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신랑이랑 연애를 10년을 했어요.
그 십년동안 일년씩 떨어져 있던 적도 많고 해서
권태기? 이런거 좀 느낄만하면 일년 떨어져 있다가 다시 만나서
가슴 설레여하며 새 연애하듯이 만나고..그러기를 반복하다 결혼했죠.
연애하면서 참 많은 곳에 가서 많은 것을 먹었는데,,
항상 왁자지껄 떠들고, 깔깔 거리고, 때로는 싸우고..ㅡㅡ;; 울고, 등등..
늘 눈길을 끌던게 부부인듯한 사람이 고기를 먹으러 와서, 회를 먹으러 와서, 치맥을 먹으러 와서
단 한마디를 안하고 묵묵히 먹고 자리 털고 일어나는 모습이였어요.
그럴때마다 저희 신랑을 향해 소곤소곤 귓속말로 저 테이블좀 봐봐..한마디도 안해..
어머 어쩜 저러냐? 마치 흉보듯이, 아니면 좀 안쓰럽다는 듯이. 나는 안그럴걸건데...? 뭐 이런 심보로?ㅋㅋ
그런데요..ㅋㅋㅋ
저 지금 결혼해서 아이 낳고 키우고 살다보니..
아이와 함께 밥먹을때는 애 시중들고 먹이는거 보살피느라 남편과 이야기 할 틈이 별로 없구요.
애한테 잔소리하고 어쩌고 하다보면 식사 끝.
그런데 이것도 습관인건지 자연스러워진건지..
아이 없이 남편이랑 둘이 뭐 먹는데 퍼뜩 우리가 아무말도 안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연애때 제가 소곤소곤 귓속말 했던 그 부부의 모습이 바로 우리 부부의 모습.
웃기기도 하고,,뭔가 만감의 교차...ㅋㅋ
그렇게 깨닫고 나면 무언가 되도 않는 말을 마구 머릿속에서 끄집어내서 말도 시키고 농담도 하고 그러는데요.
먹으면서 그러는지도 모르게 그냥 암 소리 안하고 먹고 일어나는 경우도 많더라구요.
참 웃긴건요.
왜 다른사람들이랑 밥 먹을때 침묵이 너무너무 불편할때가 있잖아요.
그 밥 먹는게 체할정도로. 그래서 없는 말 막 꾸며내게 되고
궁금하지도 않은데 괜히 질문하고..
저 이런거 진짜 싫어해서 어쩔땐 혼자 밥먹는게 편했던 사람인데.
저희 남편과는 전~~~혀 그런 불편함, 어색함이 없다는거.
이렇게 편하고 맘 편해지는 사이가 부부인 것 같아요. 권태기와는 절대 다른 의미 이구요.
귓속말하고 흉볼일이 아니었다는게..제가 겪어보니..또 제 식대로 그리 해석하게 되네요.
간사하죠!!!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