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입니다
작은 마당끝에 대문이 있고 그 대문께에서 아침 저녁 고양이들 밥을 줍니다
키우는 고양이는 아니고 대개는 그냥 이 근방을 영역삼아 사는 고양이들입니다
운좋게 두 세 녀석은 이웃에 터를 잡은 것 같습니다
처음에 대여섯 마리였는데 이제는 십수 마리가 밥먹으러 옵니다
색깔도 성격도 각양각색인데 아침에 대문에 나가면 약속한듯 합창하여 밥달라고 냥냥거립니다
서로 사이가 좋은 녀석들도 있고 앙숙지간도 있어서 시간차를 두고 오기도 합니다 (마주치면 싸우죠)
마당은 우리집 개들 영역이긴 한데 성격 대담한 고양이들은 종종 들어와서 놀다 가기도 합니다 (응가하러 오는지도;;;)
고양이들이 집 근방에 상시 있다보니 쥐가 싹 사라져서 아주 좋아요
밖에 개사료 푸대를 두면 쥐가 갉아먹어 버리는 경우가 많았는데 고양이 밥주면서부터는 안전합니다
가끔 쥐도 잡아둬요 치우는 건 번거롭고 싫은 일이지만 내색 않고 잘했다 수고했다 말해주고 치웁니다
고양이 밥주면서 좀 안좋은 건 마당에 새들이 내려오지 않는다는 거죠
새에 대해서는 문외한인지라 무슨 새인지 종류도 잘 모르지만 예전엔 가끔 정말 빛깔 고운 새도 오곤 했는데요
이제는 고양이들 때문에 새들이 우리 집 마당을 버렸네요;;;;;;
아 그리고 이건 추측이긴 한데 고양이가 작은 뱀도 잡는 것 같아요 동강난 작은 뱀을 본 적도 있습니다
이웃사람들이 고양이를 싫어하지 않아 다행입니다
한 집은 고양이를 딱히 좋아하지는 않는데 쥐를 잡는다고 봐 주시는 것 같고...
다른 집은 동물을 좋아하는 분들이라... 밥 먹으러 오는 고양이 한 두 마리는 그쪽에 터를 잡은 듯하네요
야생고양이들 뭐하러 밥주나 배부르면 쥐 안잡는다 그러는 어르신도 계신데요
고양이가 배고프면 기운없어 쥐 못잡아요 했더니 것도 그렇겠네 하며 넘어가시더군요
마침 그때 고양이가 잡아둔 쥐가 있어 보여드렸더니 그게 효과를 본 것 같습니다
고양이 수가 늘면서 사료값이 부담되긴 하는데요
쥐를 잡아주니 걔네들도 그냥 놀고 먹는 건 아니잖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새를 가까이 못 보는게 좀 아쉽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