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친구는 남자친구와 헤어지곤 밤낮을 저에게 울며불며 전화로 하소연을 했지요.
제가 끊을라 치면, 불안하다며 끊지 말라며, 남자친구에게 대신 전화까지 부탁하던 친구.
다른 이들에겐 못하는 고민을 저에겐 할 수 있다 했었어요.
이별 할 때마다 그렇게 전화를 했고, 저는 그저 들어주고 공감해줬어요.
기분이 몹시 안 좋을 때도 많았어요.
하지만, 전화하는 동안 만큼은 그친구만큼 힘들겠나 싶은 심정이었고,
저는 그 마음이 진심으로 지인을 안타까워하는 마음이었어요.
그리고 그 친구는 연락을 서서히 끊었어요.
이별과 함께 아물어가는 마음과 동시에 저에 대한 연락도 서서히 줄여나갔어요.
마지막엔 제가 연락을 해도 받지 않아요.
전 늘 그랬던 것 같아요. 진심을 다해 상대의 결핍을 채워주려했는데,
제가 힘들 땐 다들 나몰라라..하더라구요.
그나마 있는 남자친구가 잘 들어줘요.
하지만 저는 남자친구보단 친구에 대한 니즈가 더 큰 것 같아요.;;
이 부분에서 섭섭하다 한다면.. 인간에 대한 기대가 큰 제 잘못이겠죠?
얇고 깊은 인간관계보다는 넓고 좁은 인간관계를 지향하겠다 다짐하며,
상처받지 않기 위해 몸부림치는 내 모습이.. 나도 어쩔 수 없는 인간이구나 하는 마음이 들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