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한 동네서 자라고 대학도 같이 서울로 같은 학교 왔고,
같이 산 적도 있죠. 몇년간. 그때까지는 아주아주 친했었구요. 친 형제자매보다 더.
직장이 서로 멀어지면서 따로 살다 그때는 또 한번씩 만나고, 비슷한 시기에 각각 결혼하고 초창기에 한두번쯤 봤나?
그러고 같은 서울, 경기도 살면서 못 본지가 어언 10년이 넘어가네요.
마음만 먹으면 한 시간 반이면 가는데.
명절 고향가서도 서로 늘 엇갈리기만 하고.
제 쪽에서는 자주 생각나고 보고 싶었지만 처음에는 육아에, 그때 사촌 둘 다 해외 주재원, 유학때매 나가 있기도 했구요.
시간이 지나고보니 저는 애 학교 입학 즈음부터 전업주부가 되고,
나머지 두 사촌은 아주 잘 나가요. 하나는 국내 최대 로펌에서 매우 잘 나가는 중이고,
또 하나도 아주 잘 됐죠. 전 잘 되려다 만....
전 그 사이사이 보고 싶은 적 많았는데 어른들 통해 간간히 소식만 듣고,
자격지심같은 게 생겨서 먼저 연락하게 되지는 않더라구요.
근데, 자격지심도 없는 저 사촌들은 뭐가 불편해서 한때 형제보다 더 가깝고 20대 중반까지(지금은 40중반)
정말 많은 걸 공유했던 친구같고 형제같았던 나한테 왜 연락을 안할까?
엄마랑 전화하다 문득 궁금해지네요.
"어쩜 너네는 그렇게 연락을 뚝 끊고 사냐? 첨엔 시간이 없어서 못하나 했는데
크게 멀지도 않은데 10년동안 안 만나는 건 이상하지 않냐? "
이렇게 친했던 사촌들이 갑자기 크게 멀지 않은 같은 수도권에 살면서 10년동안 얼굴 한번 못보는 게 흔한 일인가요?
얼굴 볼 기회는 그 사이 몇번 있었지만, 누구 외국있어 못오고, 한번은 제가 제 자신이 심히 초라할때가 제가 못가고
그러다 시간이 이렇게 흘러버렸네요.
보고 싶고 궁금하고 그런 사촌들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