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40대 힘드네요

어느덧 조회수 : 2,944
작성일 : 2015-10-17 23:52:53

찬란하던 20대, 행복하고도 분주한 30대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40대.
늘 행복할 줄만 알았는데 제 자신이 나약해서 그런지 참 삶이라는 게 쉽지 않네요.
외적으로는 아마 많은 분들 부러워할지도 몰라요.
제 자신이 안정되고 좋은 직종에서 일하고 있고
남편은 전문직이고... 아주 부자는 아니라 사치도 못 하지만 그래도 돈 쓰는 데 거리낌 별로 없이 하고 싶은 거 하고 먹고 싶은 거 다 먹으며 살아요.

근데.. 좀 들여다 보면
남편이 몇년 전 가벼운 바람 피워 집안 발칵 뒤집혔고
제 몸도 지금은 디스크, 갑상선 이상, 만성 방광염에 하루도 개운할 날 없고 관절도 안 좋아 가끔은 다리도 절룩거리며 다니네요.
시댁에 대한 책임은 끝이 없어 시부모님 생활비 근 이십년 대던 거에 더해 시동생 병원비까지 대고 있고...
애는 넘 사랑스러운데 말썽부려 학교에도 몇번 불려 다니고 징계도 받고 그랬어요.

얼마 전 제 생일이었는데...
원래 생일에는 온가족 식사라도 하는데 그날 남편은 후배랑 골프 약속 잡아 나가고 저랑 애만 식사를 했어요.
저 원래 제 생일 챙기는 거 별로 바라지 않아요. 남편, 자기 생일도 잊어버리는 무심한 성격이라 같이 식사하고 제가 돈 내고 그걸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이번엔 식사도 같이 못하고 생일 축하한다는 말도 없이 약속 잡아 나가니 애랑 같이 하는 식사 자리에서 기분이 울컥하더군요.

남 보기엔 팔자 편한 여편네 한탄하고 있다 생각할 수도 있는데...
왜 이리 나이 드니까 마음이 약해지고 힘들어지는 걸까요?
좀 더 단단해지면 이런 별거 아닌 것들에 초연해질 수 있을까요?
IP : 124.51.xxx.155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5.10.18 12:04 AM (119.70.xxx.157)

    그렇죠..
    아내는 참 작은거에 감동하는데 남편은 모르지는 않을텐데
    무심한듯 넘기는게 아쉽죠.
    그러니 남편에게 기대려 들지말고 혼자만에 시간을 즐길줄
    아셔야 할필요가 있어요.
    남편 너 없어도 내가 나에게 선물하나 사서 택배로 보내로
    남편 너 없어도 내가 나에게 맛난거 사먹이고..
    그런데로 즐기세요.
    나쁘지 않아요.
    같이해서 불편한거라면 혼자 즐기세요..

  • 2. ㅇㅇ
    '15.10.18 1:34 AM (121.154.xxx.172)

    저도 40중반에 비슷하게 몸과마음 약하고 여린 사람이라 아직은 해법은 모르겠고 님마음 이해는 아주 잘되네요~어느새 연로해지셔서 여기저기 심하게 편찮으신 친정엄마며 파릇파릇했던 조카들이 다들 2~30대 성인이 되고~~계절변화처럼 시간의 흐름과 순리대로 이루어지는 일들인데 적응안되고 그냥 뭔가 허한 느낌~포지션이 애매하고 그러네요,,,오늘도 친정모임하고 허함과 우울함이 공존해서 친구랑 계속 톡하고나니 좀 풀리네요,,,저는 친구들하고 낮은산 ,천변 산책하고 수다떨고 그러면서 풀어요

  • 3. 가을이라는 계절에
    '15.10.18 1:40 AM (74.74.xxx.231)

    체력 떨어져 가는 40대, 애정 떨어져 가는 40대 부부 예기가 올라왔네요.

  • 4.
    '15.10.18 6:01 AM (175.114.xxx.91)

    님처럼 좋은 직장도 없고 남편 벌이도 그냥저냥 거기에 아직 애도 안생겨 마흔 넘어가면서 하루하루 시간 가는 것이 무서운 40대네요.
    한 5년 되었나봐요. 그냥 생기겠지 하다가 더는 안되겠다 싶어 시험관 하겠다고 하던 일 그만두고 병원다니다 실패하면 한동안 우울해서 집에만 있다 다시 멘탈 잡고 다시 병원다니며 시술하고 그렇게 지낸지...
    그 사이 어느덧 흰머리는 늘어가고 생리양은 눈에 띄게 줄고
    이렇게 애 갖겠다고 일도 안하고 혹시라도 애 생길까 걱정돼서 해외여행도 맘대로 못가고 그냥 그렇게 뭐하나 제대로 한 거없이 보낸 세월...
    남들은 애없이 팔자 좋게 일도 안하고 좋겠다 하는 게 비꼬는 소리처럼 들리지만... 겉으론 태연한 척 내 생애 가장 팔자 좋은 시절을 보내고 있다고 웃고 말죠.
    사실 20대 30대 누구보다 치열하고 바쁜 삶을 살았기에... 맞는 말이기도 하고...
    그냥 요즘 부쩍 참 허무해요... 내 나이에 어느것 하나 이룬 것도 가진 것도 없단 것이.
    그래서 더 집안에 콕 박혀... 세상과 단절되는 것 같기도 하고.
    참 사람은 다 다른 이유로 사는 게 힘들어요 그죠?

  • 5. 그래도
    '15.10.18 1:37 PM (114.204.xxx.212)

    곧 50인데..
    40대가 젤 황금기 같아요 재밌게 지내세요
    아이도 커서 손 덜가고 수입도 젤 좋을때고 아직은 건강도 괜찮고요
    친구도 만나고 맛집, 여행도 가고 운동도 하며 즐거움을 찾아보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99448 오래된 팝송 찾을 수 있을까요? 4 알리자린 2015/11/12 776
499447 불안장애면 사회생활 못하나요? 1 질문 2015/11/12 2,706
499446 손바닥 뒤집 듯, 조선일보의 ‘기억상실증’ 1 샬랄라 2015/11/12 528
499445 연락끝없이 하는데 받아주기 너무 힘들어요 22 숨막힘 2015/11/12 9,890
499444 중1아들이생일이라 친구초대를 한다는데 생일상에 무얼할까요? 9 생일 2015/11/12 1,437
499443 수능 영어 어려웠나보네요 등급컷 확떨어지네요. 19 00 2015/11/12 6,590
499442 상류엔 맹금류 2 ... 2015/11/12 840
499441 자게에 있던 글 찾습니다. 도와주세요 제발... 2015/11/12 661
499440 82회원님, 장조림레시피 좀 찾아주세요~ 장조림 2015/11/12 306
499439 연남동 중국집 5 2015/11/12 2,727
499438 북한 학생들도 수능을 볼까? 4 dndn 2015/11/12 747
499437 50대 빈폴 패딩입어도 괜찮을까요? 7 모모 2015/11/12 3,463
499436 쌀파시는 분이 미강가루도 보내왔는데 뭐 할까요? 49 미강가루 용.. 2015/11/12 1,782
499435 일본 아베, 주한일본대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 철거 요구 7 무능외교 2015/11/12 664
499434 수능 수학 b형이 a형보다 더 어려운 이과 수학 맞나요? 2 수능 2015/11/12 8,162
499433 생방송 오늘에 나온 마포아귀찜집 전화번호?아시는분? 1 ... 2015/11/12 691
499432 밑위를 왜그리 짧게 만들까요.. 7 초등맘 2015/11/12 4,892
499431 어린이동아신문 구독하시는분요~! 4 .. 2015/11/12 2,442
499430 우리 고양이는 밥 줄때마다 애교 폭발해요 12 아옹이언니 2015/11/12 3,829
499429 담보 대출을 더 받아야하는데... 1 집이 문제야.. 2015/11/12 964
499428 요요 꼬인줄을 풀었는데 다시 꼬는법을 모르겠어요 미도리 2015/11/12 407
499427 착한 남편은 어떻게 알아보나요?? 28 착한 2015/11/12 9,601
499426 울집 멍멍이 중얼거려요^^ 8 왜 그럴까요.. 2015/11/12 2,335
499425 국정화 추진 세력은 군부 조직..'성우회' 8 백선엽 2015/11/12 849
499424 40대인데 보청기 착용하시는분 2 걱정 2015/11/12 1,7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