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첫사랑 괜히 만났어요

끄응 조회수 : 4,926
작성일 : 2015-10-19 17:05:34
몇년 전에 초등학교 6학년 때 같은 반이던 첫사랑 남자애를 우연히 만난 뒤 
sns 통해서 연락은 간간이 하고 있었어요.
걘 외국생활을 했었는데, 
이번에 들어오면서 한 번 보자고 얘기가 돼서 만났지요.
사실 보고 싶은 마음 그냥 추억으로 남기는 게 좋을 것 같은 마음 반반이었는데, 
굳이 안 볼 이유도 없을 것 같고 첫사랑이니 저야 좋은 마음이니까 약속을 잡았죠.
전 솔로니까 만나는 데 누구 눈치볼 까닭도 없고, 
그쪽도 거리낌 없이 만나자는 걸 보니 솔로이지 않을까 짐작했어요.
그런데 의외로 솔로도 아니었고 (파트너 불쾌할 일이니 저 같으면 동창과 1대1로 안 만날 거 같아요),
그게 아니더라도 정말 추억마저 다시 보게 되는 만남이었어요.
하는 얘기들이 
"같은 반이던 누구누구는 나중에 봤더니 성적 취향이 게이로 보이더라, 블라블라" 
또 제가 공부 잘 하고 뭐든지 잘하던 한 친구가 참 특별했고 궁금하다고 말하니까 
"걔가 뭐가 특별하냐, 그냥 공부 좀 잘 했고 엄마 치맛바람에 고민하던 평범한 애였다"
뭐 이런 식이었어요.
제가 하는 일을 묻더니(창작계통 일 합니다) 
"니가? 너 그때 그런 일 할 거로는 안 보였는데. 그때 너는 쫌......."
자신에 대해 말할 땐
"그때 난 사실 겉으로는 명랑했지만, 속으로는 고민도 많고 또래들은 다 우습게 보이고 그랬었어." 
뭐 이런 식이었어요ㅜㅜ 나이 마흔 다 되어가는데 이 무슨 유치한ㅜㅜ 

나이 마흔 다 되어가는데 초등학교 6학년 시절 좀 조숙했던 사내아이의 감수성으로  
다른 친구들을 함부로 씹고 앞에 앉은 저한테는 무례하고
자기자신은 굉장히 잘난 줄 알고 난 그냥 특별해 하는 태도가 뚝뚝 묻어나고(객관적으로 잘난 게 1도 없던데 말이죠)

3시간쯤 같이 있었던 거 같은데, 정말 시간 안 가 죽는 줄 알았네요ㅜㅜ
첫사랑이고 뭐고 장렬히 깨졌습니다. 
아니 대체 왜 만나자고 한 걸까요? 
제가 네가 내 첫사랑이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저를 만나서 자기 자존심이나 좀 세워보려고 했던 건가봐요. 
앞으로 동창이고 첫사랑이고 잘 모르는 사람 안 만나겠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IP : 121.161.xxx.44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보니까
    '15.10.19 5:14 PM (121.88.xxx.211)

    좀 찌질한 사람 같은데 나이도 들고 계절도 그렇고 원글님 어떻게 해 볼까 만나자 했을 수도 있겠네요 참.. 별 사람이 다 있어요~~

  • 2. ..
    '15.10.19 5:21 PM (14.48.xxx.190) - 삭제된댓글

    충격이 크시겠지만 그냥 통째로 잊어버리세요. 이제라도 실체를 알게되어서 다행이죠......

  • 3. 초딩 동창이 좋은 점이
    '15.10.19 5:30 PM (222.96.xxx.106)

    그렇게 유치를 작렬히 떨어도 좀 이해가 되는? ㅎ
    그래서 좋더라구요.
    하지만 그것도 '현재'의 모습이 반반할 때이죠.
    그런 모습도 기분 좋달까? 딱 그 정도!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39235 헤나염색 무색이요,. 이거하면 기본염색 색깔 다운될까요? 2 딸기체리망고.. 2016/03/18 1,242
539234 초등 학교설명회 다녀와서 생병이 났어요. 16 생병 2016/03/18 5,762
539233 나경원, 의혹에 대한 반론과 뉴스타파의 재반박 13 나마네기 2016/03/18 1,722
539232 상대방한테 예쁘다고 하시나요? 28 ㅇㄴ 2016/03/18 6,777
539231 황미나님의 레드문 재미있나요? 3 만화책구입하.. 2016/03/18 912
539230 요리 위에 그레이터로 갈아서 쓸 치즈는 어떤 걸 사야 하나요? 5 궁금 2016/03/18 1,884
539229 82에서 슬픈이야기 라고 펌까지해서 2 뭐지? 2016/03/18 973
539228 시설관리공단 세아이맘 2016/03/18 514
539227 대장암 수술 잘하는 병원 추천 부탁드려요 4 ... 2016/03/18 2,196
539226 책상에 놓을 자잘한게 없으려면 최소한 뭐만 놓으면 깔끔 할까요 2 잡동사니 2016/03/18 941
539225 "개인청구권은 소멸" 전범논리 따르는 김앤장 2 샬랄라 2016/03/18 379
539224 총선 민심 분석이라네요. 넘 재밌어서 퍼왔어요 5 나는 어디?.. 2016/03/18 1,358
539223 띄운 비지 어디서 사는지 아시는분~~ 8 혹시 2016/03/18 1,018
539222 뒤늦게 태후8회를 몰아보고.. 2 2016/03/18 1,614
539221 현수막철거 어디에 민원 넣어야 하나요? 2 질문 2016/03/18 509
539220 뉴스타파가 수준이 다른이유.. 2 ㅇㅈㅇ 2016/03/18 724
539219 내 주위에는 이상한 사람들만 자꾸 꼬이는것 같은 느낌이 들때 있.. 18 봄날 2016/03/18 7,699
539218 전 그래도 대학시절 원은 없어요 7 흐미 2016/03/18 1,272
539217 신동엽은 어떻게 체중관리 할까요. 8 ... 2016/03/18 5,875
539216 황신혜 딸 정말 착하네요...ㅜㅜ 10 .... 2016/03/18 7,737
539215 지금 ebs 좀 보세요...강아지공장 9 EBS 2016/03/18 1,680
539214 러시아 여행중에 맥도날드 3 나마야 2016/03/18 874
539213 프랑스산 럼주 살수있는곳 급해요 도와.. 2016/03/18 398
539212 청국장에 어떤 고기 넣으면 맛있나요? 15 요리 2016/03/18 2,257
539211 취득세 등록세 문의요 3 ^^ 2016/03/18 1,0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