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화장실 몰카범 잡은 적이 있었어요.

....... 조회수 : 2,484
작성일 : 2015-10-19 16:12:32

근무하는 건물이 외부인 출입도 잦고 경비실도 없어서 한 마디로 관리면에서는 답없는 건물입니다.

여자화장실도 어두컴컴하고 천장 일부도 뚫려있고 해서 항상 찜찜했어요.

화장실이 두 칸 짜리인데 항상 옆 칸에 누가 있나 확인하고 그랬어요.

그 날도 화장실 옆 칸에 사람이 있는 걸 확인하고 들어갔는데 인기척이 너무 없어서 가만히 서 있어 봤는데

칸막이 뒤쪽 아래로 핸드폰이 쓱 들어오는 거예요. 정면을 보고 앉으니까 시선이 안 가는 쪽이요.

그래서 얼른 뛰어나가서 그 쪽 칸에서 못 나오도록 몸으로 막고 덜덜 떨면서 112에 전화를 했어요.

그 와중에 화장실 가던 여자분들이 몇 분 올라오셔서 도움을 요청하고 밖에 서 있는데

안에서 남학생 목소리가 들리면서 자기는 여기 휴지만 가지러 들어왔다고 그러더라고요.

5분 정도 지나서 경찰들이 오고 경찰차 타고 파출소에 가서 진술서 쓰고,

그 학생 부모한테 전화해서 오라고 하고 다시 경찰차 타고 관할 경찰서로 이동했어요.

그 녀석은 파출소 이동하면서 경찰들에게 범행을 인정은 했더라고요.

경찰서부터 그 학생은 보호자 올 때까지 대기하고 저는 여자라서 성범죄 전담 여성형사하고 분리된 공간으로

가서 진술서 다시 쓰고 심리상담 필요하면 연결해준다는 안내같은 거 받고요.

진술서 쓰다가 약간 맘 약해져서 용서해줄까 했더니 여자형사분이 그러면 안된다고,

화장실에서 이보다 더 나쁜 일들도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그렇게 쉽게 용서하면 안된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리고 그 때 법이 바뀌어서 피해자가 합의해줘도 신고가 들어가면 무조건 처벌되더라고요.

한 두달 뒤쯤 초범이고 학생이라 기소유예에 사회봉사 100시간 정도 나온 결정문인지 뭔지를 받고 끝났어요.

 

경찰들이 출동은 빨리 했는데 어이없게 경찰서까지 그 녀석이랑 저랑 같이 태워갔다는 거 -_-;;;

그 때 얼굴 외워서 길 가다 한번 마주쳤는데 기억나더라고요.

그리고 제일 황당했던 건 그 놈 부모 반응이었어요.

남자애가 호기심에 한 번 그래본건데 뭘 그렇게 신고까지 하고 난리냐! 이랬다죠.

강남 한복판 자사고 다니는 학생이었는데 지금 그 부모 다시 생각해도 욕 나오네요.

다들 공공화장실 이용할 때는 꼭꼭 조심하세요!

IP : 14.52.xxx.211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터미널 화장실 조심
    '15.10.19 4:16 PM (112.160.xxx.125) - 삭제된댓글

    미리 숨어 들어가 있었나 보네요.
    따라 들어가는 남자들도 있어요.

  • 2. 원글
    '15.10.19 4:17 PM (14.52.xxx.211)

    네, 그 때 여자형사가 그러기를 미리 들어가 숨어있는 경우가 많으니 조심하라고 했어요.

  • 3. 부전자전
    '15.10.19 4:19 PM (112.186.xxx.156)

    못되쳐먹은 야비에미 작품이니
    그런 못되처먹은 *새끼 나온거죠.
    원글님. 용감해요!

  • 4. 몰카
    '15.10.19 4:22 PM (112.184.xxx.17)

    어떤 지역 공무원이 여자화장실에 몰카를 설치해서 들켰는데
    짤리지도 않고 같은 관내 다른관서로 이동된거 봤어요.
    그럼 그쪽 여자 공무원들은 뭐가 되는지..
    그런일도 있더라구요,

  • 5. ....
    '15.10.19 4:35 PM (112.160.xxx.125) - 삭제된댓글

    공무원들은 자기들끼리 끌어주고 하는 문화가 엄청 강해요.
    그거 국민들이 제재를 가해야 하는데.
    그래서 공무원은 철밥통이라는 소리가 괜히 나온게 아닙니다.
    공무원들 지들한테 해가는거 있으면, 전국적으로 일어날걸요.
    이제까지 지들이 해먹은건 생각도 못하고. 양심도 없이.

  • 6. 점둘
    '15.10.19 4:47 PM (116.33.xxx.148)

    제 지인도 건물안 화장실 이용하는 중
    아래에서 찍고 있는 핸드폰을 발견했는데
    화장실 밖에 서 있던 남편한테 문자해서
    바로 뛰쳐 들어와 잡아 경찰서 넘겼다 하더라고요

  • 7. 와~ 대박
    '15.10.19 4:54 PM (121.179.xxx.30) - 삭제된댓글

    이네요.
    공무원이 여자화장실 몰카를 설치해서 들켰는데도 안짤리고 계속 공무원을 할 수 있다는 거는
    정말 대박~이라고밖에는 할말이 없네요.
    도대체 그 관서가 어딘지 심히 궁금합니다.

  • 8. 와..
    '15.10.19 5:01 PM (115.137.xxx.76)

    진짜 대박이네요 ㅌㅌㅌ

  • 9. ..
    '15.10.19 5:18 PM (121.131.xxx.123)

    님,, 정말 박수쳐드리고 싶어요~!!!!!
    무서워도 떨지 않고 그렇게 행동하신 거 정말 잘하셨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96655 경주 혹은 감포쪽 사시는 분들요.... 궁금타 2015/11/02 596
496654 뉴스나 신문기사 궁금해요 2015/11/02 383
496653 서울에 특색 있는 소고기집 알려주세요~ 4 ㅎㅎ 2015/11/02 966
496652 인사동안가고 이마트에서 외국인선물 아이템은 없을까요? 8 선물 2015/11/02 1,606
496651 국제선 5시 공항 도착이면 6시에 마중 나가면 될까요? 6 PH 2015/11/02 1,420
496650 접질러서 발등이 부어 올랐는데요 어떻게 해야하나요? 14 .... 2015/11/02 4,860
496649 등받이 전기방석 산거 후회되네요 1 ㅇㅇ 2015/11/02 1,818
496648 온수매트 쓰시는분 후기어떤가요 3 온수 2015/11/02 1,426
496647 보온병과 텀블러 어떻게 다른가요, 6 모모 2015/11/02 2,762
496646 혼자사는여자 입주선물~~~ 3 그녀 2015/11/02 1,592
496645 이사를 가야하는데 아이때문에 고민입니다. 11 직장맘 2015/11/02 1,970
496644 오랜만에 주말에 여행가기로 했는데 비가 온대요ㅠㅠ 5 가을 2015/11/02 1,464
496643 제주도 여행지 추천 부탁드려요 8 핼프미 2015/11/02 2,002
496642 신랑이 넘넘 피곤해 합니다. 영양제 아시는거 있으시면 알려주세요.. 3 . 2015/11/02 2,334
496641 사바티에 브랜드 어떤가요 3 ,,, 2015/11/02 1,685
496640 박근혜의 말은 박근혜로 반박할 수 있다 세우실 2015/11/02 528
496639 그들은 분명히 고의로 이 시간까지 방송을 했을 것이다 1 박수현군 2015/11/02 870
496638 너무 묽게 된 고추장 어떡하나요? 3 난감 2015/11/02 1,761
496637 아이 폐렴 걸렸을때 학교에 보내시나요? 13 폐렴 2015/11/02 5,350
496636 여행고민..화와이&서유럽 12 소맘 2015/11/02 2,447
496635 한진택배 진짜 짜증남!ㅠ저만그런가요? 5 소장인듯 2015/11/02 986
496634 맥에서 크로스오버로 윈도우즈용 프로그램 1 컴터질문 2015/11/02 513
496633 계란이 변비일으키나요 1 방구쟁이 2015/11/02 2,030
496632 한율, 설화수 대체할 화장품 브랜드, 라인 추천부탁드립니다 19 굳빠이아모레.. 2015/11/02 6,869
496631 "대통령, 국정제 철회해야"... 국제 교원단.. 3 쪼꼬렡우유 2015/11/02 7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