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사랑에 관한 휘갈김

Estella 조회수 : 1,300
작성일 : 2015-10-11 15:31:32
#1



가을 날이라 높아지는 하늘 만큼 생각의 파고도 엄청납니다





근래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서인지 요동칠 것 같았던 마음들은 꽤 빠른 시일 내에 정리되고 잔잔한 파도만 일렁일 뿐 눈물을 보이거나 괴로움에 호소할 일 없으니 감정 자체가 전과는 다르게 건조해진 건 아닌가 싶기도 한데 나쁘지 않아요
조금 더 나에게 가까워지고 있는 과정인가 봐요

인간은 이기적 존재라 나를 기준으로 세상을 받아들이잖아요 사랑도 마찬가지, 그러나 이 이기심에서 파생되는 욕심과 집착이 늘 말썽이라 잡음이 생겨요
헌데 욕심으로 인한 왜곡된 시선을 가다듬고 자연스럽게 현상만을 바라보니
일부러 뒤틀고 비틀어 생채기를 내어 왜 나를 괴롭혔던가
곰곰이 나를 되짚어 헤집은 마음을 가라 앉혔더니 행복한 웃음이 나와요
내가 가장 먼저 사랑할 사람은 나 임에도 불구하고 나 이외의 것을 앞서 사랑하려 애썼던가, 그리고 나를 사랑해야 다른 이에게도 건전한 사랑을 준다는 걸 알면서도 왜 외면했나, 자책같이 써내려가는 이 글은 조금 가련하지만 이렇게 또 나는 나를 다독이고 알아가죠

기브 앤 테이크가 산수처럼 정확하다면야 세상에 사랑으로 고통 받는 자들이 없을텐데 사람의 마음인지라 사랑은 늘 잴 수 없는 바닷물의 무게만큼 어렵습니다
하지만
상처받는 것을 두려워하여 마음을 뭉그러뜨리고 결국엔 후회하고 마는 것보다 표출하고 인정하고 상처받고 다시 아무는 과정을 즐기는 게 살아있음의 증거 아니겠나요??
그러니 두려워 하지 말고 사랑하라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

" 그대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나는 그대에게 늘 사랑을 줄 준비가 되어있다 "

원함의 온도가 비슷한 사람을 만나는 것이야 말로 기적이겠지만 살아봐서 알잖아요
결코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그래도 "주는 마음" 엔 변화가 없습니다
마음을 준다는 건 기적을 바라며 하는 것이 아니기에
언제 마주할 지 모르는 기적을 기쁨으로 받아들이기 위한 미세하지만 견고한 기다림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2



"너를 이해할 수 없어 "

이해할 수 없어 중도하차 했던 지난 연애들이 떠 오르며 이해란 말이 어디 먼 데서 떨어진 것도 아닌데
이 말이 얼마나 많은 의미를 담고 있는지 새삼 생경합니다
이해할 수 없다는 그 말을 알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나
나조차도 나를 온전히 모르는데 타인을 어떻게 이해할 것이냔 말이에요 :-)
내 기준, 내 시선에 갇힌 판단일 뿐 그 사람을 함부로 재단할 수 없어요
영원히 알 수 없는 나 이외의 사람들
철저한 외부인 혹은 이방인

그런데도
이해할 수 없어서 궁금해요
알고 싶어져요
그 사람의 생김새, 말, 말투, 행동, 표정, 텍스트에 드러나는 세세한 뉘앙스, 때때로 좀처럼 알 수 없는 그 머릿 속까지
이해하지 않으면 그만인데 그걸 이해하지 않음으로 단정짓거나 그로써 결말을 내는 것이 아니라 이해할 수 없어서 점점 좋아지는 것
이해하기 위해 애 쓸 필요없이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이해하지 못해 나에게 가시를 박고 상대방에게 비난의 활을 겨누며 부러 마음의 벽을 칠 필요가 없어요
이해할 수 없는 누군가가 곁에 있는 것조차 사랑의 발단일지도 모르거든요
이렇게 여기 우두커니 서 있는 그대로의 나와 너
가늠으로 짐작하는 것 말고 본격적으로 상대방을 온몸으로 껴안는 것이야말로 이해의 본질이라 이제와 느낍니다


너를 이해할 수 없어,
그 말 속에 담긴 진심을 알아차리는 그 때 저는 누군가와 비로소 "서로" 사랑을 하고 있을겁니다

오만과 편견에 휩싸여 사랑에는 점점 더 멀어져 자기애로 포장한 외딴 섬에 고립되지 마시고
아름다운 가을 날입니다
사랑을 하세요


물론 저는 혼자지만 사랑을 하고 있습니다


IP : 58.227.xxx.208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5.10.11 3:52 PM (112.148.xxx.2)

    좋은 글 감사합니다. 잘 읽었어요.

  • 2. ㅇㅁ
    '15.10.11 4:14 PM (119.214.xxx.232)

    공감하며 읽었어요 있는그대로 사랑하는것. .

  • 3. //
    '15.10.11 5:58 PM (121.132.xxx.149)

    동감....
    마음에 와 닿아요~
    고개도 끄덕여지고요...
    감사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13141 안되요 안돼요 뭐가 맞을까요?ㅠㅠ 6 ........ 2015/12/30 6,250
513140 "여자 박정희" 당신은 당신이 무슨 일을 저.. 2 화룡정점 2015/12/30 558
513139 정의화의장...사이다장면이요.ㅎㅎ 1 SS 2015/12/30 1,318
513138 뒤늦게 응8보고 있는데요 4 ㅇㅇ 2015/12/30 1,002
513137 최태원내연녀 다른 얼굴 사진 38 헐래 2015/12/30 65,959
513136 은행일 잘아시는 분..알려주세요. 6 .. 2015/12/30 942
513135 강아지 죽으면 힘드니 키우지말란 친구 24 질문 2015/12/30 4,991
513134 황성주 이롬생식 좋나요? 1 궁금이 2015/12/30 4,285
513133 만두속에 넣을 고기 볶나요 그냥 생고기 쓰나요?? 14 도와주세요 .. 2015/12/30 3,784
513132 예비고1, 과외 안할 때 부모에게 교사가 양해 구하지 않는건가요.. 2 처음인데요 2015/12/30 801
513131 옆집이랑 구구단을 할 정도로 소음이 들리는 이 아파트가 어디죠?.. 2 층간소음 2015/12/30 1,467
513130 80년대 후반 학번 분들 - 학력고사 언제 봤는지 기억나세요? 12 궁금 2015/12/30 1,324
513129 문의)제가 비과세장기저축상품을 보험회사에 가입했는데요.. 1 .. 2015/12/30 466
513128 피아노팔고싶은데 4 팔고 2015/12/30 1,229
513127 이번 위안부 굴욕 협상 보다 더 굴욕적인일이 줄줄이 나올꺼에요 4 ff 2015/12/30 622
513126 홍준표 "영화 '내부자들', 사회리더 파렴치한 취급&q.. 6 샬랄라 2015/12/30 1,281
513125 시집 잘갔다는 게 부잣집에 시집갔다는 거에요? 19 시집 2015/12/30 5,883
513124 어리굴젓 담아드시는분 2 .. 2015/12/30 910
513123 노소영의 돈 8 이런 국민 2015/12/30 5,060
513122 요양들어가는 신부님들은 어디로 가시나요? 1 궁금이 2015/12/30 1,331
513121 중학교 배정 주소지 의논 드려요 2 Wxcv 2015/12/30 1,200
513120 비위약하신불 클릭금지) 비염때문에.. 누런 콧물좀 봐주세요.. 6 blueu 2015/12/30 1,778
513119 에스프레소의 맛에 퐁당 빠졌어요~그래서 질문요^^ 3 아이러브커피.. 2015/12/30 1,138
513118 코스트코에서 큰 베개속을 샀는데 큰베개커버는 어디서 .. 1 큰 베개커버.. 2015/12/30 984
513117 천국의 아이들...에휴.. 3 ... 2015/12/30 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