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남편과 다른 동네 골목길을 걸어 가는 중에 갑자기 차가 한 대 지나가면서 차창이 열리고
뭐가 잠시 날라가면서 그 순간 땅에 퍽~하는 소리가 들려요.
차가 지나가고 보니 휴대폰이 땅에 떨어져 있어요. 아마 싸웠는지 고의로 휴대폰을 밖으로 던진 것 같더라구요.
액정은 이미 좌악..금이 가고 케이스에 신용카드가 2-3장 정도 있었어요.
휴대폰 바탕 화면에는 활짝 웃는 여자 사진..그래서 남자 폰인가보다 추정하면서..
저희는 다른 볼일이 있고 괜히 계속 갖고 있다가 서로 주고 받느라 피곤해질 것 같아서
그 동네 파출소에 갖다 주려고 가는 중이었어요.
그런데 파출소 거의 다 왔을쯤 그 폰으로 전화가 와요.
받으니 저희보고 자기 휴대폰 갖고 있냐며, 어디냐고 물어요.
우리가 주웠고 바빠서 파출소에 갖다 주려고 한다고 하니
꼼짝하지 말고 지금 거기 서 있으라고 하네요. (주변에 큰 건물 이름 대 보라며...)
고맙다는 말도 없고 다짜고짜 15분 안에 갈 테니 움직이지 말래요..
어이가 없었지요. 우리도 갈 길이 바쁘고 그쪽에선 미안한 기색도 없어서 남편이 그냥 파출소에 갖다 주었어요..
사실 요즘 휴대폰 분실하면 바로 전화기 꺼져 있고 다시 찾지 못할 확률이 많잖아요.
그래서 일부러 찾아주려고 한 건데..
휴대폰 주인은 고마워하지도, 미안해 하지도 않고 너무 당당해서..
줍지 말고 그냥 땅에 둘 걸 싶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