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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부모에게 한번도 못듣고 살았던 괜찮다..란 말을 늘 해주는 남편..

괜찮아 조회수 : 3,376
작성일 : 2015-10-01 11:34:26

어린시절,,그리고 커서 까지.

제게 괜찮아는 없었어요.

사소한 실수부터 큰 잘못까지 늘 쥐잡듯 추궁하고 때리고 잔소리하고 벌주고.

지금 생각해보면 아주 사소한 실수인데도 왜 그리 화를 벌컥내고 혼을 내었을지...

그 덕에 전 늘 눈치를 보고 제 스스로 뭔가 잘못되었다 싶으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주눅들었던

사람으로 성장했어요.


연애 10년, 그리고 결혼 3년..

제 남편에게 듣고 사는 괜찮아..라는 표현이

이렇게 부드럽고 마음 따뜻해지는 표현인지 항상 깨닫고 삽니다.

차가 엄청 막히는 와중에 네비를 잘못 읽은 제가 고집부려서 딴길로 새서 배로 막혀도..

남편이 좋아하는걸 어찌저찌 만지다 똑~부러트려..순간 가슴 쿵~해져도..

어이없는 실수를 해서 크던 작던 경제적인 손실이 와도.

그럴때마다 전 어떡해~~하면서 지레 겁먹고 속상해 하는데.

저희 남편은 단 한번도 타박하지 않고 늘..으응~괜찮아~라고 말해줘요.

그리고 다른 대안을 제시해 절 안심시킵니다.


동갑내기인데다가 오래 사귄 남편이라 때로는 이 사람이 내 남편이야 아들이야~싶을때도 있지만

이런 순간마다..정말 열살 이상 많은 자상한 오라버니 느낌, 아니면 아부지 같은 느낌을 받아요.ㅎㅎ

남편에게 들을 이런 말때문에 저도 저희 4살배기 아들에게 습관처럼 괜찮아~라고 말해줘요.

재밌는건 이제 말을 엄청 떠들고 다니는 아들내미가 자동차나 인형을 가지고 혼자 놀다가

혼잣말로 괜찮아~ 어쩌구저쩌구,,괜찮아~어쩌구저쩌구..ㅎㅎ 들을때마다 웃기고 좋네요.

괜찮다...라는 말이 참 가슴 따뜻해지는 말이예요. 정말.



IP : 125.187.xxx.204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ㅋㅋ
    '15.10.1 11:36 AM (218.235.xxx.111)

    저는 엄마에게(아버지는 교통사고로 일찍 돌아가심)
    한번도 사랑한다거나 이쁘다 라는 말 못
    들었는데. 언니한테만 이쁘다고 했음...

    남편은 매번 너무 이쁘다고.....ㅋㅋㅋㅋ

  • 2.
    '15.10.1 11:39 AM (220.76.xxx.234)

    화도 잘 안내고 짜증도 없고..
    이상하게도 남편에게 어리광부리게되기도 합니다

  • 3. 행복한 모습
    '15.10.1 11:44 AM (125.131.xxx.51)

    행복한 모습 보기 좋네요~
    그런데. . 함정은.. 남편은 남이라는 것이더라구요..

    좀더 살아보니 그렇대요..

    그래도 지금의 행복을 즐기세요~

  • 4. 지젤
    '15.10.1 11:52 AM (220.118.xxx.68)

    정말 좋은 분이 배우자시네요 그런 남편에게 고마워할줄 아는 마음을 가진 님도 멋진분이시구요 늘 행복하세요 저도 4살아이 키워요 그아이가 저에게 그러네요 괜찮아 방법있어 ^^

  • 5. 좋네요
    '15.10.1 11:56 AM (112.149.xxx.88)

    이런 말 듣고 자라는 사람이 아주아주 많아졌음 좋겠어요..
    그럼 정말 행복한 세상이 될텐데..

    저도 어릴 때 그 '괜찮다'는 말을 못들어보고 자라서..
    그 말이 참 .. 많이 고프네요.. 괜찮아...........
    그 말을 생각하면 눈물이 나요.

  • 6. ...
    '15.10.1 12:00 PM (1.244.xxx.49)

    예전에 식당에서 어떤 아이가 우유를 먹다가 쏟았어요 할머니가 돌봐주는 아이 같았는데 그 할머니가 괜찮아 집에가서 빨면돼 걱정하지마 이런건 걱정할 거리도 아니야 하면서 울면서 놀랜 아이를 달래주는데 제가 다 눈물이 날 거 같았어요 저도 그런말 한번도 못들어 봤었거든요
    저렇게 따뜻한 말을 나도 나중에 아이를 낳으면 해줘야지 생각했었어요.

  • 7. 언제나 내편
    '15.10.1 12:04 PM (223.62.xxx.81)

    맞아요..남편이 언제나..지원군이 되어줘서 좋아요.

  • 8. 마리스텔요셉
    '15.10.1 12:31 PM (211.63.xxx.211)

    ^^ 괜찬아
    괜찮아 ^^ 음 좋다 ㅎㅎㅎㅎ

  • 9. ....
    '15.10.1 12:41 PM (119.192.xxx.81)

    글은 읽는데 제 마음까지 다 흐뭇해지네요. 괜찮아 좋은 말 같아요.

  • 10. ...
    '15.10.1 1:01 PM (46.165.xxx.221)

    가슴도 따뜻해지고
    반성도 되네요

  • 11. 순이엄마
    '15.10.1 1:10 PM (211.253.xxx.83)

    미당 서정주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눈이 내리는데

    괜찮다.
    괜찮다.
    하면서 내린답니다.

  • 12. 괜찮아
    '15.10.1 1:18 PM (110.70.xxx.35)

    천군만마로 귀결
    지속적으로 탓하고 야단 맞으면 영혼까지도 작아져요
    성인이 되더라도 우유부단하고 소심해지는건 안봐도 비디오
    그런 사실을 몸소 깨닫고 알면서도 그게 잘 안 되더라구요
    지금 전 다시 다짐하고 있어요 내 아이 내 남편한테 만큼은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줄 거라고 내설움에 눈물이 왈콱 쏟아지네요 ㅠ (어머 주책)

  • 13. ..
    '15.10.1 1:26 PM (121.165.xxx.163)

    너무 좋은 글이네요.
    저도 남편과 아이들에게 가급적 좋은 말을 해주자 하는 사람인데 오늘부터 더더욱 '괜찮아'을 외쳐야 겠네요.
    내 자신에게도요^^

  • 14. 늑대아이
    '15.10.1 1:32 PM (39.118.xxx.118) - 삭제된댓글

    애니 영화에서요..
    아이가 엄마한테 다이죠부 해달라고 하죠.
    엄마는 아이 쓰다듬으면서 다이죠부~ 다이죠부~
    지금 생각해도 울컥해요.
    누군가에게 그런 위로와 따스함을 느낄 수 있다는 것... 그 자체가 위안이죠.

  • 15. ....
    '15.10.1 2:09 PM (211.172.xxx.248)

    어릴 때 엄격하게 자랐고 성인이 되서 괜찮다는 말을 들으니까 정말 괜찮은거 아닐까요?
    반대로 어릴때 맨날 괜찮다 괜찮다 소리 듣다가 성인 되서 군대, 직장생활 할 때,,,주변 사람 고생 시킬수도 있어요.

  • 16. -.-
    '15.10.1 2:15 PM (211.114.xxx.99)

    어릴때부터 가끔 이쁘다(?) 라는 말은 들어봤어도 귀엽다 라는 말은 못들어봤는데
    우리남편이 가끔 그말 해줄때마다 넘 좋아요...
    괜찮다 라는 말이 참 좋은말인데...저는 애들한테도 남편한테도 많이 안쓰는 말이네요
    오늘부터라도 많이 써야겠어요~~ㅎㅎ

  • 17. 그게
    '15.10.2 6:39 PM (112.186.xxx.156)

    사실 그런게 상대적인 건데요,
    부부가 궁합이 맞다는게 이런 거 같아요.
    부인은 인정을 못 받고 커서 너그럽고 무조건적인 수용을 해주는 사람을 원하는데
    남편이 그런 성격이면 무척 맞는다고 느끼겠죠.
    또 다른 커플은 한편이 다른 상대방의 똑 부러지는 판단력과 실행능력을 좋아할 수도 있겠구요.

    저는 어릴 때 무지 심한 남녀차별을 겪고 컷는데
    부모님, 특히 아버지는 저를 혼낼 때 저를 혼내기 위한 혼을 내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니까 딸의 기를 죽여서 아들의 위신을 세우고
    감히 딸이 아들보다 잘나게 하지 못하게 하려고.

    그리고 아버지가 무슨 이유에서건 화가나면
    가만히 있는 딸한테 시비걸어서 못된 년이라면서 무차별적인 폭력으로 사정없이 두들겨 패구요.

    저는 이렇게 커서 저도 원글님처럼 수용적이고 너그러운 남편을 보고
    이 남자라면 참 균형잡힌 가장으로서 행복한 가정을 함께 일굴 수 있겠다 싶었어요.
    그 결과 어느 정도는 제 예상대로 되었다고 봅니다.

    근데 살면서 보니,
    우리 남편은 본인이 무척 성실하지만 마지막 끝발에서 너무 겸손한게 있어요.
    승자가 되려면 마지막까지 인정사정 없이 몰아쳐야 하는 킬러의 멘탈이 필요한데,
    우리 남편을 보니 그런게 결정적으로 부족해요.
    그러니까 우리 남편 같은 사람은 호인이고 함께 살기 평화롭고 민주적인 가정을 이룰 수는 있지만
    끝발이 부족한게 있기는 있어요.

    모자르는 점, 남는 점.. 다 따져도 저는 우리 남편이 지금 이대로 고맙고 우리 가정 행복하지만
    사람은 하나가 차면 다른 하나는 비는 것이다 생각하면서 마음을 비워요.
    이 세상엔 모두 다 좋거나 한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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