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한테는 비산 에르메스 스카프도 있고 여러 가지 그런데로 비싼 것도 많은데
제가 쓰는 건 항상 남대문 시장 가다 어느 날 우연히 산
세개 만원 주고 산 스카프 중 하나인 3,300원짜리만 주구장창 써요.
이게 우선 맘이 편하기도 하고 면이라 더러워지면 금방 바로 빨기도 하고 너무 편한 거예요.
그러다보니 이건 자세히 보면 어떤 부분은 뜯겨서 구멍도 있고
한데도 몇 년째 이것만 쓰면서 내가 사는 건 눈은 있어 가지고 저런 거 사고
근데 그 남대문에서 산 것도 내 눈엔 좋아 보였어요.
다 좋아보이니 사지 그저 싸기만 하다고 사는 건 아닌데 그래도 자주 손가고
쓰는 건 바로 바로 빨고 아무데나 던져두거나 잃어버려도
속 쓰리지 않을 거 같은 저것만 집어들어요.
얼마 전엔 선물로 에르메스까지 받았는데도 그건 통에 그대로 둔 채, 그러니 없는 거나
마찬가지죠. 저 왜 이러는 걸까요.
이거 제일 심하고 이거 말고도 옷도 놀라시겠지만 여름옷 반팔은 30년 전에 입었던 거
아직도 입어요. 그게 제일 편하고 시원한데 30년이 가까워지다보니 색이
바랬고 예쁘진 않죠. 그게 입고 백화점이라도 가면 대접도 잘 못 받아요.
얼마 전엔 큰 백화점 갔다가 악세서리 예뻐서 봤더니 그 때도 저 악세사리
아무것도 안 하고 있었거든요. 그나마 가방이 쫌 센거라 봐줬는지 판매원이
약간 긴가민가 하게 대하더니 괜찮은 지 봐달라고 남편 부르니 남편은 딴 데서
앉아 있었거든요 그냥 내가 둘러 본다 했기 때문에. 그제서야 살 만한 사람인가 싶어
제대로 적극적으로 대하더라구요.
전 왜 이러는걸까요?
좋은 건 여기서 좋다는 건 비싼 거 사긴 잘 사는데 사서 그냥 집에 두고 가끔
쳐다보고 막상 자주 쓰는 건 다른 거라 한번씩 비싼 거 입고 끼고 쓰고 신고
할려면 너무 번거롭고 그런데 무수리과라서 그런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