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글,댓글 읽으며 미친듯 웃으며 저를 돌아보니..아까웠던 일은
없는건지 생각이 안나는건지 전부 다 실수한 것만 생각나서
혹 이마저도 나중에 기억안날까봐 한 번 써봐요.
원래 치마를 잘 안 입는데
산부인과 진료볼때 치마가 편할듯 싶어 백만년만에 입었던 날
화장실 나와서 손 씻는데 이쁜 아가씨가 수줍게
"저기요..저 치마가.."하며 다소곳하게 알려주는데
부끄러워 미칠뻔 했어요.
고맙다고 넘 창피해서 마음 좀 달랜 후 나갔는데
엄마,옆에 아주머니 동시에
"치마 올라갔다~"라고..
미처 못 빠져나온 치마가..흑흑..
창피한건 둘째치고 아까 그 이쁜 아가씨 있나없나 열심히 찾다
없는걸 알고 안도하는 제가 싫었어요..ㅠ.ㅠ
이후..무릎아래 사랼라 퍼지는 치마는..모든 치마는 안녕~
사람 바글바글한 강남역 한복판..
키 좀 커보이고 싶어 7cm가 넘는 구두신고 걷다
안넘어질려고 바둥거리다 대자로 엎어져...
아파서,창피해서 일어날 수가 없었다는..
겨우 일어나 고개숙인 여자가 돼 결심했어요.
다시는 높은 굽 안신으리라!
뭔가 또 있을법한데 저보단 오빠와 있었던 다른 추억들이 떠올라서..
20년도 지난 일인데
제가 중학생때 늦은 밤...천장에 물이 새는지 물방울이 한,두방울
떨어지는 걸 보며 오빠가 혹 합선돼서 불 날지 모르니 소화기를 찾았어요.
만약을 대비해 작동법을 인지해야 한다며
만지는 순간...하얀 구름이 뭉게뭉게 피어난다~
순식간에 온 집안이 연기로 자욱하게 퍼져 앞이 안보이는데
그 속에서 부모님의 표정이 잘 안보이는데도
어떤 표정일지 느껴졌었어요.
복장 터질듯한 숨막힘..실제로 숨도 못 쉴 정도로 답답한데
아무도 나갈 생각을 안해 제가 현관으로 나가 다들 나오라고 소리 질렀죠.
소화기가 모든걸 다 비워내길 기다리는동안,
핑크빛 하얀 눈이 집안 곳곳내려 아름다운 풍경을 짧게나마 감상하다
네 식구 집안 대청소로 새벽을 맞이하는 동안...
오빠는 죄인이 되었습니다.
저희오빠는
안전관리에 강박증이 있을정도로 대단해요.
가스점검,현관문 단속,낯선 사람 문 열어주지도 말도 하지 마..라며
제게 신신당부를 하고 스스로도 모범을 보이는 줄 알았는데요.
어느날...
낯선사람에게 문을 열어줘
불법건축물을(그게 불법인줄 몰랐던...) 한 댓가로
부모님께 착실하게 세금을 내는
바른 시민으로 살게 해 주었습니다.
제가 먼저 결혼해 신혼살림을 지방에서 시작할 때
부모님,오빠,올케언니가 저희집에 놀러왔어요.
부모님 먼저 오시고 뒤에 오빠랑 올케언니가 내려왔는데
그 당시 비행기 말고 다른 교통편은 시간이 꽤 소요돼서,
몇 편 안되는 시간도 놓치면 못오기도 하는데
오빠네가 아슬아슬하게 막 비행기로 오게 됐어요.
저녁 먹으며 "점검하고 또 하고, 또 하는 걸 어째 잘 하고 왔네?" 라고 물으니
오빠가 아주 자신있게 말하더라구요
"아주 완벽하게 차단기를 내리고 왔지~ ^ ㅅ ^ "
듣는 순간.........."그럼 냉장고는?"
한동안 조용한 식사 시간이 됐습니다.
이틀 후....이번엔 저 빼고 냉장고 청소를 하며
다시 채워넣는 기쁨을 줬다는 오래오래 전 기억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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