미성년자녀가 성년이되면 다들 재혼하셨으면합니다.
    재혼하셔야하고 행복하셔야하지만
    전제조건은 아이가 미성년이라면 좀 늦추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8.
    '15.10.26 12:34 PM (112.149.xxx.111) - 삭제된댓글

    재혼이 죄도 아니고 애 낳으면 무조건 애만을 보며 살아야 하는 건 아니잖아요?
    잘 사는 재혼가정도 많은데, 왜 하냐느니, 성욕이라느니 씨부리는 것들은 대체 부모가 어떻게 키웠길래 그러는 건가요.
    사회가 얼른 성숙해지고, 여권이 신장되어서 재혼가정에서도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는 걸 얼른 배워야지
    무조건 애가 클 때까지 재혼은 안된다니오.
    이런 자식들을 위해 희생할 필요는 없어요.

  • 9. 그래서
    '15.10.26 12:35 PM (175.195.xxx.73) - 삭제된댓글

    진심의 힘이 느껴지는 조언이네요.혼인 중이든 아니든 부딪칠 수 있는 문제로 고민하는 재혼글을 보며 안타까운 느낌이 있었거든요.이렇게 자심의 처지와 비교하면서까지 힘드 결정을 번복할 때는 신중해야함을 조언해주셨는데 부디 잘 전달됐으면 좋겠네요

  • 10. 저도 싱글맘
    '15.10.26 12:42 PM (175.223.xxx.173)

    아이가 4살인데요
    재혼은 고사하고 남자자체를 만날일이 없어서 애인이 있는 분들 조차 신기해요
    애가 있는데 데이트를 어찌해요???

  • 11. 아휴
    '15.10.26 12:49 PM (175.223.xxx.66)

    애기 4살에 싱글이신 뷴 좋은 사람 찾아보고 연애하고
    행복하게 사세요. 한 번 뿐인 인생 전 남편에서
    벗어나 여자로서 나를 소중하게 여겨주는 사람을
    꼭 만나시길. 그 젊음이 그냥 가는게
    아깝고 애는 애대로 자기 인생 있어요.

  • 12. 솔직히
    '15.10.26 1:20 PM (59.5.xxx.253) - 삭제된댓글

    재혼가정에서 아이들이 상처 안받고 살기는 거의 불가능한것 같아요..
    그치만 뭐 원가정에서도 상처받고 자라는 아이도 많긴하죠

  • 13. suk94sun
    '15.10.26 1:24 PM (211.36.xxx.116)

    좋은글잘읽었습니다
    따뜻한분이세요^^

  • 14. 재혼
    '15.10.26 3:10 PM (223.62.xxx.122)

    맞아요
    친아빠 성폭력도 비일비재하고
    부모같지도 않은 친부모들도 많은데

    재혼가정이라고 무조건 욕하는건 아니라고봅니다

  • 15. 싱글맘님
    '15.10.26 3:18 PM (210.178.xxx.1)

    저도 싱글맘님, 원글입니다.
    그래서 저도 많이 못 만나요.
    이제 아이가 커서 수련회도 가고 캠프도 가고 할 땐 저도 휴가 내서 함께 여행도 가고 합니다.
    그 외는 아이가 친구 생일파티 가거나 할 때 정도 만나서 영화도 보고 하지요.
    아이 4살이면 많이 힘드실 거예요. 저는 사내커플이라 자연스럽게 만나졌지만... 당장 결혼생각 있으신 거 아니면 조금 더 기다리시면 시간이 좀더 생겨요. ^^ 4살 때는 남편과 함께 키워도 정신없고 힘들었는데요.

  • 16. 감사
    '15.10.26 7:09 PM (58.101.xxx.235) - 삭제된댓글

    좋은분이신 것 같네요. 눈팅회원이지만 따뜻한 글 고맙습니다.

  • 17. ..
    '15.10.26 7:26 PM (182.224.xxx.120) - 삭제된댓글

    원글님.. 감사드려요~ ^^

    아까 잠깐 글읽어보고 눈물이 글썽했네요
    네.. 저 어제 베스트 원글이에요..

    원글 님 글 말고도 몇개더 올라왔나봐요
    재혼으로 검색하니 제글 위에 두세개더 있네요


    일상의 사소한 행복 그거였나봐요
    저도 아이를 희생까지 시키면서 재혼을 했었구나 라는 자책도 했었는데 그보다도 더 공감된것이 그랬었구나 싶어요

    홀로 아이키우며 한국땅에서 살아가야하는것과
    아빠나 식구. 가정이라는 울타리가 너무 간절했고
    경제적으로 어렵지않았지만 둘이벌어 훨씬 좋아진것도 있었기에 나쁘지않다는 생각 이였..

    저 좋아 재혼한것도 맞고요
    더 많은 넓은 시각으로 이런이야기가 편견없이 나눠지기를..

  • 18. ..
    '15.10.27 3:27 AM (182.224.xxx.120)

    원글님.. 감사드려요~ ^^

    아까 잠깐 글읽어보고 눈물이 글썽했네요
    네.. 저 어제 베스트 원글이에요..

    원글 님 글 말고도 몇개더 올라왔나봐요
    재혼으로 검색해서 들어왔던니 제글 위에 두세개더 있네요


    일상의 사소한 행복 그거였나봐요
    저도 아이를 희생까지 시키면서 재혼을 했었구나 라는 자책도 했었는데 그보다도 더 공감된것이 그랬었구나 싶어요

    홀로 아이키우며 한국땅에서 살아가야하는것과
    아빠나 식구. 가정이라는 울타리가 너무 간절했고
    경제적으로 어렵지않았지만 둘이벌어 훨씬 좋아진것도 있었기에 나쁘지않다는 생각 이였..

    저 좋아 재혼한것도 맞고요
    더 많은 넓은 시각으로 이런이야기가 편견없이 나눠지기를..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93802 9살아이가 학교에서 점심을 못먹었대요 23 샤방샤방 2015/10/26 4,769
493801 항상 자기말이 맞다고 그자리서 검색하는 남편 17 ... 2015/10/26 2,945
493800 김만수 부천시장 '국정 교과서 홍보 반상회 못열겠다' 6 반상회가왠말.. 2015/10/26 1,445
493799 이만기 "김무성, 역사교과서로 어려울때 당 꿋꿋이 혼자.. 15 1111 2015/10/26 2,123
493798 리더스 다이제스트란 잡지 미국에선 인식이 어때요 6 dd 2015/10/26 2,040
493797 골프 초보 필드 누구랑 나가야하나요? 4 sh 2015/10/26 3,537
493796 청와대 새 대변인에 ‘100분 토론 진행자’ 1 세우실 2015/10/26 1,335
493795 명지전문대 인식이 어때요? 14 허허 2015/10/26 19,388
493794 김장용으로 멸치젓 황석어젓 사보신 경험자분 여쭈어요.. 4 웃어요모두 2015/10/26 1,700
493793 백담사 여행 후기 풀어봅니다. ^^ 8 여행 2015/10/26 2,949
493792 사회성은 가르치는걸까요. 깨우치는 걸까요 2 .. 2015/10/26 1,665
493791 단원고 박수현군 아버지의 국정원에 대한 의혹 총망라.jpg 2 침어낙안 2015/10/26 2,063
493790 맛있는 고구마 추천해주세요~~ 5 .. 2015/10/26 1,709
493789 헐...항생제 정말 심각하고 무섭네요. 16 .... 2015/10/26 7,017
493788 프로폴리스 액상 어떻게 먹어야 좀 수월한가요 7 그린라떼 2015/10/26 1,862
493787 육아 선배들에게 물어요. 항상 같이 놀아줘야 하는 아이 49 사과 2015/10/26 1,532
493786 남편 출장 괜히 들뜨고 신나요 15 히히히 2015/10/26 2,963
493785 아이가 쓸 바퀴와 바구니달린 행거 좀 찾아주세요!! 찾아주세요 2015/10/26 1,055
493784 애인에서 최진언이 설리와 동침하지 않았나요? 24 ᆞᆞ 2015/10/26 6,233
493783 브루스커밍스 교수등 해외학자 154명..국정화반대 성명 발표 1 성명 2015/10/26 853
493782 뭐라도 합시다. 서명도 교육부 팩스 보내기 다 해요. 5 국정반대 2015/10/26 547
493781 아래 글 보고 저도 궁금해요.. 시부모님 보험료 내드려야 하나요.. 9 .... 2015/10/26 1,216
493780 친구에게 정 떨어졌어요. 49 ..... 2015/10/26 7,865
493779 괜시리 울고 싶고 우울하고...이거 갱년기 증상인가요? 1 그여자 2015/10/26 1,391
493778 지금 좋은게 꼭 좋은게 아니더라고 느낀적있나요? 3 ... 2015/10/26 9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